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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2018 4월 단호한 시선] 미투가 바꿀 세상,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관리자 ㅣ 2018-04-19 ㅣ 705


[논평] 미투가 바꿀 세상,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미투가 고발하는 내용을 흔히 권력형 성폭력이라 정의하지만, 실상 모든 성폭력은 이미 권력에 기반해 발생하는 성적인 폭력을 의미한다. #미투를 성폭력과 성차별 경험을 가진 많은 이들의 말하기라고 규정한다면, 2003들어라 세상아 나는 말한다라고 외치며 시작한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는 이미 15년 넘게 이어져 온 #미투 운동이었다. 생존자들의 말하기는 2003년이 아니라, 27년 전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개소했을 당시, 전화선을 통해 자신의 피해 경험을 털어놓았던 수많은 생존자들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니, 이미 여성상담전화를 통해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폭력들을 꺼내놓았던 것에서 시작했을 수 있다. 아니, 그 이전에 고 배봉기, 김학순 님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를 증언했던 날에서 그 연원을 찾는 것이 맞지 않을까?

 

권력의 작동으로 발생했고, 또 그 이름으로 은폐되었던 성/폭력의 경험들을 우리는 지금껏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말해왔다. 다만, 이 사회는 성폭력피해생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을 환향녀, 꽃뱀, 불륜녀로 낙인찍어왔을 뿐이다.

 

하지만 2018년 오늘, 우리는 #미투로 서로의 용기가 되어주고, #미투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여성혐오와 펜스룰로 침묵을 강요하는 가부장제 사회의 성차별과 성폭력을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광장으로 나와 들어라 세상아! 우리가 말한다!”, “미투로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성차별·성폭력 끝장내자라고 외치고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사건의 진상규명 및 철저한 조사와 그에 따른 가해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1. 미투운동으로 안태근 전 검찰국장, 안희정 전 지사, 이윤택, 김기덕 감독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고발되었다. 성폭력은 권력을 이용해 발생하고 젠더는 대표적인 권력구조이다. 이윤택 등은 업무상의 위력과 사회적 지위와 권세, 성별권력을 이용하여 가해행위를 하였다. 이 사건들의 수사·재판부는 조직 내 피해자와 가해자의 권력 관계를 성폭력 해석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을 우리는 요구한다.


2. 성폭력 피해자들은 역고소의 위험이나 주변인의 방해로 인해 사건 해결을 시작하기 어려웠으며,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로 전환되어 사건 해결을 정의롭게 마무리할 수 없었다. 역고소는 피해자에 대한 형사소송 남용이며 가해자의 보복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최근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무고죄 적용과 같은 형사소송 절차상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대한민국 제8차 정기보고서에 관한 최종견해 23.c). 이에 대한 수사재판부의 적극적인 각성과 변화를 촉구한다

 

3. 미투운동은 선도적인 판결을 끌어내고 있다. 지난 13일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 판단에 있어서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심리해야 함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수사관부터 재판부까지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기 위한 지속적인 학습 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국제수준에 걸맞는 수사지침을 마련하는 등, 성폭력 사건처리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로 이어져야 한다.

 

내가 있는 공간에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4. 성폭력 2차 피해는 사건해결을 방해하고 무력화시키는 폭력 행위이다. 성폭력은 개인의 폭력행위가 방치, 조장, 숨겨질 수 있었던 문화의 문제이기 때문에 공동으로 대처해야 하는 일이며, 조직 구성원들은 문제해결과정에서 또 다른 폭력이 아니라 협력과 연대로 역할 해야 한다

 

5. 여성에 대한 펜스룰 및 사상검증, 피해자와 제보자에 대한 불이익/보복조치가 아니라 조직 문화와 구조를 성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조직은 성평등한 문화를 형성하고 사건 해결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이 성평등 감수성과 민주적인 갈등 해결 방법을 학습하고 훈련해야 한다.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는 성평등이라는 기반 위에서 보장될 수 있다

 

6. 성폭력 피해자는 사건해결의 주체로서 해결과정에서 적절한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 성폭력 피해자는 일상을 향유할 권리가 있으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생존과 안전을 보장받으며 살아갈 수 있어야 있다. 안전한 공간에서 주거할 권리, 생계를 보장받고 노동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피해자는 인권 침해와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성폭력 통념을 조장하는 여성혐오와 성차별 문화, 위계적인 성별분업과 고용 및 승진에서의 성차별이 사라져야 한다. 낙태죄 폐지를 비롯한 여성의 재생산권이 보장되어야 하며, 군형법상 추행죄처럼 성소수자를 탄압하는 데 쓰이고 성폭력의 개념을 오용하는 악법은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7.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공교육에서 페미니즘 관점의 포괄적 성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성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성문화와 규범, 개인의 성인식의 변화가 선결되어야 하며, 공교육은 성평등한 감수성을 가진 시민, 피해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

 

8. 미투 운동은 넓어져야 한다.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는 성폭력 사건들은 일부일 뿐이다. 우리는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를 통해 성폭력은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것은 성폭력이 발생하는 환경, 피해자의 위치가 그만큼 다양함을 의미한다. 이주민, 성소수자, 청소년, 장애인, 성매매 여성 등은 법제도, 신분, 편견, 압력, 자원 부족 등의 이유로 인해 성폭력 피해를 말하고 신고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다. 소수자와 약자의 인권을 보장하여 성폭력 피해자로서 보장받아야할 권리가 제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9. 이제 3개월을 지나고 있을 뿐이다.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2018년 4월 19일


한국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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