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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난 상담소

2007.9.14[문화일보건](한겨레)알몸사진이 알권리? 발가벗은 ‘황색언론’ 상담소 ㅣ 2007-10-15 ㅣ 1756
알몸사진이 알권리? 발가벗은 ‘황색언론’
문화일보, 신정아씨 누드사진 싣고 ‘성로비 처벌 가능한가’ 기정사실화
여성단체 “성폭력당한 느낌” 폐간 요구
문화 편집국장 “수단 안가린 로비 증거”
한겨레 서정민 기자 정유경 기자
»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에서 취재 중이던 기자들이 13일 오후 신씨의 알몸 사진을 보도한 ‘문화일보’를 살펴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신정아씨 관련 언론 보도가 본질을 벗어나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흐른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문화일보>가 신씨의 알몸 사진을 보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문화일보는 13일치 1면에 ‘신정아 누드사진 발견’이라는 제목을 붙여 “문화계 유력인사의 집에서 신정아씨의 누드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사진 전문가의 말이라며 “몸에 내의 자국이 전혀 없는 것으로 미루어 내의를 벗은 지 한참 후에 찍은 사진으로, 작품용이라기보다는 ‘가까운 사이’의 징표 같은 느낌이 난다”고 보도했다.

3면에는 신씨의 알몸 사진 두 장을 실었다. 몸통 부위를 가리긴 했지만, 얼굴과 팔다리는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또 3면 머릿기사로 ‘성 로비도 처벌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해설기사를 덧붙였다. 알몸 사진 발견만으로 신씨의 ‘몸 로비’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신정아 게이트 급속히 확산’이라는 기사에선 “신씨는 30대 소설가와 조각가 등 복수의 남자들과 애인으로 사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까지 사생활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용식 문화일보 편집국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알몸 사진을 싣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논란도 충분히 예상했다”며 “이 알몸 사진이 신씨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로비를 한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일보 기사에는 사진과 몸 로비의 연관성을 밝힌 대목이 전혀 없다. 익명의 미술계 인사가 “신씨가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각계의 원로급 또는 고위급 인사들에게 성 로비를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물증”이라고 말했다는 대목만 있을 뿐이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기사 자체로만 봤을 때 알몸 사진을 몸 로비 의혹으로 바로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선정주의가 가미된 지엽적인 문제 제기로 본질을 흐리는 보도”라고 비판했다.

진위 여부가 불투명한 사진을 두고서 적극적인 검증도 부족하다. 문화일보는 사진 전문가의 말이라며 “누군가 서로 다른 이미지를 끼워 맞춘 합성사진이 아니다”라고 보도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선 합성사진일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일보의 보도에 여성계는 격분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섯 단체는 이날 “문화일보 폐간을 요구”하는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낙인 찍힌 여성에게 사생활이 없다는 건 이미 한국사회에서 상식이 됐다. 특히 돈과 권력이 관련된 사건에선 여성이 어떻게 그 많은 자원들을 획득할 수 있었는지 믿을 수 없어하며 성을 매개로 돈과 권력에 접근했다고 결론짓는다”며 “문화일보의 보도는 여성인권에 대한 매우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김금옥 여성연합 사무처장은 “신문이 배달되고 모든 활동가들이 진정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성폭력을 당한 느낌이다. 황색저널리즘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아깝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방송보도가 궤도를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언론 시민연합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어 “방송 3사가 10~11일 이틀 연속 신정아씨 관련 보도를 비중있게 다룬 가운데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변양균씨와 신씨의 사적인 관계만을 들춰내는 데만 초점을 맞춘 보도가 있어 선정주의적인 사생활 침해라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서정민 정유경 기자 westmin@hani.co.kr

 
기사등록 : 2007-09-14 오전 08:26:31 기사수정 : 2007-09-14 오전 08: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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