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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교육

여성주의적 담론생산을 위한 연구와 반성폭력을 위한 교육 사업을 공유합니다.
[2004] 으랏차차 청소녀를 위한 호신 가이드
  • 2005-09-30
  • 3416
청소녀들이 대상화된 몸에서 벗어나 힘있는 신체 이미지를 갖도록 하고
위기상황 대응각본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기획된,
 
으랏차차 청소녀를 위한 호신가이드
 
 
발행 : 사단법인 한국성폭력상담소
기획 : 부설 성폭력문제연구소
후원 : 청소년보호위원회
 
 
여자들이 약하기 때문에 범죄에 노출되기 더 쉽다면, 왜 사람들은 여자들에게 더 강해지는 방법을 배우라고 말하지 않아왔을까? 성적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약한(?) 여자들에게 권장되어야 할 것은 남자들의 성적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가해자를 공격할 힘을 키우는 것이지 않은가? 가해자의 얼굴을 후려치도록 오른 팔 근육을 단련하라는 조언보다는 좋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여자다운 여자가 되어 다이어트를 하고 불편한 신발을 신으라는 충고, 밤거리를 다니지 말라는 걱정? 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나? (이 책 본문 24p에서)
 
 
1. “으랏차차 호신가이드북”?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성적 공격이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강간당할 수도 있다는 여성의 두려움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는 "강간 문화(rape culture)"에서 성적 공격의 일상성은 여성들의 삶을 강력하게 통제한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다움’을 강요하는 사회는 성적 공격의 위급 상황에서 여성들이 자신을 방어할 능력을 모조리 빼앗아버리고 있다. 강간당한 여성을 비난하면서, 동시에 성적 공격 상황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여자다움’을 강요하는 이중 논리는 정말 모순적이지 않은가?

기존의 ‘호신’이 ‘목숨보다 소중한 정조’를 지키기 위해 여성들이 위험시에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동작 및 기술을 습득시키는 것이었다면, 따라서 ‘보호해줄 만한’ 성폭력의 ‘순수한 피해자’를 선별하는 데 도구화된 측면이 있었다면, 이 책에서 호신, 자기방어(self-defense)는 여성이 자기 몸과 삶을 통제할 수 있는 힘과 권리를 의미한다. 이, 여성주의 호신이라 이름 할만한 반격(fightback)대작전은 ‘여자다움’의 베일에 가려져 잊혀진, 드러나지 않았던 분노를 인정하고 표현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타인에 대해 끝없이 배려하는 것보다 ‘내 몸’, ‘내 공간’, ‘내 삶’을 공격해온 공격자에 대한 내면의 분노를 존중하고 표출하고 행동하는 것. 동시에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행동이 필요한지 몸으로 습득하는 것이다. 
 

2. “으랏차차 청소녀를 위한”?
 
10대 여성에게 적용되는 이중논리는 더하다. 성애화된 몸으로서의 10대 여성의 이미지와 권리가 주어지기 보다는 보호되어야 할 미성년자, 10대 정체성 - 이 두 가지가 결합하여 10대 여성을 더욱 취약한 존재로 위치지우고 보다 일상적이고 다양한 성적 공격에 노출되게 한다. 그러나 10대이자 여성이고, 인간이자 시민인 청소녀, ‘쏘녀’(이 책 1p에서 소개)들은 각자가 가진 힘과 자원, 권리를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자기방어, 혹은 반격 대작전을 시작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는 지하철, 밤길 등 낯선 상황에서의 성적 공격부터 학교, 가족, 연애관계 등 친밀한 상황에서의 성적 공격까지 일상적으로 겪게 되는 상황을 재연하면서 다양한 반격의 가능성과 방법들을 제안한다. 또한 제작과정에서부터 실제 10대 여성들과 함께 실태와 활용 가능한 방법 등을 연구한 것이므로, 활용하는 현장에서 확장하고 응용할 수 있다.
 

3. 이 책은 이렇게 구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