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뛴다!상담소

조력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홍콩성폭력상담소 관리자 ㅣ 2017-05-11 ㅣ 381
< 홍콩 성폭력상담소 방문기  - 2017. 5. 8. -

   

조력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홍콩성폭력상담소

   

 < ‘행동하는 조력자가 되자는 캠페인, 특히남성참여를 촉구하는 포스터 내용 >


하늘은 흐렸지만 간간히 기분 좋은 바람도 불던 지난 58, 홍콩의 유일한 성폭력상담소를 방문했다. 1997년 개소한 이 상담소는 현재 한 종합병원 건물 내의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었다. 홈페이지에는 사서함 주소만 있고 상세 주소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미리 전화로 방문 약속을 했다. 약속시간에 병원 응급실 앞까지 활동가 한 분이 마중 나와 주셨고, 이중의 보안장치를 지나 상담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홍콩성폭력상담소 활동가분들이 한국에서 온 여성운동가라며 반갑게 맞아주셨고, 우리는 서로 인사를 나눈 후 현재 하고 있는 활동들을 소개했다. 홍콩성폭력상담소는 2000년부터 24시간 피해자에게 원스탑 서비스를 하고 있고, 특히 의료지원 및 전문 심리상담을 주로 하고 있었다. 상담소는 7명의 활동가들이 주야로 근무를 하고, 저녁에는 교대로 전화를 착신해서 급한 지원사건이 생기면 집에 있다가 택시로 사무실로 달려온다고 한다. 사무실의 한쪽 면에는 각종 캠페인에 사용하는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어느 단체나 있는 후원회비 넣은 예쁜 통도 보였다. 두 개의 상담실은 아담하고 정겹게 잘 꾸며져 있었고, 피해자분의 산부인과적 응급처지를 할 수 있는 침대 및 큼직한 샤워실이 눈에 띄었다

  

< 따뜻한 느낌의 면접상담실 1 >                                               < 어린이를 위한 면접상담실 2 >

 

 

                                            < 진료실 >                                                          <샤워실>

이어서 창립멤버이자 현재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Linda1시간 30분정도 서로의 활동에 대한 질문을 주고 받으며 담소를 나눴다. 다음은 Linda와의 간단한 인터뷰 내용이다.  


* 먼저, 20년 전에 어떻게 성폭력 상담소를 만들게 되셨는지요 

- 4명의 페미니스트들이 모여서 성폭력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을 시작해보자고 의기투합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름 없이 제2의 성으로 살아가던 가정주부들의 정체성 찾기 및 임파워먼트 활동을 했던 경험이 실제 이 운동을 시작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사회복지학과 상담학을 공부하면서 젠더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상담소 활동은 정말 중요한 여성운동이라고 생각해요.

 

* 상담소의 설립목적과 비전은요?

- 우리는 여성의 권리와 성평등,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의 종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NGO예요. 우리는 다음과 같은 믿음을 갖고 있어요.

모든 사람은 기본적인 인권과 존엄성을 누리고, 어떤 유형의 인권침해나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

모든 여성은 자유와 자유의 권리를 향유해야 한다.

사회는 성평등, 존중 및 비폭력과 같은 사회적 환경을 제공하고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을 지원해야한다.

 

* 조력자의 역할을 강조하신 캠페인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 처음에 활동하면서 우리는 여성 피해 당사자 지원에만 관심을 가졌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 문제는 여성들에게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젠더 평등이 더 중요함을 알게 되었지요. 반성폭력운동에 남성의 참여가 필요하며 우리 모두는 사회적 책무가 있고, 모두가 참여해야 사회가 변화한다고 생각해요. 남성들에게 단지 강간하지 말라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 조력자 포스터가 특이하고 멋집니다. 어떻게 이런 케릭터를 만들게 되셨나요?

- 5년 전부터 조력자 운동을 해오다가 작년에 본격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홍콩 폴리텍 대학에 의뢰해서 학생들이 재능기부로 이 케릭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여기저기에 이 포스터와 내용들을 홍보하면서 저희들도 재미가 있습니다. 여기 짧은 동영상도 있답니다^^.

- 캠페인 동영상(17) : https://www.youtube.com/watch?v=a5EM_1O1nxU  

 

                                           <  조력자 되기 캠페인 물품들 - 뱃지, 포스트잇, , 비닐주머니 등 >

   

* 2006년부터 성폭력 반대협회에서 교육센터를 독립적으로 세웠는데 어떤 계기로 그와 같은 시도를 하시게 되었어요?

- 우리의 미션은 성폭력을 줄이기, 근절하기입니다. 그런데 길게 봐서 성평등한 사회이어야만 가능한 일이어서 피해자에 대한 서비스 제공만이 아니라 근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센터는 주로 중고등학교에 가서 청소년들에게 성폭력 예방교육을 합니다. 간단한 동영상을 제작하여 토론식으로 강의를 하고 있어요.

 

* 피해자 지원은 법적, 의료적, 심리적 지원을 하고 있는지요? 특별히 그룹상담이나 임파워먼트 프로그램이 있는가요?

- 우리 상담소도 그룹상담을 하고 있는데, 현재 10명의 피해자분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세계인권선언일에 그분들이 정부에 자신들이 원하는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등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그리 활발하지는 않아요. 한국의 생존자 말하기대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우리는 정말 관심이 많고 그 내용 및 준비과정 들을 배우고 싶어요. 특히 피해자들이 어떻게 자신을 대중 앞에 드러내지요? 여기에서는 아직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거든요.

 

* 전체 활동가는 몇 명이고 예산지원은 어떻게 하시나요?

- 현재 성폭력상담소에서는 저 이외에 6명이 주야간으로 나눠서 일하고 있고, 교육센터에는 4명의 활동가가 있어요. 현재 성폭력특별법이 없어서 정부지원은 전혀 못받고 있고, 공동모금회(Comunity Chest)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매년 기금을 모으는 것이 정말 큰 부담입니다. (* 이 과정에서 정부지원을 받게 되었을 때 NGO의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는 제도화의 양날의 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연간 몇 건의 상담을 하시는지요? 그리고 혹시 쉼터를 만들 계획은 있으신지요?

- 우리는 연간 2,000건 정도의 상담전화를 받고 있는데, 이 중 240명 정도에게는 아주 긴밀하게 지원을 한답니다. 그리고 우리 상담소에서 따로 쉼터를 만들 계획은 없어요. 현재 홍콩에는 성폭력피해자만을 위한 쉼터는 없지만 전반적인 젠더폭력 피해자를 위한 쉼터는 이미 여러 곳이 있거든요. 그리고 저희는 지금 24시간 상담하고 교육하는 것만도 사실 벅차거든요.

 

* 현재 활동가들의 평균근속 연수는 몇 년입니까?

- 저는 15년간 활동을 하고 있는데, 다른 상근 활동가들의 근속연수는 평균 4년이 안됩니다. 특히 출산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24시간 교대근무를 하기는 어려운 현실이지요. 상담소가 재정적으로도 어려워서 활동가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참 안타까워요.

 

* 활동가들을 재충전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지요?

- 가끔 전문가들을 모셔 특강을 듣기도 해요. 지난 해에도 캐나다의 상담전문가를 모시고 교육을 받았지요. 또 가까운 타이완에 가서 그곳 활동가들을 만나기도 했고요. 한국에도 가서 각 상담소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꼭 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은 문화나 역사가 거의 비슷한 지점이 있고 가깝기도 해서 서로 교류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최근 활동가들의 주된 관심은 무엇인지요?

- 성폭력 피해자의 권익운동이지요. 특히 정부 담당자들에 의한 2차 피해 문제가 심각해요. 경찰청만 해도 피해자 비난성의 포스터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을 정도거든요. 우리가 문제제기를 해도 시정되지 않고있어요. 우리는 정책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하고,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드러낼 수 있도록 문화를 바꾸는 운동을 하고 싶어요 

                                                < 피해자 책임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홍콩 경찰청의 홍보물 >

* 한국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이나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등이 있어서 서로 연대하고 있는데, 홍콩의 경우에는 우산조직이 있나요?

- 홍콩은 특별한 우산조직은 없어요. 그렇지만 관련 단체들과 연대는 활발하게 하고 있는 편인데, 각자 활동분야는 다르더라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함께 고민하고 논의를 해가고 있어요.

 

* 학생들이나 젊은 세대들과는 어떻게 소통하시는지요?

- 젊은이들은 SNS에 능숙하고 우리와는 세계관이나 생활습관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그들은 기술을 잘 활용하지요. 페이스북이나 이스타그램에서 소통하구요. 드라마도 좋아하고... 어찌보면 그들은 이미지만 원하는 것 같기도 해요. 예전의 우리가 배웠던 방법으로 교육하면 금방 지루해하지요. 그래서 저도 기술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웃음^^). 젊은이들은 통제하지 말라고 하고 어떤 위계도 원치 않아요. 그래서 나이든 우리들이 많은 참을성을 가지고 대해야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균형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적은 가부장제 사회이지, 세대차이는 아닌 거잖아요? 우리의 공동은 적은 가부장제임을 서로 이해하고, 우리들 간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홍콩성폭력상담소의 상징인 풍란(rainlily) 앞에서 상담소 활동가분들과 함께 >

                                                                                 * 이 글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활동가가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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