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후기]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여성가족부 성평등 기능 강화,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부터>
  • 2022-09-13
  • 1057



지난 9월 1일,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지단체로서 기자회견에 함께했습니다.


9월에 첫날은 성평등 주간이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 여가부는 양성평등 기본법에 따라서 일주일간 성평등에 관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에 버터나이프 크루 정상화 공대위는 여성가족부가 성평등을 말하려면,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으로 여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햇볕이 쨍쨍한 오전 11시, 정부청사 앞에서는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 공대위와 뜻을 함께하는 지지단체들이 모여 “여성가족부 성평등기능 강화, 버터나이프 정상화부터”라고 힘차게 외쳤습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함께 공유합니다.


<평등의 목소리는 폐지시킬 수 없습니다>


오늘, 9월 1일은 국가의 성평등 주간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버터나이프크루의 정상화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898년 여권통문에서 여성의 평등한 교육권, 정치참여권, 경제 활동 참여권을 이야기한지 125년이 지났습니다. 지금도 이 요구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유효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여성가족부는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을 폐지하며 성평등한 문화조성이라는 책임과 역할을 스스로 져버렸습니다.


성평등은 일상 속에 스며들어야 합니다.

성평등은 단지 참여자의 성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의 여러가지 차별적 요소들을 해석하고,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2021년 성격차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156개국 가운데 102위입니다. 여잔히 학교에서 성폭력을 피하려다 죽음을 맞이하고, 일자리에서 성희롱과 성차별을, 그리고 임금격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취미, 운전, 운동을 배우려고 하더라도, 일상 속 만연한 차별적 표현과 성폭력을 걱정하고, 타임의 시선을 우려하며 참여를 주저하게 되기도 합니다.일상 속 많은 부분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감각은 차별의 감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버터나이프크루는 이런 일상의 성차별을 바꾸어 내기 위한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일을 해왔습니다. 정책이 다다르지 못하는 아주 사소한 일상의 영역성을 바꾸는 것이 문화이기에 우리는 기꺼이 이 사업에 참여하여 성평등 문화를 조성해 왔습니다.


성평등은 헌법에 명시 된 평등의 가치입니다.

현숙 장관은 얼마전 한 방송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은 우선순위가 아닌 사업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하루아침에 이러한 일들이 ‘예산’을 이유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일상 속 안전을 위한 노력들이 어떻게 후순위가 될 수 있습니까? 평등을 만드는 일이 어떻게 우선순위가 아닐 수 있습니까?


성평등은 개인의 이념이 아닙니다. 성평등은 헌법에 명시된 평등의 가치입니다.

버터나이프크루 사업폐지는 현 정부가 잘못 끼운 첫 단추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하나의 사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성평등정책 기조 입막음의 시작이자, 사회의 성평등 수준을 후퇴시키는 결정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를 이야기합니다. 성평등 정책을 폐지하는 것은 여성가족부의 직무유기입니다.윤석열 정부는 집권하기도 전에 ‘여성가족부 폐지’를 말했습니다.김현숙 장관은 그에 발맞춰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성평등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입니까?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버터나이프크루를 폐지하고, 여성가족부를 폐지시키는 것이 여성가족부 장관의 역할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김현숙장관은 이제 버터나이프크루 페지라는 개인의 아집을 내려놓으십시오.국민들은 성평등한 사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눈높이는 이미 성평등에 있습니다.


김현숙장관님.

국민을 거스르고, 시대를 거슬러 성평등에 역행하는 행동을 지금 당장 멈추십시오. 성평등을 실현해야 하는 여성가족부 수장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실천하십시오.


리의 일상에는 더 많은 버터나이프크루가 필요합니다.더 많은 성평등을 이야기할 사람들과 정책이 필요합니다.그렇기에 요구합니다.


하나. 여성가족부는 청년성평등문화추진단 버터나이프크루를 정상화하라.

하나. 정부는 성평등 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을 확대하라

하나. 우리에겐 더 많은 성평등이 필요하다.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기능을 강화하라. 


기자회견문 속에도 언급되어 있는 여가부 장관의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는 말은 ‘여당 원내대표의 전화 한 통으로 사업이 중단된 것이 아니’라며 해명하는 과정 속에서 나온 말인데요. 그러면서도 “정부와 여당이 정책을 협의하는 것은 일반적인 당정협의의 일환”이라고 말하며 힘 있는 정치인의 반페미니즘 선동이 성평등 사업 폐지까지 이어진 상황을 ‘일반적 협의’로 언급했습니다. 여가부가 참여팀 선발도 공유받고, 심지어 여가부 장관이 참석하여 출범식도 진행한 사업을 우선순위가 아니라며 사업 중간에 중단시킨 상황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은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평등문화 사업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는지, 여가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이와 같은 말을 할 때 어떤 사회적 메시지가 던져질지 다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여가부가 25년째 진행하고 있는 ‘여성의 삶’ 통계는 조사 이래 최초로 ‘남녀의 삶’으로 제목이 바뀌어 발표되었습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친밀한 관계의 여성폭력 실태를 처음으로 파악하고도 공개를 미루다가 애초 예정보다 5개월이나 미뤄 발표하고, 어떤 보도자료나 브리핑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노골적으로 여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부담스러워하고, 여성의 차별적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며, 독립적인 정부 부처로서 정책을 추진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여가부를 보면서 오히려 여가부의 역할을 더욱 체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가부는 정부 부처 중 유일하게 평등을 사업 목표로 하고 있고, ‘구조적 성차별’의 구체적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정책을 집행할 권한도 있고, 성평등 문화를 만들고 싶고, 고민하는 이들을 불러 모아 일을 추진할 수 있게끔 하는 공간이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의 구호 “우리에겐 더 많은 성평등이 필요하다.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기능 강화하라”라는 요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고, 힘을 받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 지지서명 : campaigns.kr/campaigns/730 

 

<참고 기사>

-8/26 서울신문 [김현숙 "버터나이프크루, 여당 원내대표 말씀으로 중단된 것 아냐... 당정 협의 과정"]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826500080&wlog_tag3=naver

-9/6 한겨레 ['통계로 본 여성의 삶'→ '남녀의 삶으로... 여가부의 '여성'지우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057633.html?_ga=2.15834866.595338155.1662617378-1519123573.1654587705

-8/28 한겨레 ['여성이라서' 3명 중 1명 폭력 피해... 가해자 절반은 연인·배우자]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056492.html?_fr=mt2

 

<이 글은 성문화운동팀 동은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