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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UN 여성지위위원회(CSW) 참가기 - 세계 5,000 NGO 활동가들과 '성평등 사회'를 향해! 관리자 ㅣ 2019-04-01 ㅣ 235


매년 3월이면, 미국 뉴욕의 UN 본부에서 여성지위위원회(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 CSW)가 2주일 동안 열립니다. 1946년에 창립된 CSW는 성평등과 여성권한 강화를 위한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정책개발위원회로, 정책협의와 국제기준을 마련하고 각 국가의 약속 및 그 이행현황을 점검·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합니다. 유엔에서 여성권리에 대한 연례모임 중 가장 큰 규모의 위원회라고 하는데, 올해는 약 2,000여명의 회원국 대표자와 86명의 장관, 그리고 NGO 활동가 5,000여명 참여한 연대와 축제의 장이었어요.

 

제63회를 맞는 이번 회의의 주요주제는 성평등과 여성/여아의 임파워먼트를 위한 사회보호체계, 공적 서비스에 대한 접근, 지속가능한 인프라였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참가단과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 YWCA 등 다양한 여성단체들이 참여했고, 우리 상담소에서도 국제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박지희, 이미경 활동가와 김미순 감사가 함께 다녀왔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2천여명이 모여 힘있게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를 마친 다음 날,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단체 참가단 16명이 뉴욕으로 출발했어요. 14시간을 날아 도착한 뉴욕은 지난 주 내린 눈발이 여기저기 보이고 바람이 아직 찼지만 도심인 맨하탄은 높은 빌딩숲 사이로 넘치는 인파들로 활기가 가득했어요. 우리 일행들은 외각에 위치한 에어비앤비(airbnb) 숙소에 짐을 풀자말자 곧바로 센츄럴파크 산책을 하면서 앞으로 1주일 동안의 회의참여에의 시동을 걸었지요. 그리고 월요일인 3월 11일부터 회의가 시작되는지라, 우리는 일요일 오후 긴 줄을 서서 유엔 출입을 위한 패스를 발급받았어요. 

                                                                              < 함께 한 여성연합 회원단체 활동가들과 UN 본부 앞에서 >

 

유엔본부의 대회의장을 비롯해 각 회의장, 로비, 식당 등은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로 북적였어요. 임신중지(낙태)나 LGBTI 등의 논쟁적인 주제의 포럼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서 선착순 마감을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리고 유엔본부 입구에 총구를 묶어 비폭력을 형상화한 조각상이 있는데 그 옆에 누군가가 노란 장미를 올려놓은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 UN 본부 입구에 있는 비폭력을 상징하는 총구가 묶인 조각상 >


이번 회의에서는 NGO들이 준비한 포럼만도 400여개나 되어 UN 근처의 네 군데 장소에서 하루 평균 40여개의 포럼이 열렸답니다. 첫날인 3월 11일 아침 10시30분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준비한 포럼이 뉴욕 중심가 브라이언트 공원 앞 4W43빌딩의 아쿠아룸에서 열렸어요. 조영숙 여성연합 국제연대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는데 이재정 한국여연 활동가가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한국의 미투운동 소개”를 했고, 대전여연의 임원정규 활동가는 “한국의 지역 성주류화 정책, 성과와 과제”, 그리고 경남여성단체연합의 윤소영 활동가는 “지역 성주류화 정책과 SDGs 이행에 관한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어요. 토론자로 참여한 중국, 일본의 활동가들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현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었는데요. 특히 일본의 경우, 기업들이 여성 비친화적이고, 사회 전반적으로 심각한 백래시가 있으며 정부는 UN 여성지위철페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했어요.

 

                                                            <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포럼 장면 >

3월 13일에는 한반도 평화문제를 다룬 “Northeast Asian Women Lead: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포럼이 열렸습니다. 이 행사는 2015년 남북의 군사분계선을 넘은 Women Cross DMZ, Nobel Women’ Initiative, WILPF(평화와 자유를 위한 국제여성연맹)와 한국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주관했는데요. 무엇보다 200명이 넘는 세계 각국의 여성운동가들이 모여 발표를 경청한 후 열띤 질문과 토론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답니다. 최근 결렬된 북미의 비핵화 협상(하노이 정상회담)을 비롯해 북한의 변화,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중국의 역할, 평화과정에 의미 있는 여성 참여의 가능성과 방법에 대해 논의들이 오갔어요. 한국 발표자인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의 김정수 대표는 통일정책에 여성들의 참여가 필요함을 강조했고, 지난 2월에 북한에서 열린 남북여성회의에 대한 소개 등을 설득력있는 내용과 어조로 발표해 큰 호응을 받았어요. 한반도 평화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사임을 새삼 알 수 있었지요. (* 자세한 내용은 통일뉴스 2019. 3. 31일자 김정수 기고글 참조 :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8258)


 

                                                        < 한반도 평화포럼 회의장을 가득 메운 200여명의 세계 여성운동가들 >

 

 

                                                          < 한반도 평화포럼을 마치고 참여자들과 함께 >

우리 상담소 활동가들은 주로 여성폭력 관련 포럼에 참가했는데, 400개가 되는 NGO 포럼 중 젠더에 기반한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를 제목으로 한 포럼만도 약 20개가 넘었어요. 사실, 여성폭력 문제는 그동안 UN에서 다양한 노력들을 해왔고, 1995년 북경여성대회를 기점으로 전 세계에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해오고 있는 주제이지요. 더구나 내년이 북경여성대회 25주년이 되는 해여서 UN에서는 이를 기념해 다양한 회의 및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저희가 참여한 포럼 몇 개의 내용을 간단하게 공유드리겠습니다.

 

3월 12일 오전에 UN 본부의 제1 컨퍼런스 룸에서 열린 “의회 여성들에 대한 성차별주의, 성희롱 그리고 폭력”이란 주제의 포럼은 소위 정치영역에서 권력을 가진 여성들이 국가, 대륙을 불문하고 성폭력, 성희롱에 시달리는 현실들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논의하는 자리였어요. 패널로 나선 Liliane Maury Pasquier(유럽연합 의회 의장)는 2018년 10월에 발간된 의미있는 보고서를 소개했는데요. 45개 유럽 국가의 123명의 여성들(이중 81명은 여성의원, 42명은 의회 여성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85% 넘는 여성의원들이 재임 기간 중 심리적 폭력을 경험했고, 67.8%가 성역할 고정관념에 기반하거나 외모와 관련한 발언의 대상이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성희롱 피해를 입은 여성의원 중 23.5%만 신고하고, 여성직원들은 6%만 신고를 했다는 사실은 의회 밖 현실과 다름이 없음을 보여주는 결과였어요. 그래서 이들은 “#Not in my Parliament, #Not in my office, #Not in my university...” 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합니다.


 

                                                                 < 회의 주제를 알리는 표지판 >

Dubravka Simonovic(UN 여성폭력특별보고관)은 2017년과 2018년에 발간된 IPU 보고서 모두 매우 충격적인 현실을 말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정치 영역, 공적 영역의 여성이 국가, 대륙을 불문하고 성폭력, 성희롱에 시달리고 있음을 짚었어요. 그리고 CEDAW, 이스탄불 협약 등 국제 여성 인권 모니터링 메커니즘에 정치 영역 내 여성폭력 현실 및 대책 이행 현황을 포함시켜, 이를 기록하고 데이터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어요.

 

Gabriela Cuevas(의회간 연합)는 정치계에 있는 여성은 매우 강하고 감정 없는 그런 사람으로 오인되기 십상이지만, 이 보고서에 의하면 그들이 일상에서 다양한 여성 폭력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했어요. 그리고 <정치계 여성폭력 예방을 위해 필요한 3가지 중요 권고안>을 발표했는데, (1) 강력한 법적 제도마련과 집행, (2) 강력한 국회 내 정책과 신고 및 처리 절차 마련. (3) 정치 문화의 변화입니다. 현재 정치 영역의 문화와 환경은 남성이 주도하고 있는데, 의회는 남성들만 있는 공간이 아니며 인구의 반인 여성이 국회에서 더 대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또한 선거는 정말 어려운 과정으로 정치인이 되기 위한 가장 힘든 관문인데, 선거에서 여성을 제거하기 위하여 폭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했어요. 여성들의 선거권 행사를 저해하기 위하여 심리적, 물리적 폭력이 이루어지는데, 특히, SNS에서 많은 사람들이 익명으로 여성 후보자들에게 온라인 성폭력을 가하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했어요. 따라서 이러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리고, 심각성을 깨우치게 하기 위해 신고하고 공개하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어요. 

                                                                                          < 의회 내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를 다룬 포럼 >

Paivi Sillianaukee(핀란드 사회복지부 장관)는 ‘이스탄불 협약(Istanbul convention)’에 대한 강조를 했는데요.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가정폭력 방지 및 근절을 위한 유럽 평의회(Council of Europe) 협약인 이스탄불 협약은 2011년 5월 11일 서명이 시작되어 2014년 8월 1일 발효된 성차별적 학대를 명시한 첫 국제협약이라고해요. 조약에 가입한 각 국가는 여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폭력 가해자 기소, 데이터 수집 시스템 개발 등 포괄적ㆍ조직적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특히 이러한 협약의 내용들을 이행하기 위해 모든 부처들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법이 필요함을 강조했어요. 최근 증오발언(hate speech)이 심각한데, 특히 여성 인권활동가, LGBT인권 옹호자 및 사회적 소수자 그룹들에 대해 선거 기간에 많이 이루어지며, SNS를 통해서도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성희롱은 직장과 일상에서 언어적으로, 물리적으로 발생하고 온라인에서도 상시적으로 일어나는데, 이는 성별 권력관계와 차별에서 기인하므로 모두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변화의 기세는 지금이다(Momentum for change is now, no longer toleration!)”를 외치며 공동대응을 해가자고 했어요. 특히 백래시가 계속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만큼 우리의 성과도 진행되고 있고, 계속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말은 큰 울림을 주었어요.

 

Charles Ramsden(유럽연합 성평등위원회 의장)은 섹시즘, 성별고정관념 타파하기 위해 포괄적인 교육이 필요하며, 자료들을 공유할 수 있는 웹사이트 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어요. 즉, 교육 매뉴얼, 사례들 모을 수 있는 곳, 성별 고정관념을 타파할 수 있는 매뉴얼까지 포함하여, 이 자료들이 교육자, 조사관들에게 잘 이용될 수 있도록 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시급한 제도적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이번 회의 기간 중에 발표된 정치에서의 여성의 지위를 그림으로 나타낸 자료가 인상적이었는데요. 2019. 1월 현재 세계 각국의 여성각료 비율에서 우리나라는 83위, 영국과 미국은 88위, 일본 171위네요. 우리나라는 20대 국회의원 중 여성비율은 17%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121위이군요! (출처 : UN WOMEN)
http://www.unwomen.org/en/digital-library/publications/2019/03/women-in-politics-2019-map 

 

           < 자료 : IPU & UN WOMEN, 세계 여성지도자 비율 및 국가별 현황 >    * 자료 : 여성지도자 국가별 현황지도(정치에서의 여성, 2019).pdf   0.17MB 



                                                                                                     < 세계 쉼터연합에서 준비한 포럼 >

3월 14일(목) 오후에는 세계 여성쉼터 네트워크(GNWS)와 대만의 ‘희망의 정원(Garden of Hope)’이란 단체가 공동주최한 “여성 쉼터, 사회보장 시스템의 심장” 이라는 포럼에 참여했어요. 국제적인 쉼터 연합은 2008년에 생겼고, 지금까지 3번에 걸쳐 국제회의를 진행했으며, 오는 11월 5일부터 8일까지 대만에서 4번째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합니다. 쉼터 포럼은 다른 주제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도는 낮아 빈자리들이 있었지만, 각 대륙별 발표 및 참가자들의 열띤 질의와 토론이 이어졌어요. 먼저, 아프리카 발표자는 정부가 쉼터 운영에 별 도움을 안주고 있다고 지적했어요. #Me Too 운동을 통해 대통령이 성차별 법을 11월에 통과시키고 쉼터를 알리는 컨퍼런스도 열고, 아프리칸 네트워크 활동 등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재정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요.

 

두 번째로 유럽은 터키에서 오신 분이 발표를 했는데, 쉼터는 여성단체들이 운영을 하고 있고 모두를 위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합니다. 정부가 운영하면 입소부터 여러 제한을 하고, 특히 정부가 보수적일수록 더 심하다는 지적을 했어요. 현재 유럽에 여성쉼터 숫자는 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합니다. 세번째, 멕시칸 대표는 폭력 피해여성들을 위한 국제적인 연대와 여성들을 위한 정책, 예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어요. 베네수엘라 등 권위주의적인 민주주의 하에서는 쉼터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멕시코의 경우도 25년동안 노력했지만 아직 너무 부족하고, 국회는 절반이 여성임에도 성별로 힘의 불균형이 있다는 지적을 했어요. 무엇보다 가부장적인 계급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특히 얼마 전에 멕시칸정부가 여성단체를 포함해 모든 단체가 부패했다면서 예산을 중단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중단된 예산은 여성들을 위한 돈이므로 반드시 되돌려야하고 해당자를 처벌해야한다고 했어요.

 

네 번째로, 호주 활동가의 발표가 이어졌어요. 호주에는 여성쉼터가 많이 있는데 50개의 작은 쉼터들의 예산이 큰 쉼터들로 가고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누가 어디에 가야하는지 헷갈림이있었고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차에서 자다가 살해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고해요. 그리고 쉼터에서는 피해 생존자의 두려움에 반응하며 생존자들에게 포커스를 두고 엄마와 자녀의 끈끈한 관계, 다시 사회에 돌아갈 수 있는 법적 도움 등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최근엔 (큰 그룹이 아닌) 개인 차원의 인신매매를 발견했는데, 소위 남편이라는 사람이 아내를 노예로 사고 팔기도 한 경우가 발생했다고 해요. 그 피해여성을 여성쉼터로 데려왔고 그 중 여성들은 불법체류로 추방당할까봐 ‘남편’에게 협박당하고 병원을 가거나 일도 못했음이 드러났다고합니다. 이런 경우, 여성쉼터가 이민국과 같이 일하고 있으며 이례적으로 2년 동안 개인 생활용품 등 모든것들을 무료로 제공했다고 하네요.

 

이어서 대만에서 온 활동가의 발표가 있었어요. 아시아에 나라별 여성차별 실태를 보면, 방그라데시가 1위라고 합니다.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정폭력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었지만 어떤 나라들은 여성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에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어요. 동남아시아에는 피해자들이 쉼터로 들어가는데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가정폭력의 법률을 더 강조해야하고 정부가 가정폭력 센터와 정부와 단체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야한다는 내용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영국 대표가 오는 11월 열리는 세계 쉼터회의를 소개했는데, 그동안의 국제회의를 통해 네트워크를 더 형성했고, 두번째 회의부터는 유명 연예인과 주최국 대통령도 와서 연설을 하며 이름을 더 널리 알렸다고 합니다.

 

질문 시간에는 대만 국제회의에서 미국 쉼터의 이슈도 얘기하는지와, 그 나라에서 처음으로 쉼터를 여는 Ngo단체가 여성쉼터를 운영하는데 어떻게 훈련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어요. 이에 대해 UN Women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정보들이 많다는 안내가 있었지요. 그리고 생존자들에게 어떻게 역량강화를 위한 지원을 하느지에 대한 질문에는 호주 쉼터의 경우, 카운슬링, 치유프로그램, 그룹작업, 영어수업등 여러 지원을 무료로($3,000 영어수업) 제공해준다는 소개와 함께 이러한 서비스가 피해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 있었어요. 그리고 우리 상담소에서 생존자들에게 의료지원이 되고 있지만, 정보가 집적되는 문제가 있는 현상을 이야기하며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이런 문제를 타계하고 있는지를 질문했어요. 미국의 한 활동가가 자국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있다면서 법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정부와의 거버넌스를 통해 성폭력 피해의 특수성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해주었어요. 마지막으로 11월 국제회의에서는 쉼터내의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는 의견들이 나왔어요.

                                                                                                       < LGBTI 포럼 >

이 외에도 임신중지(낙태)문제에 관련해 의대생들이 중심이 되어 연 포럼에서는 의대 정규 커리큘럼에 임시중지 관련 내용이 들어가야 하고, 수술받는 여성들에게 의료보험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점 등이 다뤄졌어요. 우리나라는 4월 11일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이미 임신중지가 불법이 아닌 나라에서도 풀어야 할 과제는 많음을 새삼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LGBTI 포럼에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는데, 회의장 바닥에 앉아서 듣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성소수자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문제만이 아니라,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포함한 의료서비스에의 접근성을 높이는 문제, 그리고 차별과 혐오문화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논의들이 오갔어요. 또한 한 포럼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에 대응하는 국제적인 노력이 협약이나 권고를 넘어서 좀 더 강력한 조약의 형태로 가야한다는 주장도 나왔어요.

 

회의 마지막 날인 3월 22일, UN CSW에서 채택한 합의문 “사회 보장 시스템, 남녀 평등과 여성과 소녀들의 권한 부여를위한 공공 서비스 및 지속 가능한 인프라에 대한 접근”에서는 모든 여성과 소녀들이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완전하고 평등하게 향유할 권리를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폭력에 수반되는 역사적 · 구조적 불평등에 뿌리를 둔 불처벌과 책임의 결여를 강력히 비난하고 있습니다. 

                                             <사진 : UN Women 홈페이지, CSW 63차 회의 참가자들이 합의문을 채택하고 기뻐하는 모습 >

일주일동안 매우 제한적으로 둘러보고 참여한 UN CSW 회의였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을 종식시키고 성평등 사회를 향한 전 세계인의 열망과 노력을 체감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어요. 특히 내년 3월 뉴욕에서 열릴 UN CSW는 1995년 북경여성대회 선언과 행동강령의 25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각국의 이행과정을 점검하고 여성과 소녀들에게 좀 더 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를 기념한 전 세계 NGO 활동가들의 회의가 내년 6월에 프랑스나 멕시코에서 열린다고 해요. 내년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뿐만이 아니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에서도 이러한 국제회의에 참여하고 연대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고 기다려집니다. (* 이상 )

 

 

                                               < 2019 UN CSW에 참가한  여성부장관을 비롯한 정부측과 NGO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

 

* 이 후기는 본 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박지희 활동가, 상담소 사무국의 이미경 활동가가 함께 작성했습니다. 번역 및 통역에 도움을 주신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오경진 활동가님과, 컬럼비아 대학에 유학중인 자원활동가 김윤현님께 감사드립니다.

 

 

 



출처: https://stoprape.or.kr/878 [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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