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혐오 동조를 멈추고 차별금지법 제정 계획을 밝혀라(11/26)
더불어민주당은 혐오 동조를 멈추고 차별금지법 제정 계획을 밝혀라
어제인 11월 25일 여야정치권에서 차별금지법이 연이어 언급되었다.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년 전 우리는 인권이나 차별 금지에 관한 기본법을 만들지 못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이라는 기구법안에 인권규범을 담아 한계가 있었다."며 임기 종료를 6개월 앞둔 시점에야 차별금지법을 언급하였다. 같은 날 오후 2시, 국회에서는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주최로 시작 전부터 비판이 쏟아진 ‘평등법(차별금지법)’토론회가 열리고 늦은 저녁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간담회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평등을 지향하고 차별을 막겠다고 하는 차별금지법도 개별 사안마다 신중하게 형량(결정)이 안 돼서 일률적으로 가다 보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문제가 많이 생긴다.”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4년 6개월만에야 차별금지법을 처음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선 후보자 시절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하거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었다. 그 결과 4년여의 시간동안 대한민국은 여전히 성소수자의 존재를 합의해보자며 사람을 찬반의 대상에 올려두었다. 혐오 정치의 시간에도 굴하지 않고 존엄과 평등을 바탕으로 범사회적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온 것은 다름 아닌 시민들이다. 어제 현장에 참석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공동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후보시절 발언에 대해 성소수자들에게 사과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즉각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 본인이 언급한 그대로 “6개월은 긴 시간이고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내에 반드시 완수되어야 할 과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남의 일처럼 관망하며 한 마디 보태는 데에 그칠 것이 아니라 남은 임기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
윤석열 후보는 일관되게 차별금지법이 자유를 침해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새삼스러울 것은 없으나 어제의 발언이 어처구니 없었던 것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대목이다. 윤석열 후보에게 자유란 기업이 노동자를 함부로 할 자유였다. 합당한 사유 없이 마음대로 차별하며 뽑고 멋대로 해고하는 그런 자유 말이다. 이미 차별금지법이 제정된 나라들은 자유를 모른다는 뜻인가. 차별금지법은 다름 아니라 개인의 자유를 확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법이다. 고용주와 한 공간의 권력자에게 힘이 집중된 구조에서 시민 개개인의 차별 받지 않을 권리를 위하여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또한 형사처벌 조항도 없는데 형량 운운하는 것은 법안을 읽지 않았다는 뜻이다. 언론의 마이크를 독점하다시피한 대선후보와 유력 정치인들에게 주문하다. 최소한 법안은 읽어보고 그 법에 대한 찬반을 논하라.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묻는다. 어제 열린 자당 정책위원회 의장 주최의 평등법 토론회에 대한 소감이 어떠한가. 더불어민주당은 어제의 토론회로 논의를 시작했다 자평하고 있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거쳐온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논의의 진도를 전혀 따라오지 않고 있었음을 시인하는 꼴이다. 이 자리의 반대측 패널이라고 부른 이들이 혐오를 퍼뜨리는 역할만 거들었을 뿐이다. 자당에서조차 국민동의청원 등의 국면을 거치며 이미 사회적 합의는 끝났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있다. 여전히 더불어민주당만 그를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이 자리에 보낸 윤호중 원내대표의 서면축사의 내용을 강력히 규탄한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 찬반 여론이 뜨겁다며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찬성과 반대)양측 모두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 수호를 위한 견해임을 잘 알고 있다”는 글을 보내왔다. 반대측의 혐오발언을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 수호를 위한 견해'로 격상시키며 융숭한 대접을 한 윤호중 원내대표, 그리고 이 자리의 문제점을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인권을 협상의 테이블에 올려두고 합의를 운운하는 혐오정치를 당장 중단하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연내제정에 즉각 나서라.
2021년 11월 26일
2021 차별금지법 연내제정 쟁취 농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