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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4. (경향신문) 사소한 터치에 예민? 그 안이한 인식에 '미투' 관리자 ㅣ 2019-02-11 ㅣ 118

기사제목: 사소한 터치에 예민? 그 안이한 인식에 '미투'

보도날짜: 2018년 3월 14일

언론신문: 경향신문

보도기자: 김지혜 기자

기사원문:

“신체 접촉, 고발할 정도냐” ‘성행위’로 성폭력 판단 여전
‘동의 없는 성적 언행’의 틀…인식 전환이 문제 푸는 열쇠


최근 직장 회식차 노래방에 간 회사원 신모씨(28)는 기분 나쁜 일을 당했다. 남자 상사가 계속 웃으면서 어깨동무를 해온 것이다. 참다못한 신씨는 “만지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친해서 나도 모르게 나온 행동인데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며 웃어넘기는 말뿐이었다. 신씨는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성폭력인데 가해자들은 사소한 ‘터치’가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안이한 인식이 여전한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모씨(25)는 대학 시절 전공 교수에게 당했던 성추행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한다. 당시 교수는 진로 상담차 연구실을 찾은 김씨의 손을 함부로 만지고 허리를 감쌌다. 김씨는 “같은 과 남자 선배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전에는 더 심한 추행을 하기도 했다’면서 ‘그 정도는 약과이니 이번엔 네가 이해하라’고만 해 고발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회 곳곳에서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가벼운 신체 접촉이나 일회성 추행은 성폭력이 아니라는 인식이 여전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리력이나 권력을 이용해 강제로 여성의 정조를 빼앗는 것이 성폭력’이라는 고정관념이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된다. 성폭력을 ‘타인의 의사에 반해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모든 신체적·언어적·정신적 폭력’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현재 우리 사회는 성폭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정립조차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온당한 성폭력 고발에까지 ‘예민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성폭력을 신변 안전 및 육체적, 성적, 정신적 온전성에의 권리에 반하는 범죄로 특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 소장은 “국제사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성폭력을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성적 언행, 상대의 존엄을 침해하는 성적 언행’으로 규정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성폭력 문제를 푸는 첫 열쇠”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성관계에서 피해자의 ‘저항’보다는 ‘동의’를 중심으로 강간죄를 살피는 ‘비동의간음죄’를 신설하자는 목소리가 많다. 현행 형법은 강도 높은 폭행이나 협박이 있는 성관계만 ‘강간’으로 인정하고 피해자의 저항 여부를 범죄 성립 요건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형법 297조를 개정해 강간은 ‘피해자의 자발적인 동의 여부’를 중심에 놓고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는 권고까지 내놓았다. 

법 개정 이전에 성폭력의 경중을 성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가해자 중심의 사고방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정조’ 관념 때문에 성행위가 동반된 강간만이 심각한 성폭력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피해자 입장에서 성폭력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대가 원치 않는 신체 품평, 시선에 의한 대상화, 가벼운 신체 접촉만으로도 상대의 불유쾌함을 유발한다면 그것 자체로 성적인 폭력행위가 될 수 있다”며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적인 대상으로 받아들여지는 행위 전반에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의 김보화 선임연구원은 “일회성 성추행이든 성희롱이든 성폭력 피해를 겪은 모든 이들이 ‘미투’할 권리가 있으며 ‘진짜 성폭력’을 판별하려는 움직임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을 포함해 사회적 강자가 될 수 있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사소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원문링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3142153005&code=940100#csidx48f34ce0ed4c3cb98f83d36a292e4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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