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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화운동

성폭력에 맞서기 위해 대안적인 관계, 일상, 실천을 만들어가는 성문화운동을 소개합니다.
[후기] '동의를 구하지 않은 가해자'의 책임을 묻는 법 : 강간죄 개정 외치는 액션 기획단 후기 -의경
  • 2026-10-29
  • 71

강간죄 개정 외치는 액션 기획단 후기


(<이상한 나라의 강간죄> 캠페인 보드의 장면이다. 많은 시민들은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는 유죄라고 판단하지만, 실제 판결은 그렇지 않다)


1. 

 동의하지 않은 성적 관계는 강간이다. 너무나 자명한 상식이다. 최소한, 상식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가장 상식적이어야 마땅할 법이, 대한민국의 형법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암담한 아이러니다. 대한민국의 강간죄(형법 제297조)는 그 구성요건을 ‘폭행과 협박’에 두고 있다. 즉, 누군가를 강간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가 상대방에 대해 폭행과 협박을 가했다는 것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적 관계가 동의에 기반한 것인지는 주효한 고려 사항이 되지 못한다. 심지어, 법은 ‘폭행과 협박’의 범위를 “상대방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저항하기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로서, 매우 좁게 해석하고 있다. 심각한 수준의 폭행과 협박이 존재했음이 인정되어야만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행 강간죄는 크게 보아 세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첫째, 전체 강간의 71.4%가 폭행이나 협박 없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현행 강간죄는 이 무수히 많은 강간 범죄에 대해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성폭력은 권력관계나 피해자의 심리적/신체적 취약성을 이용하거나, 성적 촬영물 유포를 협박하는 등 교묘한 방식으로 이루어짐에도, 현행법은 이 분명한 ‘성폭력’들에 ‘성폭력’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있다.


 둘째, 현행 강간죄는 피해자 고정관념을 강화한다. 강간죄의 구성요건이 폭행과 협박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강하게 저항하면 성폭력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을 반영하고 있다. 동시에 ‘피해자라면 당연히 저항할 것’이라는 통념으로 인해, 상술한 바와 같이 권력관계나 취약함, 공포 등으로 인해 저항하지 못한 피해자들의 경험을 강간이 아닌 것으로 치부하거나, ‘왜 저항하지 않았냐’는 식의 2차 가해를 자행하기도 한다. 결국 현행 강간죄는 여전히 피해자 고정관념에 갇힌 채, 오히려 그것을 확대재생산하며 악순환을 공고화하고 있다. 


 셋째, 현행 강간죄는 ‘성적자기결정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그 자체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강간죄의 보호법익(형법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 또는 가치)은 성적자기결정권, 즉 원하지 않는 성적 행동에 침해받지 않을 권리이자 성 정체성, 성 건강, 재생산에 관련된 결정에 대한 권리이다. ‘원하지 않는 성적 행동’이 존재했는지를 쟁점으로 두지 않는 현행 강간죄는 사실상 그것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조차 제대로 보호하고 있지 못하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되고 있는 해결책이 바로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폭행과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하는 것, 즉 ‘비동의 강간죄’로의 개정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동의’는 일상적인 의미를 넘어 더 적극적인 의미를 가진다. 동의는 단순히 성적 관계에 동의했느냐 아니냐의 이분법적 문제가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의 의견을 듣는 부단한 과정이다. 동의는 명시적으로, 의식이 있을 때, 충분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평등하게, 모든 과정에서 항상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적극적 합의’로서의 동의 개념에 해당하는데, 바로 이 기준에 비추어 ‘동의 없는 성관계’가 일어났다면 그것을 강간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비동의 강간죄로의 개정 요구이다. 이와 같이 법이 개정된다면, 제대로 처벌되지 않던 대다수의 성폭력이 처벌받을 수 있게 되고, ‘피해자의 행동’에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동의를 구하지 않은 가해자’의 책임을 묻게 되며, 강간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피해자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올바로 보호할 수 있게 된다.  


 대한민국의 강간죄는 현실에 존재하는 수많은 성폭력들을 성폭력이라 규정하지도 못하고 있고, 법 자체가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의 보호에도 실패하고 있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그 열망만큼이나 뜨거운 태양이 비추던 지난 8월 동안 우리는 서울 마포구의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실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법을 상식 수준에 맞추고, 그동안 무수히 많이 지워졌을 성폭력을 제대로 처벌하기 위해. 그 어떤 피해자의 이름도 사라지지 않게 만들기 위해. 그 시작은 강간죄라는 밭을 갈고, 거기에 ‘동의’를 심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비동의 강간죄’로의 개정을 외치는 목소리를, 더 멀리 퍼뜨리는 일이었다.



(강간죄 개정 액션을 설계하는 강동심 기획단의 모습)


2.

 “강간죄 개정 외치는 액션 기획단: 강간죄 밭 갈고 동의 심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였다. 첫째로는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성폭력 사건들에 대한 분노였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참혹한 성폭력 사건들은 물론이고, 학과 내,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들을 대학 내에서 무수히 많이 접했다. 그런 폭력들이 당연시되거나, 구조적으로 묵인되는 것을 보며 어떻게 이 모든 일들이 나와 이렇게 가까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지 매번 충격을 받았다. 


 둘째로는 바로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종종 페미니즘과 성폭력에 관련된 책을 읽고 공부를 해 왔지만, 단순히 알고 배우는 것을 넘어 내 주변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늘 있어 왔다. 그런 와중에 마주한 한국성폭력상담소의 “강간죄 밭 갈고 동의 심기”는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은 총 5회차에 걸쳐 진행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현행 강간죄의 문제를 알리고, 그 대안으로서 ‘동의 여부’를 강간죄 판단의 기준으로 하는 ‘비동의 강간죄’를 제안하는 구체적인 캠페인(액션)을 기획,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1주차에는 현행 강간죄의 문제가 무엇인지 면밀하게 살펴보았다. 2주차에는 캠페인 기획의 전략과 방법론을 익혔다. 3주차, 4주차에는 2주차의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천을 위한 전략을 구상했다. 그리고 캠페인 진행 후, 마지막 5주차에 모여 함께 그동안의 소감과 성과를 나눌 수 있었다. 


 2주차에 다루었던 ‘캠페인의 7단계 전략’은 우리의 캠페인을 기획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지형분석’의 방법론을 통해 캠페인이 어떤 집단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구체화할 수 있었고, 거기에 ‘SMART 분석(구체성(S), 측정가능성(M), 달성가능성(A), 유의미(R), 시간 제한(T)의 5가지 기준으로 캠페인을 구체화하는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목표로 캠페인을 진행할지 확정해내었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이 두 분석을 거쳐 ‘소극적 우리편’ 팀과 ‘중립/소극적 반대편’ 팀을 구분하였는데, 필자는 ‘중립/소극적 반대편’ 팀에서, 비동의 강간죄에 대해 잘 모르거나, 비동의 강간죄로의 개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해보고자 하였다.


 중립/소극적 반대편 입장의 사람들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역시 대학 캠퍼스 내라고 판단하였고, ‘중립 및 소극적 반대 입장을 가진 대학생들에게 현행 강간죄의 문제를 알리고 비동의 강간죄라는 대안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캠페인의 목표로 결정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였다. ‘비동의 강간죄’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접근성 있게 소개하고, 그저 멀리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임을 설득하는 일이 관건이 되었다.


 이를 위해, 많은 대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애’, 그리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타로’라는 소재를 결합하여, ‘건강한 관계를 위한 타로 상담소’와 같은 컨셉트를 기획하였다. 비동의 강간죄로의 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비단 성적 의사소통만이 아니라 모든 관계에 있어 동의가 필수이자 핵심으로 존재해야만 건강한 관계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에 주목하여 대학생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연애를 위한 동의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그만큼 중요한 동의의 문제를 현행법이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캠페인 참여자들에게 타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을 통해, 참여에 흥미를 유발하고자 했다.


 액션 당일, 잘 진행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맡은 바 설명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긴장을 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들이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대화 속에서 느끼면서, 우리가 방학 동안 열정적으로 고민했던 것들,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어 궁리했던 시간들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생각할 수 있었다. 계획했던 것만큼 중립/소극적 반대편에 속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처음에는 시큰둥하거나 조금은 의심스러워하던 이들과 많은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그들이 점차 입장을 바꾸어 가는 것을 볼 때, 우리가 정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구나 하는 강렬한 뿌듯함이 밀려왔다.




(캠퍼스 안에서 '적극적 합의'를 알리는 강동심 기획단)


 3. 

 이번 “강간죄 개정 외치는 액션 기획단: 강간죄 밭 갈고 동의 심기” 프로그램의 의미와 의의는 첫째로 다양한 페미니스트 대학생들이 서로 네트워킹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대학을 넘어 다양한 학교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공부와 실천을 이어 가고 있는 페미니스트 대학생들을 만나며 서로가 어떻게 활동해왔는지를 공유할 수 있었다. 함께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분노하는 이들이 이만큼 많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위로가 되었고, 그 동료들이 이렇게 한데 모여 캠페인을 기획하고, 성과를 거두는 경험을 거쳐본 것은, 이후의 연대를 위한 하나의 가능성을 심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둘째로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었다. 대학생으로서 학내 단위에 참여하며 정기모임을 기획하거나, 외부 활동들을 준비할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일을 꾸려 가야 할지 늘 혼란을 느끼곤 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집약적으로 배울 수 있었던 캠페인 기획의 방법론은 그간의 어려움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이 되어주었다. 이번에 진행한 캠페인을 넘어, 추후 학내에서 또 외부에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기획할 때에도 이번에 배우게 된 다양한 기획 전략들이 계속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셋째로 대학 내에 생각보다 우리의 동료가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래 캠페인을 기획할 때 중립/소극적 반대편 입장의 대학생들을 많이 만나고자 했지만, 실제로는 소극적 혹은 적극적 우리편에 속하는 대학생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었다. 이는 기획 목적의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결과라고 할 수 있지만, 더 넓게 보면 대학 내에 우리의 동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했다.


 넷째로, 학내에 현행 강간죄의 문제와 비동의 강간죄라는 대안을 소개할 수 있었던 것은 가장 핵심적인 의의이다. 중립/소극적 반대편 입장의 대학생들뿐 아니라, 우리편에 가까운 대학생들도 현행 강간죄가 정확히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그릇된 판결들이 있어왔는지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상담소’라는 친근한 형식으로 이 문제들에 대해 알릴 수 있던 것은 중요한 의의였다. 또한 비동의 강간죄라는 대안에도 많은 이들이 공감했으며, ‘동의하지 않은 성적 관계는 강간’이라는 데에도 참여한 모든 이들이 동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이 조금씩 학내에 강간죄의 문제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 간다면, 대학생들이 ‘비동의 강간죄’에 대한 언론 보도나 뉴스에 한 번 더 눈길을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면, 성폭력에 대해 여전히 미흡한 해석을 하고 있는 법에 대해 분노할 수 있으리라고도 생각하고, 비동의 강간죄로의 개정을 위한 다양한 사회적 움직임에도 지지의 마음을 보태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번 캠페인만으로 그 모든 것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작은 시작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것을 중요한 의의라고 평가하고 싶다. 



(강간죄 개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미리 작성한 대본을 짚는 의경님의 손가락 / '평등한 연애'를 점쳐보는 타로카드)


4. 

 소속해 있는 대학 내에서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의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음에도, 누군가가 날 알아보면 어떡할까 하는 걱정이 엄습해왔다. 돌이켜 보면, 두려움을 이겨내고 사람들을 마주하며 캠페인을 진행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함께했던 동료들 덕분이다. 동료들과 고민을 나누고 함께 액션을 준비해 가면서, 이번 액션을 꼭 성공적으로 해내고 싶다는 의지가 어느새 걱정을 이기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함께 겪어온 여름 동안의 고민을 결코 수포로 돌릴 수 없다는 열정이 자라나는 것을 감각할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동료들이 있었다. 먼 숭실대까지 와서 한 명에게라도 더 캠페인을 알리려고 지나가는 이들을 붙잡는 모습, 힘을 모아 제작한 판넬을 들고 열심히 설명을 이어가는 모습,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타로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동료들에게도 내가 느꼈던 것과 같은 걱정과 두려움, 불안과 어려움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캠페인을 홍보하고자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게시물을 올렸을 때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조롱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힘을 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결코 낼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용기들을 낼 수 있었다. 그들도 나를 보며 조금의 힘이라도 얻어갈 수 있었기를, 나만 그들에게서 힘을 받은 것이 아니었기를 소망해 본다.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으로 얻은 가장 소중한 결실 중 하나는 사람들이다. 서로 다른 학교를 다니고, 다른 전공을 공부하고,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비동의 강간죄의 요구라는 하나의 목표 하에 열정적으로 모일 수 있었던 사람들. 혼자서 고민하던 문제를 함께 나누었기 때문에 이 작지만 힘 있었던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회의 문제를 바꾸고자 노력하는 과정은 때로, 아니 거의 대부분의 순간 지난하다. 수많은 어려움들을 마주하면서도 처음의 다짐을 놓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은 결국 사람들이다. 함께 분노하는 사람들, 그리고 사회가 하나씩 바뀌어갈 때 더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우리 모두들. 이번 프로그램은 그리하여 사람의 힘을 느끼는 자리였고 연대의 힘을 느끼는 자리였다. 우리가 손 잡고 함께 목소리를 낼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경험이었다.


 올해의 프로그램은 여기서 마무리되지만, 우리는 아직 씨앗을 심었을 뿐이다. 이 씨앗을 틔우고, 키우고, 열매를 맺게 하기까지는 여전히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 그 길을 같이 걸어 줄 내년의 참여자들에게 미리 인사를 건네어 본다. 함께 걸어 주어 힘이 된다는 감사를 건네어 본다. 우리의 움직임이 열매를 맺을 때까지, 강간죄가 동의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 개정되는 날까지, 관심을 거두지 않고 나의 자리에서, 그리고 필요한 자리에서 필요한 일에 힘을 보태 가겠다는 연대의 다짐을 이곳에 남긴다.



이 후기는 강간죄 밭 갈고 동의 심기 기획단으로 활동한 이의경 님이 썼습니다.

의경님은 숭실대 사회참여 소모임 "틈새"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