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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상담소 인턴 활동_ 마이라의 편지 관리자 ㅣ 2019-07-24 ㅣ 275

마이라의 편지(Mayra’s letter) 

 

: 마이라

번역: 손예진 (한국성폭력상담소 자원활동가)

 

”201877, 낙태죄 위헌·폐지 촉구 퍼레이드에서 상담소 깃발을 보고 찾아와 활동가들과 첫 인사를 나누었던 마이라(Mayra Tenorio)가 어느덧 1년간의 인턴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1년 동안 상담소의 활동에 애정과 열의를 갖고 참여해주었던 마이라의 활동 후기를 전합니다

 

매일 아침, 모든 활동가들은 오전 10시에 시간을 맞춰 모입니다.* 매번 다른 사람이 회의를 진행하며, 일정 담당 팀은 그 전날 스케줄을 간단히 요약하고 오늘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어떤 공간이 필요하고 어떤 사람이 점심 준비를 맡을지 등을 이야기합니다. 보기에는 매우 간단한 일과이지만, 10개월 간 인턴으로 일하고 나니,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잘 보여줘서 제가 가장 감탄하게 된 일과입니다.

 

저는 2년 전 영국에서 젠더학 석사 과정을 밟는 중에 한국성폭력상담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수업을 듣고 개인 연구를 하는 것을 즐거워했지만, 활동적인 페미니스트 공동체에 있는 것이 그리웠습니다. 저는 종종 수업시간에 배정된 논문 대신, 한국의 미투 관련 뉴스를 읽거나 낙태죄 폐지 시위, 몰카**문제와 관련된 영상을 보곤 했습니다. 그 뉴스와 영상에 한국성폭력상담소는 기자회견 참가, 성폭력 관련 데이터 공유, 시위 참여 등을 통해 자주 언급되었습니다.

 

루스 재단(Luce Foundation)을 통해, 제가 읽었던 페미니스트 리부트”(Feminist Reboot)의 현장에 직접 참여하고자 서울에 올 수 있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한국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젠더 이슈에 대해 알고 싶었고, 이러한 운동을 움직이고 있었던 페미니스트들에게 젠더 이슈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성폭력상담소는 그런 저에게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지난 10개월 동안, 저는 상담소 활동가들과 함께 많은 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집회, 퍼포먼스, 피켓팅을 같이 했고, 거기서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다른 여성단체들과 성소수자, 장애인과 같은 다른 소수자 단체와 함께 협력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활동가들은 행사 때마다 상담소만의 안전하고 다양한, 그리고 사람들을 환대하는 공간을 만듭니다. 저는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방문객, 기자, 학생 그리고 생존자를 대상으로 여는 행사의 수에 놀랐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데 들이는 시간에서 뿐만 아니라 참가자에 맞게 행사를 기획하는 창의력에서도 활동가들의 헌신을 보았습니다. 형식에 상관없이 상담소의 미션과 목표는 항상 명확했습니다. ‘성폭력 생존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 그리고 키우는 것’. 저는 활동가들의 헌신과 명확한 비전이야 말로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웃으며 함께 하고 활동가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많은 이들의 집이 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어떻게 활동가들이 페미니즘을 상담소 안에서 서로서로 실천하는지를 보았습니다. 특히, 위계질서는 한국의 회사에서 악명이 높고 한국문화와 언어에 스며들어 있는데, 상담소 안에서 활동가들은 여러 방식으로 위계질서에 도전했습니다. 비록 제가 활동가들을 대변하거나 이들의 토론을 잘 안다고 할 순 없지만, 모든 구성원이 일상 업무를 같이 완수하고, 서로의 행사를 지원하고 모든 팀의 일을 가치 있게 평가하며, 모든 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수평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9 3.8 세계여성의날 한국여성대회에서  One Billion Rising  공연의 최종 리허설을 마치고 나서서


활동가들은 저 역시 환대해주었고, 저는 팀의 일부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진행되었던  캠페인을 도왔습니다. 활동가들은 저를 믿고 안무를 구성하고 참가자들의 연습을 도울 친구를 데려올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공연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동안,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의 일원이 되어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느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페미니스트인, 사라 아메드(Sara Ahmed)페미니스트로 사는 것은 모든 것을 질문에 부치는 일이다. 어떻게 페미니스트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삶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하나의 질문으로서 살아 있다.”고 하였습니다. 저를 서울로, 한국성폭력상담소로 이끈 것은 이러한 말들을 실천에 옮기고자 하는 시도 덕분이었습니다. 제 스스로의 신념에 너무 안주하지 않고, 제가 실천하는 페미니즘에 계속해서 도전하기 위해서 다른 문화적 맥락에서 젠더 이슈에 대응하여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이들에게서 배우고자 했습니다. 매일 페미니즘을 삶의 문제로받아들이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활동가들에게 배울 수 있어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 제가 일하는 동안, 상담소에 세 명의 새로운 인턴이 왔습니다. 우리는 다 같이 10시에 모여 일정을 정리하고 (일정이 적힌) 화이트보드를 업데이트 하고 나서, 동그랗게 모여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로 온 인턴 중 몇몇은 긴장하여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모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붉어진 얼굴을 보니, 제가 처음 왔을 당시 저는 한국어를 배운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아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으니, 얼마나 긴장되어 보였을지 떠올랐습니다. 비록 아직도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 속상하지만, 저는 그 당시 저를 소개하는 것이 편안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낯선 이들과 서 있던 것이 아니라, 제가 알아가고 존경하게 될 여성들과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제가 상담소와 함께 하는 시간이 곧 끝이 나지만, 저는 제가 언제든 돌아오면 반갑게 맞아줄 것이고, 또 저에게 밥은 먹었어요?’ 라고 물어봐 줄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성마라톤대회에서 지희, 아낫, 유랑, 마이라, 닻별

 

[원문] Mayra’s letter

 

Every morning, the activists and counselors gather promptly at 10 am.

Led by a different person each time, individual team members provide a summary of how yesterday’s schedules went before moving on to what is happening that day, from who is visiting or what rooms need to be set up, to who is responsible for making lunch. It may seem like a very simple detail, but after working as an intern over the last 10 months, it is the intentionality behind how members of the KSVRC do their work that I have found most admirable.

 

I first learned about the KSVRC about two years ago, while I was studying a masters in Gender Studies in the UK. Although at that time I enjoyed learning in class and conducting my own research, I missed being a part of an active feminist community. I often found myself exchanging my own assigned class readings for news articles covering the rise of #MeToo in S. Korea or watching videos covering protests against the criminalization of abortion and “Molka”. The KSVRC was mentioned often, either because they had attended a press conference, shared data related to sexual violence, or joined a demonstration.

 

Through the Luce Foundation, I was able to come to Seoul to be a part of the “Feminist Reboot” that I had read about. More specifically, I wanted to learn about gender issues affecting women in Korea from the feminists who were mobilizing the movement, and the KSVRC opened their doors to me. Over these past ten months, I participated in many activities along with the members. I joined them at demonstrations, performances, and picketing events, where I saw the collaborative efforts the KSVRC builds with other women’s NGOs and organizations representing other minorities, such as sexual minorities and people with disabilities.

 

The members also created their own diverse, welcoming, and safe spaces at their own events. I was amazed at the number of events the KSVRC held for guests, reporters, students, and survivors. I saw the dedication of the members not just in the hours they worked, but in the creativity of the events they planned for each audience. Regardless of the format, their mission and goal was always clear: to listen to and raise the voices of survivors of sexual violence. I think that their committment and clear vision is part of the reason why every person who visits the KSVRC runs in with a smile and is quickly embraced by the members. The KSVRC has become a home to many.

 

Moreover, I saw how the members put into practice their feminism inside the center with one another. Particularly, the hierarchal system that is notoriously practiced inside Korean companies and also embedded into much of Korean culture and language was challenged in many ways. Although I cannot speak for the members or can say I am familiar with their discussions, I felt that there was an intention to create a more horizontal environment where each member’s opinion was respected, each team’s contribution was given value, and everyone joined in to complete daily tasks and support each other’s events.

 

I too was welcomed by the members and included as part of their team. I most recently helped in their One Billion Rising Campaign for this year’s International Women’s Day Festival. They trusted me to bring in a friend to choreograph the dance and to help during practice sessions with the participants. During our performance, I felt truly lucky to stand with them and be a part of the feminist movement in Korea in this point of time.

 

One of my favorite feminists, Sara Ahmed wrote “To live a feminist life is to make everything into something that is questionable. The question of how to live a feminist life is alive as a question as well as being a life question.” What led me to Seoul and to the KSVRC, was my own attempt to put these words into action. To not become too comfortable in my own beliefs and instead continue to challenge the feminism that I practice, by learning from others who are also practicing feminism in a different cultural context and in response to different gender issues. I feel very luck to have learned alongside the activists and counselors of the KSVRC, who embrace that feminism is a “life question” everyday.

 

During my last week of work, three new interns arrived at the office. Once again we gathered around at 10 am and after the schedules were settled and the whiteboard was updated, we all went around in a circle to introduce ourselves. I could tell some of the new interns were nervous, unsure of what to say. As I looked at their blushing faces, I thought how nervous I also might’ve looked, especially since by that point, I had only studied Korean for two months and actually could not say anything. Although I’m afraid I still cannot speak Korean, that day I introduced myself comfortably because I was standing not with strangers but women I had gotten know and grown to respect. And I although my time at the center has come to an end, I know that I too can always return and expect to be welcomed and asked, “have you eaten y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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