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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안태근 무죄판결한 대법원 규탄 기자회견 관리자 ㅣ 2020-01-31 ㅣ 262

2018년 서지현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의한 성추행 피해에 대해 용기 내어 증언했고, 그녀의 목소리는 한국에서 거대한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후, 202019일 대법원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1심과 2심에서 실형 2년을 선고받았던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해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이는 한국에서 미투 운동을 촉발했던 서지현 검사의 문제제기를 좌절시켰으며 서지현 검사 이후 목소리를 냈던 피해자들과 사회의 요구를 무시한 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113일 오전 11시 대법원 정문 앞에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운동의 주최로 대법원의 안태근 무죄 판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기자회견은 한국성폭력상담소 감이 활동가의 사회로 진행되어 총 4명의 활동가들의 발언 이후 기자회견문 낭독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발언한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검찰 고위층에 의한 성폭력, 계속 방치되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검찰 고위층에 의한 성폭력이 반복되는 것이 검찰의 조직적 문제임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여성 노동자들의 외침에 원점회귀로 답한 후안무치한 판결>이라는 제목으로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사건에서 나타나는 2차 피해 문제에 대해 발언하였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범죄 사실을 은폐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 내 남성 카르텔을 핵심적 문제로 지적하고, 본 사건에서도 이러한 과정이 재현되었음을 언급하며 이번 판결을 비판하였습니다.

 

김수경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국장은 <현실을 도외시하는 사법과 그에 맞서는 미투운동>이라는 주제로 본 판결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금지 조항을 무력화하고, 미투 운동으로 변화시키고자 했던 불평등하고 위계적인 직장 문화로 퇴행할 것을 우려했습니다.무엇보다도 미투 운동으로 이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여성들의 입을 막는 결과를 야기할 것을 우려하며, 이에 맞선 투쟁을 다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예지 한국 YWCA연합회 성평등위원회 청년위원은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싸움과 사회변화 과제>라는 제목으로 성추행과 조직내 성폭력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정부와 기업, 검찰과 법원 조직을 비판하고 젠더권력 기반 여성폭력 문화 종식을 위해 사법당국과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끝으로 안태근에게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을 규탄하고 사법부의 제대로 된 응답을 강력히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가해자와 남성연대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는 피해자들의 용기를 기억하며, 끝까지 함께 싸우겠습니다.




 

[기자회견문]

안태근 무죄판결한 대법원을 규탄한다

법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악화되는 조직 내 성폭력, 사법부는 제대로 보고 응답하라

 

2년전 20181월 말 한국사회는 대규모 #METOO 운동의 시작을 맞이했다. 그 첫번째 조직은 다름 아닌 검찰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장례식장에서, 법무부장관을 보좌하던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 우연히 배석한 평 검사를 성추행했다. 검찰 내부에 문제제기 했지만, 내부 감찰은 되려다 말았고, 피해자 검사만 원거리에 유래없이 이상한 발령을 받으며 사건은 은폐되었다. 성폭력범죄가 일어나면 재발방지와 피해자보호를 위해 조사하고, 기소하고 제대로 된 판결을 구하는 권한을 부여받은 조직에서 자행된 일이었다. 여성단체들은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젠더관점으로 진상을 조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라, “검찰 내 성폭력 피해 전부 조사하고,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를 개혁하라고 요구했다.

 

7-8년을 조직 내부에서 문제제기 하다가 어떤 응답도 없었을 때, 피해자만 조직에서 조용히 나가기를 압박할 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우리 사회는 가르쳐주어왔는가? 미투운동은 이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고, 소리내서 말하게 만들었다. 피해자의 용기있는 목소리는 한국사회 많은 조직에서 무마, 은폐, 가해자보호, 피해자고립을 자행해온 문제를 드러나게 했다.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가 겪은 강제추행은 공소시효도 도과하여,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행사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형법 123조를 이용하여 고발했다.

 

검찰에서 이를 기소하고, 1심과 2심에서 검찰 내 부당한 인사조치가 있었는지 상세한 심리를 거쳐 실형 2년의 형을 선고했던 것은 그동안 이와 같은 사건들이 쌓이고 묵혀온 현실에 대한 최소한의 응답이었다. 그런데 202019일 대법원은 2심 판결에 대해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그동안의 성폭력 무마 은폐에 이용되어 온 수단이자 도구인 인사 불이익 조치와 그에 대해 책임을 묻고 처벌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에 눈감았다.

 

형법 123조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사람에게 의무없는 일을 행하게 한 죄인데, 이 사안은 검사가 검사의 일을 하게 했으므로 적용이 법리 오해라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인사 또한 재량권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말은 낫 놓고 기역이라고 부르는 판결이다. 그 낫을 누가 어떻게 들고, 평소에 써온 방식과 전혀 다르게, 과정도 유래없이 무리스럽게, 검찰인사위원회의 결의사항을 어겨 가며 휘둘렀는지에 대해 판단하도록 기소된 사안이었다.

 

대법원 판결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성폭력과, 조직내 성폭력 문제제기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통한 무마 은폐, 입막음을 사법부가 제대로 파악하고 들여다봐야 하는 책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앞으로 그런 파악조차 필요없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폭력은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폭력은 권력이 기준과 원칙 위에서 행사되어도 제어되지 않는 곳에서 약자를 좌절시키고 제압하며 일어나고, 같은 방식으로 유지된다.

 

우리는 미투운동의 원점에 다시 서 있다. 미투운동을 일으킨 그 장벽을 다시 만났다. 그러나 더 강해진 피해자들과 지지 시민들의 밝아진 눈과 맞잡은 손과 함께 외친다. 우리는 성폭력은 이제 쉽게 할 수 없는 행위이고, 성폭력이 발생해도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고, 가해자는 처벌되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사회를 향해 갈 것이다. 퇴행은 없다. 사법부의 제대로 된 응답을 강력히 촉구한다. 파기환송심과, 검찰의 재상소, 대법원의 재상고심을 지켜보고 기다리겠다.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싸움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

 

 

2020113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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