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역량강화
2018 일상회복 프로젝트 이야기
★ 일상회복 프로젝트란?
현재 여성가족부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의료, 법률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 제도가 생긴 이후, 성폭력 피해자들은 경제적 부담을 덜고 법적 대응을 하거나 정신과 및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국가의 의료, 법률 지원 외에 더 폭넓은 지원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상담소는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없는 성폭력 피해생존자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일지 고민하였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생존키트” 사업이었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한 “생존키트” 사업은 국가의 지원 대상은 아니지만, 일상의 질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교육, 여행, 문화생활 등의 일상 영역을 지원했습니다. “생존키트”의 목적은 성폭력 피해생존자가 스스로 지원금의 규모와 지출 계획을 기획하고 이를 실천하면서 삶의 안정성과 주체성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생존키트 사업은 적극적인 참여자들과 함께 4~5년 동안 진행되었고 2018년, “일상회복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 2018 일상회복 프로젝트 이야기
2018년 일상회복 프로젝트는 황금명륜 회원님의 후원으로 총 9명의 참여자와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일상회복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좀 더 단단해지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치유의 한 걸음을 내딛기도 했습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가장 먼저 ‘강제로 밖에 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무 하는 일 없이, 그냥 방 안에서 피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던 몇 달이었기에 저에게는 하나의 전환점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일상회복 프로젝트는 저에게 작지만 큰 전환점이 되어 주었습니다. 일주일에 3번 규칙적으로 집 밖을 나서고, 또 트레이너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점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이성을 마주치는 것 자체가 많이 두려웠던 저였지만 밖에 나서다 보니 그러한 트라우마도 미약하게나마 줄어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던 참여자는 책을 원하는 만큼 사기도 했습니다.
또한, 여유가 없어 돌아보지 못했던 소중한 사람들을 보듬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참여자는 피해 당시 도움을 받았던 친구에게 고마움의 선물을 주기도 했고 한 참여자는 간만에 친구와 함께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진솔한 대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여유로운 시간 동안 친구들을 만나면서 오해였던 부분 하고 싶었던 말들 전달하고 풀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행복했어요. (…) 그리고 저를 도와줬던 친구와 서울 여행을 하면서 받기만 해서 무거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 마음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고 그 친구와 조금은 더 돈독해지고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인간다운 삶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먹고 사는 것조차 어려운 세상이지만 생존은 삶의 충분조건입니다. 사람은 때로 내가 원하는 책과 영화를 보고 친구와 작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주변 사람을 돌아보고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나갈 여유는 사치가 아니라 나의 일상과 삶에 꼭 필요한 것입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 여유는 내 마음의 양식이 되고 사회적 지지망을 만들어주어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큰 힘이 됩니다.
일상회복 프로젝트는 2019년에도 진행됩니다.
스스로 삶을 기획하고 실천해나가는 참여자들과 일상회복 프로젝트를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