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화와 성폭력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여성 또는 남성으로 성별을
부여받고
그에 따른
성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교육받습니다.
이것은 다양한 개인의 성 정체성과 행동 양식 등을 규제합니다. 남성과 다르게 훈육되어온 여성의 몸과 생각, 행동은 남성이 여성을 보호/통제하는 기반이 되고,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남성(성)과 이에 대응할 수 없도록 길들여진 여성(성)의 관계는 폭력적인 일방의 침해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비대칭적인 성별관계’는 성폭력의 원인입니다.
더구나 남성들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방식이 남성다움이나 낭만으로 포장되고 여성들의 거부가 내숭이나 ‘여성스러움’의 표현으로 여겨지는 문화는 성폭력을 은폐하기 쉽습니다. 여성에게 성은 부끄럽고 위험한 것으로 학습되는 반면 남성이 여성을 도구화하고 지배하는 성적 실천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남성중심의 성문화는 성폭력 공포를 확산하여 여성의 활동 영역을 제한하고 성폭력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기도 쉽습니다.
성폭력은 또한 권력관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많은 성폭력은 가해자-피해자의 권력관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이는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고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는 수단으로 성폭력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사회는 수직적인 상하관계와 위계가 강해, 가족, 직장, 군대 등에서 지배와 순응을 내면화하고 서열에 따르도록 교육 받습니다. 이러한 위치에 있을 때 개인들은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할 수 없고 수평적 관계를 맺기 어려우며 성폭력이 발생해도 문제제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렇듯 성폭력은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으며 일부 ‘괴물’의 일탈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 한국사회의 성문화와 자기자신을 성찰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의사소통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