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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4.25. (법률저널) 한국여성변호사회, 모자보건법 공론화...낙태 허용? 반대? 관리자 ㅣ 2018-05-11 ㅣ 24
제목: 한국여성변호사회, 모자보건법 공론화...낙태 허용? 반대?

보도일자:  2017년 4월 25일

언론사: 법률저널

보도기자:  김주미 기자

기사원문:

사단법인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이은경)가 지난 24일 오후 5시부터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3시간에 걸쳐 ‘모자보건법 제14조의 해석과 개정방향 심포지엄’을 가졌다. 

우리 형법은 ‘낙태의 죄’를 규정하여 낙태행위를 범죄로 규율하고 있지만, 모자보건법(1973년 5월 10일 발효)은 일정한 경우 낙태를 허용하는 조항을 제14조에 담고 있다. 

하지만 형법 학계에서조차 낙태 찬반 여부를 법적으로 논의한 경험은 드물다. 낙태의 예외적 허용을 담은 모자보건법의 입법이 ‘인구제한’이라는 1973년 당시 국가의 정책적 목표에 따른 것인 만큼 학계에서 큰 논쟁거리가 되지 못했던 것. 

아직도 낙태의 문제는 여성주의 등 진보정치적 논의나 종교규범적 논의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여성변호사회가 낙태문제를 법적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여 법적 관점에 기반한 공론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날 환영사는 한국여성변호사회 생명가족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영애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했으며,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은경 회장이 축사를 했다. 

토론자로는 최안나 국립의료원 난임센터장, 신동일 한경대 법학과 교수, 김현철 낙태반대운동연합 회장, 정현미 이화여대 법전원 교수, 차혜령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이 나섰다. 
  

최안나 센터장 “모자보건법 반인권적이고 시대착오적” 

최안나 센터장에 따르면 모자보건법 제14조는 1973년 당시 계엄 하에서 국민적 합의절차 없이 비상국무회의를 통해 제정됐으며 그 내용은 일본 우생법을 본땄다. 

일본의 우생법은 나치의 단종법을 바탕으로 만든 것인데, 지난 1996년 반인권적이라는 자성 아래 일본은 우생조항을 모두 삭제한바 있다. 

최안나 센터장은 “이제라도 모자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위협하는 모자보건법이 아닌, 법 취지 그대로 진정 모자의 보건을 위한 모자보건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법 조항 및 시행령의 삭제 혹은 수정을 제안했다.

그녀는 우선,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본인 혹은 배우자에게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낙태를 허용하도록 한 규정의 삭제를 주장했다.

나아가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한 임신,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 임신,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예외적 허용사유로 명시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는, 법이 허용하는 절차적 불합리와 불명확성, 기타 폐해들을 바로잡기 위하여 사회적 합의를 거쳐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일 교수 “모자보건법이 바로 해석되고 있는가” 

신동일 교수는 현행 모자보건법 제14조가 불행한 역사와 외적인 정치 목적만을 반영할 뿐 법체계적으로는 이질적이어서 현행 다른 법규범이나 규칙과 조화를 이루고 있지 않다고 봤다.

따라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낙태자유화나 사회경제적 사유를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 법률이 외부 법체계 환경과 조화가 되는지 여부를 함께 검토해서 논의할 문제라는 견해를 보였다.

신동일 교수는 모자보건법이 독립된 규정이 아니라 헌법과 형범 등의 규범 패키지에 포함된 규정인 만큼 관계적 해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편 “특별법 우선주의란 과거 나치나 소비에트와 같은 독재국가에서 통용되던 법기술에 불과하다”며 “법개정을 논의할 때는 정상적인 시민들의 합의와 승인을 거쳐 법률간 상호 모순이 생기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현철 회장, 낙태허용론 정면 반박 

낙태반대운동연합의 김현철 회장은 특별히 낙태 허용 주장에 대한 반박논거들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먼저, 태아도 엄연히 생명체라는 전제 하에 낙태허용론으로부터 주장되는 ‘태아는 아직 아기가 아닌 세포’라는 말에 대해 반박했다. 

누군가 지방흡입을 하거나 성형수술을 하거나 손톱을 깎는 등 그야말로 ‘세포덩어리’를 조작하는 것에 반대할 사람이 없는 이유는, 그 세포 자체로 생명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수정된 배아는 단순한 유기물인 상태와는 달리, 특별한 조작과 방해가 없으면 생명체로 성장한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초기 배아로부터 12주까지는 세포이고 13주가 되는 시점부터는 인간’이라고 보는 시각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12주까지는 그저 세포에 불과했던 조직이 13주가 되는 시점부터 생명체로 변한다는 논리는 타당성이 없으며, 기간을 정해 의도적으로 그 생명성을 부인하는 것 뿐이라는 시각이다.

김현철 회장은 낙태를 여성의 자기결정권으로 주장하는 점도 비판했다. “자궁에 착상된 아기를 제거하는 것은 여성의 권한이 아니고, 자궁에 연결된 배아는 엄마의 권한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편 그는 “여성을 위해야 하는 오늘날의 여성주의가 여성주의 창립자들을 비롯한 초창기 여성주의자들과는 달리 낙태를 옹호하고 있다”며 의아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당시 여성주의자들은 낙태 허용이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만든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고, 낙태허용이 성관계·임신·출산·육아에 대한 여성의 책임을 오히려 무겁게 만든다고 보았다는 것.

그는 대표적인 여성해방론자이자 첫 여성대통령 후보였던 빅토리아 우드헐이 1875년 “자신이 자유로운 여성임을 아는 이들은 원하지 않는 아이를 임신하지 않을 것이며 출생 전에 아이를 살해하는 것 또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정현미 교수 “낙태담론, 법적 보호이익 중심으로 검토돼야”

정현미 교수는 먼저 낙태 및 낙태죄에 관한 논쟁을 생명옹호론과 낙태선택론이라는 단순한 이론적 틀에 넣어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것에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이는 처음부터 비체계적인 논쟁이며, 이 사안은 형법의 낙태죄와 모자보건법 제14조에서 규율하는 문제인만큼 보호되는 이익을 중심으로 법적 논증을 펴나가야 한다”는 것.

정현미 교수는 모자보건법 제14조의 궁극적인 개정방향으로 형법 편입을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업무상낙태죄를 삭제하고 부녀 자기임신중단 외에는 법정형을 높일 것 △낙태치사상죄의 법정형 조정 △모자보건법의 낙태허용범위를 형법에 편입시켜 형법으로 일원화 △기한과 결합한 상담방식의 채택 △의학적 사유에 대해서는 허용기한 두지 않을 것 △우생학적 사유 삭제, 윤리적 사유 확대, 절차규정 신설 등이다. 

차혜령 변호사 “태아의 생명권은 상대적인 것” 

차혜령 변호사는 먼저 논의의 전제로 ▲법의 영역에서 태아의 생명권은 상대적이다 ▲법률상 낙태의 허용범위와 실제 낙태율은 무관하다 ▲낙태의 법적 규제는 저출산대책으로 기능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법개정의 방향으로는 모자보건법을 형법으로 편입하는 것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정현미 교수와 견해가 같았다. 

차변호사는 구체적으로 ‘낙태 허용사유가 여성의 재생산 권리와 건강권, 모성권, 태아의 생명권을 다각적으로 형량하면서 임부의 생명, 임부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성폭력범죄, 사회·경제적 사유, 임부의 요청(기한 규제) 중심으로 재검토할 것’과 ‘배우자 동의 요건 삭제’를 주장했다.

나아가 그녀는 “모든 낙태가 원하지 않는 임신의 결과로 볼 수 있는데, 원하지 않는 임신이 피임을 하지 않았거나 피임이 실패했을 경우 발생한다는 점에서 낙태 규제는 피임 교육과 정책 문제와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이미경 소장 “모자보건법 개정 넘어 낙태권 허용으로”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이미경 소장은 특별히 성폭력 피해여성들의 사례 위주로 주장을 전개했다. 이미경 소장은 한 여성의 발언을 인용해 자신의 주장을 압축적으로 전달했다.

그 여성은 “어떤 모욕을 받아도 나는 이 모든 것을 꿋꿋이 이겨내야만 하는 줄로 알았다. 내가 죄인이었으니까. 그런데 내 고통의 원인을 찬찬히 쫓아가보니 내 뱃속의 작은 세포가 아닌 세상의 도덕에 닿게 됐다. 당신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은 비도덕이 아닌 누군가의 삶이다.”라고 주장하며 문제의 본질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전달했다. 

이미경 소장은 “성폭력으로 인해 임신한 피해 여성들의 인공유산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임에도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현재 모건법상 허용조항이 전혀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낙태죄를 비범죄화하고 인공유산이 합법화되어야만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원문링크: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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