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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공동체 상영 후기 관리자 ㅣ 2018-03-16 ㅣ 290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공동체상영 후기

 



지난 목요일,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2009) 공동체상영이 있었습니다.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는 성폭력 피해에 대한 여러 층위의 말하기와 피해자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영화이며, 그 자체로도 하나의 '말하기'인 영화입니다. 상담소에서 진행하는 <작은말하기>,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도 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영화소개

 

지금까지 언론에서 다뤄지는 성폭력 피해여성들의 모습은 변조된 목소리와 모자이크된 얼굴 뿐이었다. 자의 반 타의 반, 세상에 드러나서는 안될 존재처럼 여겨졌던 것이다. 하지만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는 '그딴 거 재미없어!'라고 외치며, 케케묵은 고정관념과 꼬질꼬질한 편견을 깨부수는 새로운 토크를 시작한다. '성폭력'이라는 말이 가지는 무게감을 벗어던진 채 발랄하고 유쾌하게 진행되는 그녀들의 Talk, Talk, Talk! 예상을 마구 비켜가는 이 화끈한 수다는 당신을 어디로 데려갈지 모른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모든 탑승자들, 벨트 꽉 매고 있으시길!  (출처 : 브로셔) 


영화가 끝나고 나서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담소에서 5회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를 기획했던 이산님을 이야기 손님으로 모셨는데요, 5회 말하기대회에 대해, 지금 metoo운동에 대해, 피해자가 갖고 있는 주변에 대한 책임감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사회자가 침묵을 참지못하고 준비해온 멘트를 꺼내기 시작한지 30분이 지나고... 참가자들이 하나둘 자기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상처가 되어 콕 박힌 말에 대해 나온다. 가장 아픈 말은 자신이 스스로에게 했던 말이었다"   

"시간이 지나 물적 증거도 없지만, 내가 생각하고 고통스러워했던 그 시간이 증거이다"

"피해자다움에 갇혔던 것은 나였다, 나는 오늘은 강하지만 내일은 약할 수 있다"

"피해를 말하고, 성찰하고, 지지하는 일을 하는 다수가 여성인 것이 화가 난다"

"내가 피해를 말하면 운동에 방해가 될까, 누가 퀴어, 여성주의 이슈를 말할까 고민된다"

"너는 피해자 치고 섹스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

....


우리끼리 생존토크쇼. 참가자들이 이야기를 시작하자 그 공간은 전혀 다른 질서가 만들어지는 듯 보였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성폭력피해말하기 공간은 바깥과 공기가 다릅니다. 누구도 귀를 막을 수 없고, 흘려들을 수 없고, 함부로 말할 수 없고,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공간이 됩니다.

 

연이은 00계내 성폭력과 유명인사에 의한 성폭력이 고발된지 두 달쯤 지났습니다. 상담소에도 예전 기억을 말하며 상담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동시에 '그만 말해라' '피해자가 아니라 피해주장하는여자다'라고 하는 항의전화가 오기도 합니다. metoo이후 성폭력에 대해 피해자의 관점으로 듣는 귀가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날의 자리에서의 '스피커'들은 여전히 '꺼내지 못했던 말을 꺼냈다'고 말씀하시고, '이런 안전한,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말하지 못한 것이 많고, 당연하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는 것을 '그만하라'는 사람들은 언제 깨달을 수 있을까요.  

 

 

인상적이었던 말은, 이산님이 지금의 미투운동이 '안전'을 두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싸우는 중이라고 한 것인데요, 나의 피해를 기억하고 꺼내는 일은 '말하는 게 전보다 안전하고 말해야 내가 안전해진다'는 감각이 작용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지금의 흐름은 더 대단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의 말하기로 시작된 이 싸움의 끝이 정말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었으면 한다는 말로 상영회를 마무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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