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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9.14[문화일보건](노컷뉴스)관음증, 그것은 3류 언론의 자유인가? 상담소 ㅣ 2007-10-15 ㅣ 1634

관음증, 그것은 3류 언론의 자유인가?

[변상욱의 기자수첩]

[ 2007-09-14 09:52:31 ]

 

문화일보가 13일 신문에 신정아씨의 누드 사진을 실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일보가 순식간에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로 등극했고 문화일보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날 오후 <접속자 폭주로 정상적인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속히 복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양해 바랍니다 - 문화일보>라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신정아씨 문제보다 언론의 태도가 더 심각해

그러나 여성계, 시민언론단체, 청와대까지 문화일보를 비난하고 나섰고 네티즌들도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적 반응이 대세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의 전화, 언니네트워크 등 6개 여성단체는 긴급논의를 거쳐 성명을 발표했다.

"문화일보의 보도는 인권의식의 실종, 여성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 여성인권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해당기사 삭제, 공식사과, 관련기자와 편집국장 사퇴를 요구하며 아예 폐간하라고까지 강력한 비난을 쏟아냈다.

청와대는 천호선 대변인이 나서 “써야 할 기사, 쓰지 말아야 할 기사, 쓰지 말아야 할 사진이 있다. 왜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정말 저질스럽고 아이들 보기 부끄러운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이든 국민 개인이든 또 범법자도 최소한의 권리가 있다. 인격과 인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관음증, 그것은 3류 언론의 자유인가?

신정아씨 사건의 본질은 학력을 위조한 사람을, 위조했다고 의혹이 떠돌고 있는데도 교수로 임용하고 예술감독으로 임명한 경위와 그 과정에 부적절한 간섭과 압력이 있었느냐 하는 것.

변양균 전 실장과 연인관계라는 보도는 권력층 인사가 이 문제에 개입했을 거라는 정황증거가 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어느 선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것도 시시콜콜 관음증 내지는 선정보도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본다.

사진을 싣지 않고 은밀한 사진을 찍어 갖고 있었다는 기사만 내보내는 것도 그래야 하나 고민할 수준인데 사진까지 그대로 내보낸 건 완전히 잘못된 판단으로 보인다.

공인이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사건과 관계없는 사생활은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이 법의 취지인데 사건의 맥락과 관계가 없는 누드 사진을 들추어내 보도하는 것은 명백한 인격권 침해이다.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와 초상권 침해가 같이 적용될 수 있는 보도이다.

그런 와중에 문화일보의 누드 사진 보도는 언론이 넘지 말아야 할 선, 금도를 훌쩍 넘어버린 개탄스런 보도라고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미디어 오늘>에서 주요 일간신문사 편집데스크들을 취재해 반응을 올린 것을 보면 "굳이 이 사진을 보여줘야 하는 건지 의문이다. 권력층의 비호가 있었느냐가 본질인데 누드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곧 성로비라고 연결시키는 건 비약이다", "로비가 있었다 해도 신씨의 전신 누드 사진을 공개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고, "특종 사진을 입수한 입장에서 욕심도 났을 것이고 사진이 갖고 있는 의미와 역할을 조심스럽게 접근해 볼 수도 있겠다"는 반응도 있다.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은 "과연 이것이 언론의 자유인가, 씁쓸하다"고 논평했다.

△혹시 차기 대권을 내다 본 행동대로서의 아부?

언론계에서는 또 문화일보가 누드사진을 실으며 의도한 것은 ‘접속자 폭주’, ‘구독자 급증’ 같은 매체로서의 성과만은 아니었을 거라는 의심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신정아씨를 꽃뱀(?) 수준으로 매도해 변양균 정책실장과 청와대, 여권에게 타격를 주려는, 그래서 반대편 정치세력에 잘 보이려는 정치적인 의도는 없는 것인가라는 의심까지 등장하고 있는 중이다.

조선 중앙 동아 세 보수신문이 문화일보의 사진을 다시 찍어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봐서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도 하는데, 조선일보는 이후 국민적 비판여론이 일자 문화일보의 선정적 보도를 비판하는 기사로 발 빠르게 전환했다.

소설 <강안남자> 파문 때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며 문화일보의 선정성을 공격한 정청래 의원 측은 이번 사건도 좌시하지 않고 국회에서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안남자>의 '강안'이 얼굴이 강철처럼 두껍고 튼튼하다는 뜻 아니냐"며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화일보는 물론 국민의 알 권리에 근거한 것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국민의 알 권리에는 보고 싶지 않고 불쾌하며 모욕적인 내용을 보지 않을 권리도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문화일보 뿐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언론의 관음증적 보도나 인격권 침해를 보면 언론의 상태는 신정아씨 상태보다 더 심각하다고도 할 수 있다.

 
CBS보도국 변상욱 기자 snip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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