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역량강화
11월 4일,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봄에서 7회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 <춤추는 오름길>이 열렸습니다.
그동안 말하기대회에서 수십 명에 이르는 생존자들이 성폭력 피해를 둘러싼 자신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말하기 참여자와 듣기 참여자가 함께 울고, 웃고,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성폭력생존자를 침묵하게 하는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함께 고민왔습니다.
올해의 말하기대회 역시 생존자들의 용기 있는 말하기가 이어졌습니다. 말하기참여자들은 자신의 경험이 담긴 노랫말을 작사하고, 무대에서 노래를 통해 말하기를 했습니다. 사전워크숍을 시작한 여름을 지나 어느덧 옷깃으로 추위가 스며드는 11월까지 말하기 참여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다른 참여자들과 나누고, 가사를 써내려가고, 본대회를 위한 연습을 하는 등 말하기를 위한 준비를 찬찬히 다져나갔습니다.
본대회에서는 다섯 명의 말하기참여자가 솔로곡과 중창, 즉흥춤, 영상, 이야기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듣기참여자들과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또한 듣기참여자 분들, 그리고 우리 사회에게 전하고 싶은 바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모두의 힘이라는 점을 다시금 되새기기도 했습니다.
말하기 참여자들의 말하기가 진행된 뒤에는 성폭력생존자를 지지하고 성폭력에 반대하는 여성 17명의 코러스 공연이 있었습니다. 말하기대회를 위해 일요일 마다 함께 모여 화음과 율동을 맞추어 온 코러스단은 열정적인 노래와 안무로 공연의 엔딩을 장식했습니다. 노래는 총 세 곡이었는데, 말하기대회를 위한 가사공모에서 선정된 노랫말과 인디 뮤지션인 소희, 시와, 흐른의 작곡으로 이루어진 창작곡이었습니다. (<교수K>, <그밤 거기에>, <생존자>) 무엇보다 코러스 참여자들의 응원과 지지의 마음이 전달된 신나고 힘나는 공연이었습니다.
올해 <춤추는 오름길>은 노래의 힘이 매우 컸습니다. 말하기참여자 한 명 한 명의 마음이 담긴 빛나는 노래들과 코러스단의 지지의 에너지가 무대를 가득 메웠던 코러스 공연까지, 노래를 통한 말하기는 듣기참여자들의 마음에 또 다른 빛깔의 울림을 만들어냈으리라 믿습니다.
더불어 말하기대회에 듣기참여자로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큰 규모의 공연장에서 약 300명의 듣기참여자 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처음 참여하시는 분들도 많았고, 남성 참여자 분들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생존자의 경험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과 지지의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를 변화할 수 있는 힘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어질 말하기대회를 통해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오르는 길'에서의 즐거움과 연대감을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 말하기대회와 함께한 경험을 통해 마음에 담아두신 이야기가 있다면 상담소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서 함께 나누어주세요. 여러분과 함께 나눌 이야기들은 앞으로의 말하기대회를 이어나가는 힘이 될 것입니다.
# <춤추는 오름길> 리뷰 읽기
"삶의 오름길이 힘에 부칠 때 그녀가 묶은 리본들을 기억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