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비밀이고 싶지 않다 국가는 임신중지를 건강권으로 보장하라! - '낙태죄'폐지 2주년 공동행동 집회 후기
  • 2023-04-27
  • 564

지금 당장 내가 임신중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약물로 임신중지가 가능하다고 해서 검색해보니 유산유도제는 아직 국내 도입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낙태 수술”을 검색해봅니다. 지식in에서 어떤 의사는 “낙태죄가 전면 폐지되어 임신 여성의 선택권을 전면 보장한다”하고 어떤 의사는 “모자보건법에 의해 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하는 범위가 따로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임신중지가 지금 합법인지 불법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검색해서 나온 몇 군데의 병원 사이트에 들어갑니다. 어떤 사이트에는 지식in에서 본 모자보건법이 명시되어 있고 어떤 사이트에는 수술한 사실을 타인이 알 수 있는지에 대한 Q&A가 있습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절차, 비용, 본인과 의료인, 주변인의 역할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었고 자세한 사항을 알기 위해서는 “비밀 상담” 버튼을 클릭해야 합니다.


2021년 1월 1일부로 대한민국에서 ‘낙태죄’는 완전히 폐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임신중지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과 절차가 있는지, 어느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공식 정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유산유도제는 아직도 도입이 안 됐고 임신중지수술은 경제적으로 부담됩니다. ‘낙태죄’가 폐지되었다면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을 위해 정부가 책임지고 조치했어야 할 일들이죠.

4월 9일 오후 2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2주년을 맞아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는 <우리는 더 이상 비밀이고 싶지 않다 국가는 임신중지를 건강권으로 보장하라!>집회를 개최했습니다. 시민들은 정부가 입법 공백을 핑계로 재생산권 보장 책임을 방기하는 것을 비판하기 위해, 국가가 임신중지를 건강권으로 보장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용산역 광장에서 모였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함께 집회에 참여했습니다.

임신중지 권리를 이야기하기 위한 다양한 사람들이 집회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현직 산부인과 의사인 최예훈님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임신중지와 관련하여 겪는 어려움을 나눠주셨고 고나영님은 장애여성에게도 안전한 임신중지와 재생산의 권리가 필요함을, 김영애님은 성.재생산 권리가 곧 모든 노동자들의 기본권임을 발언하였습니다. 심청님은 재생산 정의를 이루려면, 법적 제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불평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발언했고, 양지혜님은 청소년들이 마주한 현실을 짚으며 청소년도 보호자 없이 충분한 정보 속에서 임신중지를 결정할 권리를 보장받아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임신중지와 관련한 경험을 나누며 재생산 권리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있었습니다.


중간에는 신승은님의 힘이 나는 지지공연도 있었습니다.

 


집회 마무리로는 색색깔의 연기 퍼포먼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집회 참여자들은 "건강보험 전면 적용", "유산유도제 도입", "보건의료 체계 구축", "종합 정보 제공 시스템 마련", "임신중지 권리 보장 교육 실행", "사회적 낙인 해소 및 포괄적 성교육 시행",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보장 법체계 마련"을 함께 외쳤습니다.



집회 행사가 끝나고 행진은 용산역을 출발해 용산 집무실을 지나 녹사평역으로 이어졌습니다. 참여자들은 "유산유도제 도입하고 필수의약품 지정하라!", "비밀 상담 이제그만 공식정보 제공하라!", "국가는 임신중지를 건강권으로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용산 집무실 앞에서도 잠시 멈춰서 구호를 외쳤는데 경찰이 어찌나 많던지요. 이 행진 경로를 신고한 과정도 마냥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처음에 행진 신고를 할 때 용산경찰서는 행진 제한통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대통령 집무실 앞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금지하는 시위 장소가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이미 수차례 나왔는데도 말이죠. 모두의안전한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진행했고 법원은 경찰의 통보를 정지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결정된 행진 경로였습니다.


행진 중에도 중간중간 발언들이 이어졌습니다. 이윽고 녹사평 광장 앞, 마무리 발언과 함께 집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정부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끝으로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입법 공백은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지금 당장 임신중지를 건강권으로 보장하고 성과 재생산 권리를 위한 법제도 체계를 정비해나가야 합니다.

국가는 임신중지를 건강권으로 보장하라!

↓↓집회 내용이 더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이 글은 성문화운동팀 유랑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