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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특집기획-청소년성교육<청소년의 동반자(성교육자)가 되기 위하여 > 상담소 ㅣ 2005-09-16 ㅣ 2660

청소년의 동반자(성교육자)가 되기 위하여


로리주희 (한국성폭력상담소 전 상근자, 성교육/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우리 아이들에게는 부모든 상담자이든 자신의 동반자가 필요하다. 특히 성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동반자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동반자라고 표현하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닌 소통(Communication)하는 사람으로서의 의미인 것이다.
이미 우리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자신들도 왜곡된 지식과 성문화에 찌들어 살아온 세대이며 새롭게 고민하고 건강한 성과 가치관을 정립해 가야 하는 시점에 놓여있기에 아이들보다 좀 더 앞선 시각에서 함께 고민하고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1. 가정에서

올바른 성행동과 성욕을 승화할 수 있는 태도는 어린 시기부터 키워져야 한다. 가정에서는 처음 여자, 남자라는 것을 이해할 때부터 평등개념을 심어주어야 한다. 어려서부터 남녀노소를 똑같이 존중하는 가정환경이 존중되어야 성폭력과 같은 여성과 아동이 피해자가 되는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교육을 학교에만 맡기려고 하는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묻는 질문에 솔직하게 아이 수준에 맞는 설명을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2. 학교에서

- 학교에서의 성교육은 반드시 아이들의 수준에 맞아야 하며 구체적이어야 한다.
- 남학생과 여학생이 공히 철저한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
- 성문제와 관련된 법률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성폭력에 대해서는 그 것이 범죄일 수 있으며 그에 따르는 형벌이 얼마인지를 알려주는 것은 단순한 놀이나 호기심의 충족으로 일어나는 성폭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음란 인쇄물과 영상물을 선별적으로 사용하고 비판적인 안목을 키워야 한다.
- 동성애의 문제도 다뤄야 한다. 동성애자의 커밍아웃이 90년대를 들썩였다면 새천년에는 트렌스 젠터에 대한 관심이 하리수의 등장과 더불어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성정체성이 불안정한 청소년기에는 왜곡된 정보로 인한 피해들이 예상되어진다. 이에 대한 정확하고 제대로된 정보와 평가가 필요하다.
- 피임방법도 구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 임신, 성폭행, 성병 등 성행동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교육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 준비된 성교육 교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교사의 준비부족과 혼란스러운 교육관, 자신감 결여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연수교육의 강화와 외부전문강사 이용방법 등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3. 더 나은 동반자가 되기 위해(부모로서, 교사로서..)

- 성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는 기초는 우선 성에 대해 쑥스럽거나 나쁘다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부모의 태도는 아이에게 거울과 같이 그대로 반영되어 닮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성을 죄악시하고 금기하는 분위기에서 성장한 경우, 대체로 성에 대해 폐쇄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갖기 쉽다. 그러므로 교육자가 성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 감추는 성에서 건강하게 즐기는 성을 이야기 한다.
본래 성이란 인간이 누려야 할 기쁨의 특권 중 하나이지 하찮은 동물적인 것이 아니다. 성은 성인이 되어야만 생긴다기보다 태어나면서부터 성장과 함께 생애 전체를 통해 나타난다. 그러나 음식과 물을 먹고, 잠을 자야만 하는 인간 본능과는 다른 차원에서 충족되어야 하는 것이 성의 특성이기도 하다. 즉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욕구이지만 어느 정도의 규칙과 약속아래 충족되어야 한다. 시기와 장소와 정도는 사회에서 허락하는 범위가 있으며, 신체적·성적·정신적·경제적 성숙과 상호간의 합의와 책임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전제에서 출발한 성관계라면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이제부터 성을 어떻게 하면 숨기고 들키지 않으며 누리는가 하는 은밀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쪽으로 생각할 때이다.

- 자유로운 부모:자녀간의 대화 분위기와 교사:학생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평소에 관계가 잘 이루어져 아이들이 자신의 고민을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나 교사는 감정이나 도덕적 판단을 앞세우지 않고 편안하게 들어 줄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러한 존중의식이 생기면 부모로서 아이에게 잔소리를 자주 하지 않을 수 있고, 지나치게 꾸중하거나 화내기를 줄일 수 있다. 대체로 2차 성징이 발현하는 사춘기가 되면 부모나 교사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보다는 친구가 주된 상담자가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상담자로서의 역할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 정확한 성지식을 알고 있어야 잘 지도할 수 있다.
어른들이 성에 대해 폐쇄적 태도를 갖고 있거나 성문제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해, 아이의 질문을 무시하거나 질책할 경우, 대부분의 아이들은 죄의식과 함께 성에 대하여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고, 이는 자신감을 잃게 하여 인격 형성에 장애가 될 수 있다. 만약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없을 경우 체면 유지를 위해 아무렇게 둘러대기보다는 솔직하게 "잘 모르겠으니 다음에 알려주겠다"고 대답을 유보하고, 반드시 전문서적이나 상담기관을 통해 도움을 구하고 추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 개인적인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다른사람과의 비교는 아이들에게 위로나 용기를 주기보다 그들을 열들감에 사로잡히게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누적되는 열등감은 강박관념에 싸이게 하기도 한다. 특히 성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 이성에 대한 두려움 내지는 적대감을 불러 일으켜 급기야는 결혼을 기피하는 결과를 낳거나, 성행동에 있어서는 성기능 장애나 불감증을 나타나게 한다. 거 심하면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단절시키는 자폐증상과 같은 인격장애로 치달을 수 있다.

- 인간은 누구나 성적인 존재임을 인정하여 현실감각을 가져야 한다.
발달단계에 따라 아이도 성욕을 느끼며, 이성을 그리워하는 성적인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 '성욕'은 성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성욕이란 단순히 성관계를 갖고자 하는 욕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성에 대한 그리움에서부터 이성과 만나고, 함께 있고 싶고, 배려 받고 싶고, 포옹하고 싶고, 키스하고 싶고, 성관계를 갖고 싶은 것 모두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임을 깨달을 때 성인만의 전유 영역이 아니라 어린이에게도, 노인에게도, 모범생에게도, 비행청소년에게도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임을 인정할 수 있다. 결국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유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성욕이라는 점을 인정할 때 성욕 해소를 위한 성행동은 남녀노소 누구에게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성적 존재로서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은 성교육의 필수 요건이다.
- 성에 관한 설명은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표현과 공식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때때로 성이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그것에 관해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지 못하는 데 있다. 어떤 문제에 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솔직한 사람들보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요령을 얻는 데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를 들어 정자와 난자가 성교라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과정을 통해 만나게 됨을 설명하는 것은 더 이상의 호기심을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성교를 빼고 추상적으로 엄마와 아빠가 사랑해서 만난다는 설명은 어떻게 만나는가에 대한 호기심의 꼬리를 계속 잇게 된다. 따라서 직접적인 현실직면을 할 필요가 있다. 즉 성적 자극을 받아 성기의 변화로 성기결합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과학적 도식에 따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성에 관한 단어는 전문적인 의학용어나 속어 등 대체로 극단적이다. 의학용어는 영어나 한자가 대부분이어서 사용하기에 어렵고, 속어는 욕으로 쓰여지는 것이 많아 또한 곤란하다. 그래서 성기는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대로 '자지', '보지'라고 명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괜히 둘러 말하면 감정이 들어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없게 된다. 신체의 특정부위를 자연스럽게 부르듯, 생식기의 명칭도 그렇게 할 때 성에 대한 긍정적이고 자연스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의학용어는 딱딱한 반면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성지식을 전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성교육은 남녀가 한자리에서 실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흔히 여자에겐 여성의 특성을 남자에겐 남성의 특성을 교육해 왔다. 그러나 이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여자도 남성의 특성을, 남자도 여성의 특성을 알고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서로에 대한 비밀스런 호기심을 없애고 서로를 이해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공개적으로 성을 얘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 책임의식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책임감은 결과를 예상한 신중한 판단에 의해 행동하고, 행동의 결과는 자신이 감당한다는 것을 포함한다. 따라서 책임의식이 철저한 상황에서 내리는 결단은 행동 후에 나타날 결과를 이성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하므로 '빼앗겼다'거나 '빼앗았다' 혹은 '정복했다'는 책임전가식의 표현은 적용되지 않는다.
에릭프롬의 「사랑의 기술」은 남녀간의 사랑을 낭만적인 것에 치중하기 않고 책임있는 사랑의의식을 갖는데 좋은 지침이 된다.
첫째, 사랑은 노동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그에게 자기 자신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어머니의 모성애가 자녀에 대한 자발적인 노동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동물이나 꽃에 대한 사랑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꽃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꽃에 물을 주는 것을 잊어버리는 사함이라면 우리는 그가 꽃을 사랑한다고 믿을 수 없다. 이성친구를 사랑한다면 노동으로 그를 보호해야 할 것이며, 부인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의 노고를 보기만 하고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은 사랑하고 있는 자의 생명과 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다. 상대를 위해 노동하고 가꾸고 보호하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서로가 상대를 위해 노동하고 서로를 보호하고 있는가 생각해 보자.
둘째, 사랑은 책임이다. 흔히 책임은 의무, 곧 외부로부터 부과된 것을 의미한다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참된 의미에서의 책임은 전적으로 자발적인 것을 뜻한다. 이것은 자신의 행동과 결과를 항상 상대와 연결시켜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정신적인 요구에 대해 기꺼이 도와줄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나를 책임지듯 상대를 책임질 수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셋째, 사랑은 존경심이다. 사랑의 요소에 존경심이 빠지면 책임은 손쉽게 지배의 소유로 타락할 것이다. 여기에서의 존경은 두려움이나 외경이 아니고 상대가 그 나름대로 성장하고 발달하기를 바라는 관심이다. 이것은 착취가 없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니 인격적인 대우를 뜻한다. 상대가 나에게 이롭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기 나름의 방식을 성장하고 발달하기를 바란다면 내가 이용할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상대로서 사랑하고 있다면 존경은 오직 자유를 바탕으로 성립될 수 있으므로 그의 자유를 구속할 수 없다.
넷째, 사랑은 이해심이다. 이것은 나 자신에 대한 관심을 초월해서 상대의 입장에서 볼 수 있을 때 가능하다. 보호하고 책임지는 마음은 그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이해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맹목적인 것이 된다, 그러니까 상대가 표면적으로 화를 냈다고 해도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그의 노여움이 불안, 근심, 죄책감의 표현임을 알고 이해하게 되며 그를 화낸 사람이라기 보다 괴로워하는 사람으로 보게 된다. 그리하여 서로간의 책임과 존경심과 이해심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일을 통해서 만나야 성은 독점이나 소유가 아니라 서로간에 공유되며 발전적인 남녀관계의 기반이 될 수 있다.

- 당면교육 내지 사후교육 방식에서 사전교육의 방식을 취한다.
태도나 가치관은 어느날 갑자기 생기기보다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형성된다. 따라서 유치원부터의 성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사전에 지식체계가 형성되었을 때 변화에 직면하여 당황하지 않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다.

- 임신의 원리와 피임의 원리는 동시에 가르쳐야 한다.
피임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미혼의 청소년에게 암암리에 혼전 성관계를 허용한다는 전제아래 임신을 피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오해되어 적극적인 교육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성'이라는 것이 종족보존을 위한 생식기능만을 갖지 않고 정서적 즐거움이 오히려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속에서 생식 이면의 피임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이 실시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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