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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역량강화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일상회복과 치유를 위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2008]5.14 기획! 작은 말하기 <후기>
  • 2008-05-28
  • 3073
 

5월 14일 “기획! 작은말하기 -‘말하기’를 말하다”가 열렸습니다. ‘기획! 작은말하기’가 다소 생소하시다구요? ‘기획! 작은말하기’는 올해 처음 시도하는 ‘작은말하기’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 정기적으로 열리는 ‘작은말하기’가 참여자들의 경험이 주가 되어 함께 나누는 자리라면 ‘기획! 작은말하기’는 상담소에서 참여자들에게 주제를 제안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랍니다. 앞으로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여러분과 함께 만나고픈 ‘기획!작은말하기’, 그 야무진 포부와 기대를 안고 시작한 첫 주제는 바로! ‘말하기’입니다.


자, 그럼 5월 14일 ‘기획! 작은말하기’의 현장으로 가볼까요?

익숙한 간판이 보이네요. 2007년 한 해 동안 ‘작은말하기’는 바로 까페 ‘무대륙’에서 진행했답니다. 2007년 4월,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며 세상에 처음 나온 ‘작은말하기’를 인큐베이터처럼 든든하게 지켜주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해준, ‘말하기’의 성지(?)와도 같은 장소랍니다. ^^  올해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작은말하기’ 장소가 바뀌었지만, ‘기획! 작은말하기’만큼은 꼭 ‘무대륙’에서 하고 싶었답니다. 게다가 이번 기획 주제는 ‘말하기’이니까요

 
 

이번 “기획! 작은말하기”에는 총 17분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참여자들 대부분이 ‘작은말하기’에 한 번 이상 오셨던 분들이셨지만, 인터넷에서 홍보물을 보고 처음 오신 분도 계셨어요. 다소 당황스러우셨겠지만, 이내 적응(?)하신 듯,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말씀해주셨는데, 다음에도 꼭 오시겠다고 다짐하시는 모습이 곧 ‘작은말하기’ 매니아가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이번 “기획! 작은말하기”에서는 말하기에 대해 총 5가지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첫 번째는 ‘작은말하기’에 참여하면서 들었던 소감과 함께, ‘말하기’라는 것이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로 자리했는지를 나누었습니다. 가까운 가족에게 지지받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받았던 성폭력 피해 경험, 그리고 그로 인해 위축되었던 마음들. 그분에게 ‘말하기’는 마음에 맺혀 있던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내고, 추스르고 다독이면서 오랜 준비를 통한 치유와 성장의 흔적이었습니다. 또 한 분은 ‘작은말하기’를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성폭력’이라는 주제 뒤에 가리워져 있던, 진짜 자신이 풀고자 했던 과제를 찾아낸 것 같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두 번째 주제는 ‘성폭력’이라는 공통된 경험 속에서 갖게 되는 공감대, 그리고 개인 경험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갈등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올해 3월부터 계속 참여하셨던 한 참여자분은 ‘작은말하기’에서 발생했던 불편했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시면서 그것이 자신에게 여유롭게 받아들여지는 순간과 불편하게 받아들여졌던 순간 모두 다 있었노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작은말하기’라는 공간은 치유를 위한 자리이기도 하지만, 이 자리에서 역시 힘든 순간을 맞닥뜨리면서 내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참여자들은 지지와 공감이 ‘말하기’를 위한 신뢰 형성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차이’를 드러냄으로서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차이를 마주할 때 들게 되는 불편함, 어색함, 조심스러움 등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고 소통해야할지 당황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차이’, ‘다름’에 대해 앞으로 계속 성찰하고 고민해야 할 화두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세 번째 주제는 바로, ‘작은말하기’의 참여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가참여하는곳인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열려있는 곳인가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주된 이야기로는 성폭력의 경험에 위계(사건의 경/중)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일상적인 성폭력 경험을 이야기할 때는 무언가 ‘생존자’의 경험으로서 모자라다는 생각을 하게 면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안에 있는 ‘생존자의 기준’에 대해 다시금 질문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또 어떤 분께서는 말하기의 참여자로서 생존자이기도 하고 관찰자이기도 한 자시의입장에 대해서 말씀하시기도 하였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한 참여자분께서 ‘작은말하기’ 타이틀에 ‘성폭력’이나 ‘생존자’ 등의 부제가 없는 것에 대해 남성들 참여도 얼마든지 가능한,  열린 공간이 아닐까 생각하셨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남성 참여자들은 오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남성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고 앞으로 ‘작은말하기’에 대해 남겨진 과제가 만만치 않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지금껏 참여의 대상을 명시하지 않았던 ‘작은말하기’였기에 사람들이 갖고 있는 참여자들에 대한 생각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네 번째 주제, ‘작은말하기’의 다양한 사회적 확장의 가능성에 대한 문제와 다섯 번째 주제인 ‘작은말하기’의 앞으로의 비전은 시간 관계상 함께 묶어서 진행하였습니다. 참여자분들은 작은 말하기가 어떤 한정된 모습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참여자들과 긴밀한 소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작은말하기’의 사회적 소통 또는 확장의 문제는 곧 참여자들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고 이것은 개인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작은말하기’가 매회 구성원이 달라질 수 있는 열려 있는 구조라는 점을 생각할 때, 참여자들 간의 합의가 가능한지, 아닌지, 합의의 방식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의 바램과 문제제기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말하기가 생기거나 자조모임이 생기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의 소감을 모두 돌아가면서 듣는 것으로 ‘기획!작은말하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마지막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 그간 입을 꾹 다물기만 했던 활동가들이  ‘작은말하기’에 참여하면서 가졌던 다양한 고민의 지점들이 허심탄회하게 나누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말들이 많았던 거야? ㅎㅎ 아마 활동가들도 ‘작은말하기’ 내에서 자신이 어떤 포지션에 있어야 하는가, 활동가인가, 생존자인가, 참여자인가의 사이에서 많은 고민들이 자라났던 모양입니다.

             현수막이 걸리고~

  

 

 

 

 

 

 

  

               엽서를 진열하고

 

 

 

 

 

 

  

    과일과 김밥 등 다과까지

    준비 끝!! 

   

 

       작년 ‘작은말하기’를

      기억하시는 분들에게는

아마도 익숙한 풍경이겠죠?

댓글(1)

  • 가온
    2008-06-02

    말하기 매니아가 많아 지고 있네요~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