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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열림터 25주년 후원의 밤 : 우리들의 집을 찾아서 관리자 ㅣ 2019-11-26 ㅣ 54

지난 1030,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열림터 25주년 후원의 밤 행사가 있었습니다. 상담소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더욱 감사했던 후원의 밤 후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열림터 25주년 후원의 밤 <우리들의 집을 찾아서> 25주년 기념 포럼에 이어서 진행되었습니다. 6시 즈음부터 식사가 진행되었는데요, 정신없이 테이블 세팅을 마치고 고개를 들었을 때 너무나 많은 분들이 자리를 채워 주셔서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상담소 행사에 자주 와 주시는 회원소모임 분들, 상담소를 거쳐 간 전 활동가 분들, 상담소 활동을 오랫동안 지켜봐 주신 후원자 분들까지 반가운 얼굴을 많이 만날 수 있어 더욱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포토월을 세운 보람이 있게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해 주셨습니다.


식사 테이블 근처에 상담소 활동을 소개하는 부스가 있었는데요, ‘의심에서 지지로프로젝트의 연속으로 2019년에 진행한 보통의 연대프로젝트와 의심에서 지지로 Q&A’ 자료집 텀블벅을 홍보하였습니다. 매주 목요일 상담소 SNS에 올라가는 성폭력 주변인 프로젝트 보통의 연대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그 자리에서 흔쾌히 텀블벅 후원도 해 주신 분들,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 드립니다!

 

식사가 마무리 될 무렵인 650분부터는 본격적인 무대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오랜 연이 있는 황금명륜 선생님과 현재 활동가로 함께하고 있는 오매가 사회를 보았는데요, 두 사람의 과거 사진이 열림터의 순간 순간에 있는 모습을 보며 감회가 새로웠답니다.

 



열림터가 25년을 맞이하기까지 어떤 시간을 보내왔는지, 이명숙 이사장, 이미경 소장, 정정희 열림터 원장, 송미헌 열림터 운영위원장님의 PT가 있었습니다. 오후 열림터 25주년 기념 포럼부터 참석하셨던 분들은 성폭력피해자 쉼터의 운동과 제도화 과정의 경합, 퇴소자의 이후의 삶과 지원, 보호를 넘어선 삶의 기반으로서의 운영에 대한 고민을 찬찬히 들으셨을 텐데요, 후원의밤에만 참석하신 분들께는 이 시간이 열림터의 역사를 알게 되는 시간이었을 거예요.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가 어떤 공간인지, 어떤 사람들이 열림터를 거쳐 갔는지를 세 집단을 대표하는 캐릭터, <생활인>, <활동가>, <후원자>의 입으로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후원의 밤 포스터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았던 세 분의 퍼포먼스가 기억에 남네요. 행사 직후에 올라갔던 사진 스케치에서도 한 차례 소개했지만, 전 생활인 봄님과 열림터 야간활동가 순유 선생님, 상담소와 열림터를 포함, 자그마치 20년을 후원해 주신 오랜 후원자 주혜정 님이 플로어에 등장했을 때 장내에는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봄님과 순유 선생님, 주혜정 님은 각자 열림터라는 곳과 깊은 인연이 있는 분들인데요, 열림터에 대해 고민해왔던 내용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활동가들이 절 대하는 걸 보면 말 없이 건네는 응원과 지지를 느낄 수 있는데요, 이곳에 들어와 마주치는 첫 번째 외부인은 활동가들이고, 저희는 그걸 사회의 시선이라고 받아들이게 돼요. 그런 부분에서 여성주의와 인권, 정의를 위해 싸우고 협력하는 모습을 배우게 되고, 세상에 맞서 싸울 힘을 갖게 돼요.”

세상은 그래도 살 만 하고, 여전히 사랑은 살아있고, 정의는 역동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받아들이게 되는 곳. 그런 곳이 저에게는 집이예요.”



 


 

열림터 활동가들은 생활인을 끝없이 지지하며 다양한 역할을 해내고 있어요. 사례담당자로서의 전반적 지원, 숙직을 하며 생활인과 어우러져 지내기도 합니다. 때로는 엄마 역할도, 믿을 수 있는 어른 역할, 선생님 역할도 해요. 또 사회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여성운동가 역할도 하고요.”

생활인에게 열림터는 집이지만, 공동생활을 해야 하기에 마냥 편한 곳은 아닐 거예요. 규직과 생활인의 권리 사이에서 활동가들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때도 있어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열림터의 역동은 활동가들을 긴장하게 하고 때로는 소진을 느끼게도 해요. 업무와 숙직을 병행할 체력, 상처로부터 빨리 회복하는 회복탄력성이 필요하죠. 기다림도 중요합니다. 피해를 회복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고 결과보다 지나가는 과정에 집중합니다.”


 주혜정 선생님은 상담소와 열림터의 오랜 후원자이기도 하지만, 열림터에 피아노 레슨 자원활동을 하셨던 자원활동가이기도 합니다. 그 때의 일화를 소개해 주시면서 후원자로서 솔직한 생각을 나누어 주셨어요. 그 중 후원회원 담당자로서 놓쳤던 부분을 잘 짚어주셔서 잠깐 소개하고자 합니다.

 

항상 열림터에 관심이 가 있어요. 그런데 후원의 밤 문자가 와서 가보고 싶어도 뻘쭘할까봐 좀 그렇고, 궁금한 것도 많은데 괜히 참견하는 거 같고요. 한 발 들어가고 싶지만 어색하고. 그러면서 TV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나오면 귀가 번뜩하고요. 이사갈 때 소식지 나눔터가 반송되니까 전화가 와서 새 주소에서 계속 받으시겠냐고 하더라고요. 쌓이기도 해서 죄송하지만 꼭 받고 싶더라고요. 제가 피아노 가르쳤을 때처럼 훅 들어가는 느낌, 서로 알고 연결되고 이야기 나누는 기회, 그런 게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오늘 이렇게 만나서 참 좋아요.”

상담소에 후원해주시는 고마운 후원자 분들이 더욱 쫑긋할 수 있도록, 상담소 멤버십에 더욱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후원자와 상담소가 더욱 연결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플로어에 계신 후원자 분들이 직접 2030년 열림터 뉴스를 적어주셨습니다. 2030, 각자 생활인/활동가/후원자의 역할을 맡아 어떤 뉴스를 보고 싶은지 적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상상하지 못했던 후원자의 뉴스 중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2030, 열림터가 생활인을 위한 경제적협동조합으로 바뀌었습니다.”

 

열림터가 피해자 보호시설의 역할을 하지 않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퇴소자와 생활인까지 아우를 수 있는 경제공동체로서, ‘가족이라는 경제지원체계를 벗어나 다른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유의미한 지지대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상상력이었습니다. 2030년에는 열림터와 같은 피해자보호시설이 사라질 만큼 피해자 지원에 대한 사회적 토대가 생기고, 다음 문제인 경제적 자립 기반 형성까지 담론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신나게 함께 나눈 2030년 열림터 뉴우스~

활동가들의 도움으로 열림터 식구들이 함께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의자

“2030년에는 가정폭력이 줄어들어서 집 밖을 전전하는 청소년이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열림터 입소자가 없어 쉼터, 전격 폐쇄!”

퇴소 후 5년간 월세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원룸!!”

“2030, 후원자 한국성폭력상담소 열림터에 300만원 후원!”

 


 

다음으로는 활동가들의 전체 합창 시간이 있었습니다.

 

긴장해서 박자가 빨라졌다는 활동가들의 반응도 있었지만, 가사 한 줄 한 줄에 마음을 담아 불렀던 덕인지 의외로 좋은 평가를 많이들 보내 주셨습니다. 노래 연습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는데, 막상 무대를 마치고 나니까 뿌듯했습니다. 환하게 웃는 활동가들의 표정이 참가해 주신 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드렸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홀을 감동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노래 가사를 공유합니다.



이 얼음같은 세상을 깨고 _ 꽃다지

 

얼음장같은 이 세상 나 홀로 헤치며 살아와

사는 건 더 힘들고 행복은 멀어져

숨죽이며 살아온 우리의 아픔을 알아줄까

이 슬픔은 나의 것 너의 것은 아니구나

 

폭풍우같은 나날들 매일이 천 길의 갈림길

싸움은 더 힘들고 승리는 멀어도

따스한 손 여윈 손 맞잡으며 우린 간단다

알아줄 이 없어도 갈 길은 가야하니까

 

한땐 세상 탓에 숱한 날을 헛되이 보냈어

이젠 깨어지고 일어서고 다시 뜨겁게 뜨겁게 살아간다

이렇게 살아가는 내가 되어 행복하다 말하리

날아오는 비웃음도 웃어넘기며

이렇게 함께하는 니가 있어 살아있다 말하리

이 얼음같은 세상을 깨고

 

숨가쁜 이 세상 누가 내일 일을 알 수 있겠니

움켜쥔 주먹과 하얗게 내뿜는 숨속에 뜨겁게 뜨겁게 살아간다

 

이렇게 살아가는 내가 되어 행복하다 말하리

날아오는 비웃음도 웃어넘기며

이렇게 함께하는 니가 있어 살아있다 말하리

이 얼음같은 세상을 깨고

 

열림터 25년 역사를 축하하는 마음을 모아 준비한 후원의 밤은 합창을 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다들 아쉬우셨는지 포토월이나 접수대 등지에서 많이들 머무르며 이야기꽃을 피워 주셨습니다. 상담소와 열림터의 미래를 응원하며, 한국성폭력상담소도 더욱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글은 사무국 활동가 닻별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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