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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미투운동, 2020년의 정치가 되다> 후기
  • 이미경_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이렇게 활동했습니다 ⑤ · 토론회 후기

<#미투운동, 2020년의 정치가 되다>

2018년 초부터 시작된 #미투운동을 돌아보고 향후 과제를 짚어 새로운 정치로 연결하기 위한 토론장이 열렸습니다. #미투운동과 함께해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했는데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의제로 연대해왔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이미경 |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지난 4월 3일,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미투시민행동')과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의 공동주최로 <#미투운동, 2020년의 정치가 되다>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토론회는 지난 2년 동안 한국 #미투운동의 다양한 활동과 변화들을 모아내고, 향후 과제를 짚어보는 자리였어요.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예방을 위해 발제·토론자와 실무진 외에는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참여하게 된 점이 아쉬웠지만, 또 그 덕분에 전국에서 수백여 명의 참여자가 온라인으로 함께 했답니다.

#미투운동은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피해자들에게 향했던 의심과 비난에 맞서, 성폭력 사실을 드러내고 "이제는 멈춰라"라는 생존자들의 준엄한 말하기입니다. 2018년 1월, 검찰 내 성폭력을 세상에 알린 현직 검사의 발화를 기점으로 각 분야로 확산한 #미투운동은 기존의 잘못된 관습·제도 등을 깨뜨리고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혁명'이었습니다. 2018년 3월 15일, 전국 350개 단체가 모여 #미투시민행동을 출범한 이래, 수많은 시민·활동가들이 거리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토론회나 기자회견장에서 다 함께 정의로운 사회,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한 외침을 이어왔습니다. 더욱이 이번 토론회는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볼 뿐만 아니라, 보름 후인 4월 15일에 치러질 제21대 총선에서 그동안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에 던진 과제들을 각 당의 총선공약으로 연결하고자 마련되었어요. 더불어 #미투시민행동 등 여성단체 및 대중운동의 활동을 기록·정리하고, 내일의 운동 방향을 그려보려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미투운동 2020년의 정치가 되다 토론회 현장
<#미투 운동, 2020년의 정치가 되다> 토론회 현장

토론회는 3부로 나누어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한국여성민우회 강혜란 님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1부는 "#미투운동, 한국사회 변화의 구심이 되다"라는 주제 발제로 시작되었어요. 발제자들은(한국여성단체연합 김민문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미투시민행동의 출범목적 및 주요활동과 의미를 다음과 같이 짚었습니다. 첫째,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연대하고 행동했습니다. 각 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상황실을 운영했고, 전국적인 지지와 연대의 물결로 10개 지역에 #미투시민행동이 만들어졌으며, 거리에 말하기 광장이 열리고, 2019년에는 검찰개혁에 주목한 다양한 활동들이 있었습니다. 둘째, 피해자들의 인권보장과 가해자 처벌을 위한 연대로 안희정·이윤택사건공대위 등 사건지원 활동을 했습니다. 피해생존자를 비롯한 모두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에 '위력 성폭력'의 판단 기준을 새로이 적용하는 대법원 판례가 만들어지고 '피해자다움'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가 되었습니다. 셋째, 성차별·성폭력 근절을 위한 국가책무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정부 위원회 활동 등 활발한 거버넌스를 통한 성평등·성폭력 대책 요구와, 209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는 "강간죄개정을위한연대회의" 활동을 통한 법 개정 촉구 활동, 성폭력 수사·재판 시민감시단운동을 통한 사법부의 변화 요구 등을 담았습니다. 넷째, 일상과 활동에 대한 성찰, 변화, 그리고 전 사회적인 변화를 추동했습니다. 특히 노동현장을 바꾸는 성평등 조직문화를 위한 활동과 그동안 '성평등'에 제대로 주목하지 않았던 시민사회단체들의 변화, 그리고 언론계에 나타난 변화들을 짚었습니다.

토론회에서 발언 중인 이미경 소장
토론회에서 발언 중인 이미경 소장

2부에서는 "#도약-미투운동을 막아선 방해물 넘기"를 주제로, 분야별 반성폭력 현장 활동가와 피해당사자들의 토론이 이어졌어요.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님은 "침묵하는 피해자에서 성평등한 구조변혁의 주체로"라는 제목으로 여성노동상담 '평등의전화' 통계를 통해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을 분석하고 미투운동 이후 성폭력 피해자들과 직장 및 가해자의 변화를 발표했습니다. 전남여성인권단체협회 백영남 님은 "지역사회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성폭력 대응하기"라는 제목으로 함평군수 및 장성군수 성폭력 사건 대응 운동의 성과와 과제를 발표했어요.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의 양지혜 님은 "#MeToo에서 #WeListen으로 스쿨미투 제2막을 여는 청소년들"이란 제목으로 스쿨미투 이후를 짚으며 정부가 스쿨미투에 응답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의 봄날 님은 "미투운동에 포함되지 않은 여성들"이란 제목으로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미투운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했지만 주목하지 않는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함께 지속적인 말하기와 쓰기를 통해 연대하겠다고 힘있게 말했습니다. 2부 마지막으로는 스튜디오 불법촬영피해고발자 양예원 님이 "세상이 발전하며 생겨난 성범죄,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이란 제목으로 고발 이후 형사사법 절차에서 끝없이 해명하고 해명해야 했던 시간과 2차 피해 경험, 그리고 재판에서 이기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겪어낸 이후에 느끼는 자존감의 변화를 감동적으로 전했습니다. 2부는 현장의 소리를 가장 정확하고 힘있게 전하는 시간이었어요.

3부에서는 "#페미니즘 정치가 되다"를 주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곱 분의 발표가 있었어요. 친족 성폭력 피해자인 푸른나비 님은 "말하는 우리가 '정상'이다. '정상 가족신화'에 갇힌 국가는 반성하라"며 특히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가은 활동가는 "우리를 제외하고는 우리에 관해 어떤 것도 하지 말라(Nothing About us Without Us)"는 제목으로, '국민'에서 제외된 이주여성들의 지난한 소수자 운동의 현주소를 발표했습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의 최유경 님은 "2020, 청소년 페미니스트 정치를 상상하며"에서 18세 청소년의 참정권 운동을 중심으로 이러한 변화가 또 하나의 시작임을 강조했습니다. 연세대 젠더연구소의 제하나 님은 "'메갈'에서 '한녀'로-20대 여성의 페미니즘 정치 가능성 사유하기"에서 20대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 속 미투에 관한 몇 가지 분노 지점을 분석해 발표했어요.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가해자의 반성 없는 태도와 미투 조롱에 대한 분노가 있으며, 커뮤니티 외부에는 현재진행형인 일상의 분노가 있음을 지적했어요. 다음 발표자인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의 권수현 님은 "양질병행의 법칙: 정치하는 여성도 페미니스트도 많아져야"라는 제목의 발표를 했습니다. 이어서 두 정당 활동가의 발표가 있었는데 정의당 여성본부장인 조혜민 님과 녹생당 비례후보인 성지수 님은 각각 "2020 총선과 그 다음을 그리며: 안녕하세요, 페미니스트 정치인입니다"와 "미투운동, 2020년의 정치가 되다"라는 제목으로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로 도전한 페미니스트로서의 포부와 다짐을 발표했어요.

3시간 동안의 발제와 토론을 마치고, 현장 참여자들이 한 사람씩 마이크 앞에 서서 각자가 원하는 21대 총선에 대해 한 마디씩 발표하는 "#2020년 새로운 정치를 만드는 퍼포먼스"로 토론회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돌아보면, #미투운동을 통해 여성들의 일상적인 삶의 변화에의 열망을 구체화되었고, #미투시민행동 활동 속에서 여성들은 주체적으로 살아내는 방식을 배웠으며 자신을 존중하는 가운데 함께 성장했습니다. 우리 여성들은 연대를 통해 더욱 강해졌고, 성평등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로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회가, 정부가, 우리 사회 전반이 #미투에 응답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