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언론에 난 상담소

2018.07.17.[SBS뉴스] [김성준의시사전망대] "숨 쉴 수조차 없다"…안희정 재판 2차 피해 심각 관리자 ㅣ 2019-08-28 ㅣ 514
기사제목 : [김성준의시사전망대] "숨 쉴 수조차 없다"…안희정 재판 2차 피해 심각

보도날짜 : 2018 7월 17일

언론신문 : SBS뉴스

보도기자 : 김성준 앵커
 
기사원문 :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7월 16일 (월)
■ 대담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 성폭력 피해자들,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경우 늘어
- 성범죄자 정보 공유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
- 범죄자와 함께 사는 가족에 대한 사회적 형벌 우려
- 전자발찌, '성범죄자' 낙인에 초점 두고 제도 발전
-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피해자상' 있어
- 성폭력, 개인의 일 아닌 전원의 책임이라는 인식 필요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 170여개 성폭력 상담소에서 1년에 10만 건 상담
- 성범죄자 정보 알아도 이웃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 가해자의 인권을 어느 정도까지 보장해야 할지 고민
- 피해자 중 25%가 수사와 재판 과정 중 2차 피해 호소
- 남자든 여자든 구분 없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요구
- 유치원 때부터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인권 교육 필요
▷ 김성준/진행자:
지난주에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연예인 고영욱 씨가 전자발찌를 벗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그러면서 그 신상이 공개되는 '성범죄자 알림e'가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고 관심이 상당했었는데. 사실 이 성폭행 범죄자 신상 공개 제도가 실시된 지가 18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두순 사건이라든지, 끔찍한 유아 성범죄 같은 성범죄가 해마다 느는 추세라고 합니다. 한국의 성범죄율이 전 세계 5위라는 통계까지 나와 있고요. 오늘은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인 서혜진 변호사, 그리고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 이렇게 두 분 모시고 관련된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네. 안녕하세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 질문을 이렇게 시작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분들에게 질문을 드리는데 사실 똑 부러지는 대답을 못 들어서. 우리나라의 성범죄가 최근 들어서 늘어나는 추세인가요, 아니면 예를 들어 성범죄자 피해를 입은 분들의 신고가 늘어나기 때문에 수치가 늘어나는 겁니까?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제가 현장에서 수많은 성폭력 피해 사건이나 피해자를 만나보면요. 성폭력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서는 좀 줄어든 것 같이 느껴집니다.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서는 확실히 늘어났다고 저는 느끼고 있습니다. 또 사회적으로 이 성폭력 범죄가 한 개인의 일상과 일생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이 신고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 성폭력 범죄는 대표적인 암수범죄거든요. 드러나지 않는 범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신고율은 아직도 매우 낮은 수준이고, 통계 자료에 의하면 성폭력 범죄의 신고율은 1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매년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드러난 것의 10배 정도의 범죄가 일어난다고 대충 생각하면 되겠다는 것이로군요.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네. 맞습니다.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실제로 1990년도에는 우리 한국에서 성폭력 고소한 사건이 5,000건이었어요.
▷ 김성준/진행자:
한 해예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네. 그런데 2016년에는 20,935건. 그리고 저희 전국에 170여 개 성폭력상담소가 있는데. 지금 저희 상담소들에서 1년에 상담하는 건수는 10만 건 정도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이렇게 상담이라도 하시는 분이 전체 피해자 중 몇 퍼센트인지는 잘 모른다는 거죠. 그런데 서혜진 변호사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것은 그동안은 피해자분들이 스스로 이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이제는 이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하는 인식들이 조금씩 높아져 가는 듯 한 것은 체감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저희가 초점을 맞출 것은 성폭행 범죄자의 신상 공개 문제인데. 우선 서 변호사님께 이걸 질문드려 볼게요.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가면 성범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란 말이죠. 그런데 이 정보를 예를 들어 퍼서 다른 사이트나 커뮤니티 등에 올리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네. 맞습니다.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한 번 들어가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인터넷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비교적 쉽게 들어가서 전국의 등록된, 공개된 성범죄자의 신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자 사진은 물론이고 이름, 나이, 키와 몸무게, 실제 어디에 살고 있는지, 또 어떤 성범죄로 어떤 판결을 받았는지, 과거 범죄 전력은 어떤 것인지, 전자발찌는 부착하고 있는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모두 공개된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보를, 만약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캡처된 화면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낸다거나, 아니면 신문이나 출판물, 정보통신망, 인터넷 같은 거죠. 그런 곳을 통해 공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하고 있습니다. 처벌형량이 센 편인데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도록 법문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좀 납득이 안 되는데요. 어차피 공개된 정보인데.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납득을 하기 어려워합니다. 이미 사실상 모든 국민들에게 공개된 정보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개된 정보를 타인에게 유포한다든지, 어떤 공개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시각에서는 왜 처벌하는지 인식이라든지 국민 법감정에 반할 우려가 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법문에 보면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이 행위를 금지하는 근거 법률이 있는데. 공개 정보에 악용 금지, 이렇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보시면 이 공개된 신상정보 자체를 아동·청소년이나 다른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목적으로, 성범죄의 우려가 있는 사람을 확인할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되고.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이 성범죄자 우려가 있는 사람 확인 목적, 이것이 아닌 다른 목적 행위를 처벌한다. 이렇게 볼 수도 있고. 또 어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공개라고만 규정되어 있거든요. 이 공개 행위가 상당히 포괄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포 행위라든지, 아니면 사실 말로 하는 것이라든지 이런 것도 일정 부분 해당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데. 사실 처벌하는 규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위에 대해서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이기는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성범죄자 신상 공개 제도가 시작된 지 18년이 지났고. 아까도 말씀하신 것처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얘기하고는 있지만. 사실 일반인들에게 그렇게 우리 주변에 성범죄자가 있는지 다 알 수 있고 그런 것은 아니거든요. 소장님 보시기에는 18년 동안 실시된 성범죄자 신상 공개가 효과가 컸다고 보시나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글쎄요. 저는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말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봐요. 왜냐하면 저희 상담소에 그런 전화를 하시는 학부모님들이 계세요. 이것은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통지가 되게 돼 있거든요. 이걸 받으면 너무 두렵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하시거든요. 이런 식으로 가해자들에게는 당신이 만약 이런 범죄를 저지르면 이렇게 신상이 공개된다는 것을 심리적으로 압박이 될 수는 있겠죠.
그런데 실제적으로 어린아이를 둔 부모나 학생을 둔 부모나. 이런 분들은 구체적으로 어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씀을 하세요. 사실 이 법은 1994년에 미국에서 메간이라고 하는 7살 아이가 이웃집 성범죄자인 줄 모르고 놀러 갔다가. 거기서 피해를 입고 살해를 당한 사건이었거든요. 그래서 이웃에 누가 사는지 알 권리를 보장하라고 해서 이 법이 미국에서 마련되었고. 우리나라에도 2000년부터 이 법이 청소년 성보호법, 지금은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만. 그런 과정이 있었죠. 그런데 이미 1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생활에서 이 법의 효율성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점은 굉장히 정책적으로도 중요하게 짚어봐야 할 지점이라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서 변호사님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범죄자 개인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사실 그 범죄자와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이라든지, 친구. 이런 분들에 대해서도 보이지 않는 사회적 형벌이라는 비난이 있습니다. 범죄자의 인권을 먼저 고려한다든지, 이런 문제와는 다르게. 이런 가족이라든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 사회생활 자체가 범죄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좀 생각을 하고 이런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제도라든지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또 그런 문제도 고민을 안 할 수 없겠군요. 사실 우리가 성범죄자들에 대한 처벌, 그리고 성범죄자로부터 일반인들을,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으로써 하나는 신상 공개, 또 하나가 우리가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게 전자발찌잖아요. 처음 도입할 때는 굉장히 강력한 수단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저희가 항상 뉴스는 나쁜 얘기만 자꾸 나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끊고 도망가고, 찬 채로 범죄를 저지르고. 별 일이 다 벌어지지 않습니까. 이제까지 전자발찌 제도가 가져온 효과는 어땠다고 보시나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글쎄요. 성범죄자들이 재판에서 나중에 선고할 때 부가조치로 되는 거잖아요. 형량과 함께. 그럴 때 전자발찌가 채워진다는 것에 대한 굉장한 두려움과 심리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는 해요. 그런데 그것이 심리적으로 압박이 되겠지만, 실제로 이것은 성범죄를 예방한다기보다 그 사람이 그 범죄 현장에 있었다고 하는 증명일 뿐인 거죠. 그래서 지금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전자발찌를 찬 채로 가해를 하기도 하고, 이것을 끊고 도망가기도 하고. 심지어 법무부의 허가를 얻어서 외국에 해외여행도 갈 수 있거든요. 그런데 아직 안 돌아온 분도 있는 상황이에요. 갈 때는 전자발찌를 풀고 가게 돼 있거든요. 전자발찌를 채운다고 했을 때 피해자나 일반 국민들은 일종의 안전감, 내가 안전하다고 하는 것을 확보됐다고 안심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하는 점을 지금까지 여러 사건들에서 사실 보여주고 있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제가 뉴스를 통해서 보기로는 전자발찌 자체가 어떤 성폭력을 예방한다거나 그런 기능보다는. 사실은 그냥 가택연금의 효과, 이 이상으로 보기는 힘들다. 그래서 좀 새로운 형식의 전자발찌가 도입되어야 된다는 얘기가 많던데요.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우리나라에서는 이 전자발찌가 어떻게 보면 성범죄자에 대한 낙인에 초점을 두고 제도가 발전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사실은 이 전자발찌, 전자장치의 부착에 관한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데. 이 법률의 궁극적인 목적은 재범을 방지하는 것에 있습니다. 부착자가 다른 추가적인 범죄로 나아가는 상황 자체를 차단해야만 되는 것인데요. 지금의 전자발찌, GPS에 기반한 위치 추적. 이 정도로는 사실 이 사람이 다른 추가적인 범죄를 할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차단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능형 전자발찌라는 것이 최근 법무부에서 곧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게 있는데. 이 전자발찌는 부착자의 신체적인 정보라든지, 신체적인 변화를 감지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알코올의 농도라든지, 수면 여부, 맥박. 이런 수치를 파악해서 예측하는 거죠. 범죄에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그런 상황이 직접적으로 발생했을 때 그 상황을 차단하는 데에, 사전 예방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정책인데. 이런 지능형 전자발찌가 좀 도입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좀 더 실효성 있게 이 제도가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그런데 그 부분은 굉장히 논란의 여지가 많죠. 사실 한 개인의 사생활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어떤 신체적인 특성을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다 체크가 되고, 그 사람의 생활 자체가 다 감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될 것인가.
▷ 김성준/진행자:
죄를 안 지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물론 그렇지요. 그렇지만 제가 이 성폭력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면서도. 우리가 정말 소위 가해자 인권이라고 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까지 우리가 보장해야 될 것인지. 이런 고민도 굉장히 많이 들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사실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죠.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사실 이 법이 도입된 2007년 당시에도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어요. 소위 범죄자가 심장이 뛴다거나 그러면 출동을 하는 것이냐. 아니면 이렇게 GPS 정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정도로만 하느냐. 이 논란 끝에 후자를 선택해서 해왔는데. 이런 많은 허점들이 있으니까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보완책들이 마련되고 있는 시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인권이라고 하는 중요한 가치는 놓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고민거리입니다. 다른 분도 아니고 성폭력상담소 소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 자체도 사실 놀랍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어쨌든 지금까지 신상 공개 문제라든지, 전자발찌라든지. 이런 제도의 문제였다면. 특히 최근 들어서 가장 많이 얘기가 나오는 것 중 하나가 일종의 성범죄 수사 과정에서의 수사와 재판 과정까지 포함을 해야 되겠죠. 2차 피해 문제 얘기인데. 단역 배우 자매 사망 사건 한동안 논란이 됐었습니다만. 그 경우도 그렇고 최근 몇몇 미투 사건 관련한 재판에서도 이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보시나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저희 상담 사례에서 보면요. 피해자분들이 용기를 내서 고소를 하시는데. 고소하시는 분 중 25%, 그러니까 1/4 정도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러한 2차 피해를 입었다고 고통을 호소하시거든요. 그것은 경찰이나 검찰, 재판부에 의한 피해만 그러한 거예요.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언론이나 수많은 네티즌들의 댓글로 인한 피해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이러한 2차 피해에 노출되어 있는 거죠. 그래서 어떤 분들은 내가 차라리 고소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고통은 내가 피할 수 있었을 텐데. 공연히 고소했다. 그래서 고소하는 사람 내가 정말 말리고 싶다. 이런 얘기를 하시거든요.
그런데 피해자분이 고소를 해야지, 그래서 가해자가 이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을 받게 되는 거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사실 이런 2차 피해는 굉장히 큰 문제이고. 어떻게 보면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요. 이런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어요, 저희 현장에서도 보면. 어느 지점에서 이제 좀 우리가 됐나 싶으면 여전히 피해자를 비난하고 의심하는. 그런 식의 2차 피해가 터져 나오고 있거든요. 지금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 수사 과정에서도 얼마나 많은 2차 피해에 이 피해자가 노출되어 있는지. 정말 제대로 숨 쉴 수조차 없다고 말씀하시거든요. 정말 이것은 우리 모두가 돌아봐야 되는 문제라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서 변호사님 보시기에 수사 과정이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를 담당하는 형사나 검사, 형사, 판사. 이런 사람들의 인식의 부족함 또는 의도성. 이런 것 때문에 벌어지는 2차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지금 수사 과정이나 재판 과정 자체가 갖고 있는 절차적인 문제점이 더 큰 문제라고 보시나요?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사실 절차적인 문제점은 많이 보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피해자 입장에서는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아직까지도 많이 변화해야 될 부분도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지고 있고요. 피해자가 형사 절차 과정에서 충분한 권리와 충분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제도와 정책이 마련되어 있기는 합니다. 수사기관의 의도성을 가지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경우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요. 여전히 이런 수사기관이 성폭력 사건을 조사함에 있어서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관념이라든지, 왜곡된 통념에 사로잡혀서 성폭력 피해자라면 이래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고정되고 왜곡된 피해자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할 만한 피해자인지, 보호하지 않아도 되는 피해자인지. 이런 것들을 사전에 미리 편견을 가지고 피해자를 바라보기 때문에. 피해자가 그 과정에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단 성폭력 사건이라고 하면 피해자의 진술밖에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술을 구체적이고 많이 해야 되는 사건의 특성이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이 자신의 피해 상황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사람은 사실 없겠죠. 물론 형사 절차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피해자로 하여금 계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질문하고, 그 상황을 얘기해야 되는 것. 그런 것 자체가 일단 피해자로서는 형사 절차를 겪는 상당한 어려움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은 드는데. 이 소장님 보시기에 2차 피해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만. 최근 혜화역 시위가 결국 홍대 누드 몰카 사건으로 촉발이 됐는데. 이것도 역시 일종의 수사기관이 여자가 가해자인 경우와 남자가 가해자인 경우 다른 잣대를 갖고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고 있는 거잖아요. 이 소장님 보시기에는 실제로 다른 잣대를 갖고 수사를 했다고 보십니까?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그게 불법 도촬 피해자들이 느끼는 정말 현실적인 느낌이거든요. 왜냐하면 정말 너무 힘들어서 고소를 했는데. 이 사이트가 해외에 있다든지,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든지. 이런 식으로 해서 거의 손 놓고 있는. 그런데 반면에 이번 홍대 누드, 모델 몰카 사건에서는 정말 바로 검거하고, 구속도 하고, 그리고 포토 라인에도 세우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가해자가 특정되기 쉬웠다는 점은 사실 있죠.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그렇지만 또 저희 사례에서 보면 특정된 가해자가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전혀 구속도 하지 않고.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이 가해자가 처벌을 받았어요. 굉장히 경미한 벌금형으로 처벌을 받았는데. 이것에 앙심을 품고 이 가해자가 다시 또 유포한 경우가 있었거든요. 그때 다 구속뿐만 아니라 압수수색을 하라고 요청을 했지만 그것을 들어주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피해자가 엄청난, 2차적으로 또 많은 피해를 겪는 것을 봤을 때, 이게 어떻게 공정한 수사이냐. 우리는 피해자가 여자든, 남자든 똑같이 공정하게 수사를 하기를 바란다는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를 요구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말씀 듣다 보니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게 참 성범죄를 줄이고 예방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여쭤보는 것 자체가 사실 애매한 질문인 것 같기는 합니다만. 두 분 간단하게 서 변호사님부터 과연 이 만연한 성범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혜안이랄까. 한 가지 말씀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제가 볼 때는 정책이나 제도, 법률.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회구성원의 인식 변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왜곡된 성관념이라든지 성통념, 이런 것에서 탈피하지 않는다면 사실 성폭력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한 부분입니다. 또 이 성폭력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일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원이 책임져야 되고, 전원이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될 것이고. 또 성폭력의 발생 원인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 인식도 변화되어야 하겠고요. 아까도 잠시 언급했지만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왜곡되고 고정된 피해자상. 이런 것에서도 좀 탈피를 해야 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성폭력에 대한 통념이라든지, 이런 것부터 우리가 벗어나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이 소장님은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저는 두 가지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지금 피해자분들이 그 고통을 호소하시는 수사 재판 과정에서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담당자들의 인권에 대한 감수성, 그리고 성폭력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 이런 것이 정말 필요로 하거든요. 그래서 여기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두 번째로는 아까 서 변호사님 말씀하신 거기에 저도 적극 동감합니다. 사실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데 그것은 결국 교육이더라고요.
아주 어릴 적부터, 유치원부터 내가 다른 사람과 관계 맺음을 할 때 얼마나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되는지, 배려해야 되는지. 이런 식의 인권 교육이 필요하죠. 저는 이번에 미투 운동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어떠한 가능성을 봤어요. 많은 시민들이 이제 피해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가슴을 열고 들으시더라고요. 이것은 이제 우리가 변화할 수 있다고 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저는 느껴지고요.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피해 사실에 대해서. 예를 들어 지하철의 성추행을 보면 못 본 체하거나 바빠서 눈 감는 게 아니라. 함께 나서서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이러한 실천, 일상에서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두 분 말씀 참 이런 식으로만 빨리 우리 사회가 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사실 말씀하신 대로 올 상반기에 불붙었던 미투 운동이라는 게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우리 사회에 상당히 새로운 인식을 준 것은 사실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식의 전환, 진짜 절실하고 시급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감사합니다.
▶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그리고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서혜진 변호사 두 분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원문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850113&plink=ORI&cooper=
첨부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