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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안대응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개별사례의 구체적인 쟁점을 알리고 정의로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공동논평] 대통령 핸드폰 너머에 여성폭력 피해자가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의 SNS '소통'에 부쳐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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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논평] 대통령 핸드폰 너머에 여성폭력 피해자가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의 SNS '소통'에 부쳐 


10월 11일 이재명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악성 댓글 계정 차단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호명했다. "소통과 그 수단인 SNS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신 분"이라고 썼다. 대통령이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호명할 때, 그것은 대한민국 권력이 무엇을 바라보고 중시하는지 신호로 읽힌다. 이재명 대통령의 소위 박 전 시장 ‘샤라웃’은 SNS의 중요성으로만 읽히지 않았다. 성폭력으로 고소되었고,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와 법원 판단으로 성희롱 사실이 인정된 전 서울시장에 대한 공개추모로 읽혔다. 


이 날은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하여 도주했던 가해자가 긴급 체포되어 가정폭력 사각지대가 또 드러난 날이기도 했다. 대통령은 여성폭력 대책을 마련하고 피해자를 돌보는 ‘국정’에 매진해야 할 시간에 SNS가 중요하다는 자기 정당화를 위해 한국 사회를 관통한 성희롱 피해와 트라우마를 ‘끌올’하고, 피해자를 도외시하였다. 대통령은 누구인가. 어떤 자리인가.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을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한다. 제10조는 국가가 개인의 기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했다. 대통령은 그 의무를 가장 무겁게 지는 위치다. 


대통령은 SNS 소통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와, 무엇을 위해 하느냐다. 박 전 시장을 호명하며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것은 대통령의 소통이 누구를 향하고, 누구를 향하지 않는지를 묻게 한다. 박 전 시장이 대통령에게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람일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에서 그의 이름이 사건을 부정하고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가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것을 대통령이 모를 수는 없다. 피해자가 여전히 2차 피해에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글은 무책임한 ‘논쟁’을 다시 불러냈다. 한쪽에서는 대통령을 비판하는 근거로, 다른 한쪽에서는 사건을 다시 다투려는 계기로 쓰이고 있다. 그 사이에서 피해자는 기본권을 지닌 한 사람이 아니라 논쟁의 대상으로 소환되고, 소모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띄워진 핸드폰, 태블릿, PC 화면 너머에 여성폭력 피해자가 있다. SNS에서는 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보이지 않게 된 자리에 여성폭력 피해자들이 있다. 삶을 유지하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통령은 이들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책임지는 자리다. 필요한 것은 SNS가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대통령이다.


SNS가 대통령 소통에 정말로 중요하다면, 현시점에 성폭력 가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며 사망을 선택한 박 전 시장을 '소통의 달인'으로 호명하며 존경을 표한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이었는지도 SNS에 적시하며 소통하라.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성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는 것,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 역시 제대로 소통하고 이행하라.


2026. 10. 12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