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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후기] 2025년 3.8 세계여성의날, 성평등 정치의 염원을 담아 페미 응원봉 꾸미기!
  • 2025-03-21
  • 183



202538,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서울 광화문에 모였습니다.

11:30-17:00 부스 운영을 하고, 그 사이 14:30-16:00 기념식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부스가 끝난 후 비상행동 집회 합류 후 행진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스에서는 페미 응원봉 꾸미기, 성평등을 위한 나의 한마디 붙이기, 부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 후원을 진행했습니다.

계엄 선포부터 탄핵안 가결, 선고를 앞둔 지금까지 광장을 지키는 여성들이 있었지요. 여성은 언제나 광장에 있으며, 반짝반짝 빛나는 응원봉은 민주주의의 새로운 상징을 만들었습니다. 2030 집회 참여자의 상징으로 인식된 응원봉을 바탕으로 나만의 페미 응원봉을 꾸며서 우리가 사회에 바라는 가치를 알리자!’ 는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는 참여형 캠페인을 기획하였어요.

빵과 장미로 구성된 응원봉에 붙이는 요소로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비롯한 시민사회운동의 주요 입법 과제 10가지를 소개하는 의제텍스트(강간죄 개정, 차별금지법, 미프진, 혼인평등, 성착취산업 해체, 포괄적 성교육, 모두의 주거권, 장애인 이동권, 이주민 권리, 학생인권법)

꾸미는 용도의 일반 텍스트(탄핵, 성평등, 연대, 여성의 날, 3·8, 페미)

그림(투쟁머리띠, 미프진 그림, 무지개, 불꽃, 주먹, 빵과 장미, 고양이, 강아지, 말풍선-보드마카로 직접 작성)가 있었습니다. 300여명의 시민분들이 즐겁게 참여해주셨습니다.

 





더 생생한 3.8세계여성의날의 이야기를 함께해주신 세 분의 후기로 전합니다.

 

- 남 자원활동가의 부스 후기

이번 여성의 날 행사는 탄핵 국면에 진행되어 더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광장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것도, 여성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가 이렇게 절실했던 적이 없었네요.


저는 부스에서 나만의 응원봉 꾸미기 캠페인을 설명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맡았어요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10대 입법 과제에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혼인평등, 장애인 이동권과 이주민 권리 등 다양한 의제가 담겨 있었습니다. 아기자기한 꾸밈 요소와 의제 카드가 너무 귀여웠어요.. 디자인 최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부스에 찾아와 관심을 가져주셔서 기뻤어요아무래도 응원봉 안에 넣을 수 있는 의제가 최대 세 개 정도밖에 안 되다보니 다들 너무너무 시급해 보이는 10개 중에 두세 개를 고르는 걸 괴로워하셨는데요그러다 보니 각자 어떤 의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의제가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있었던 시간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의제는 아무래도 '차별금지법'이었고요, 또 청소년 동지들은 '학생인권법'을 많이 선택하시곤 하셨습니다. 그 밖에도 '이주민 권리', '장애인 이동권', '미프진' 같은 의제도 많은 선택을 받았네요!! (뜻하지 않은 의제 듀스 101이 되었네요^^;;) 사람들의 참여를 직접 눈으로 보고, 또 예쁜 응원봉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사회대개혁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높아진 요즘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여러분들과 또 참여자분들과 앞으로 우리가 만들 사회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다음에 또 불러주세요! 언제든 함께하겠습니다:)




-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작가의 기념식 후기


시대를 잇는 우리의 연대가 세상을 바꾼다


38일 올해도 어김없이 광장으로 향했다. 무지개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광장에 모였고, 꽃샘추위에도 광화문 동십자각 거리에는 온기가 느껴졌다.

오후 2, 깃발들이 한곳에 모이고 20253.8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의 기념식이 시작되었다. 김미란 활동가와 가수 오지은 씨가 진행을 맡았고, 올해의 슬로건 시대를 잇는 우리의 연대, 페미니스트가 민주주의를 구한다를 외쳤다.

 

[식순]

오프닝 공연, 본무대 영상 상영, 사회자 인사말, 대회사, 참석자 소개, 성평등 걸림돌 및 디딤돌 시상과 발표, 여성운동상 시상, 연대발언, 3.8 여성선언 낭독, 공연, 함께하는 율동, 폐회


매년 여성의 날에는 지난 한 해 우리 사회의 성평등과 여성운동 발전에 공헌한 사람들의 이름이 외쳐진다. 불의에 맞서 싸우고, 변화를 만든 이들이 올해도 변함없이 호명되었다.

 

[수상자 명단]

<성평등 디딤돌>

고용승계 및 성별화된 노동에 맞서 고공농성 중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2부장

동성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 자격 인정 판결을 이끌어낸 김용민·소성욱 부부와 변호인단

성폭력 피해자를 돕다가 해임당한 지혜복 교사

돌봄 일자리 안정화 투쟁 중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올해의 여성운동상>

56년 만에 미투로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을 이끌어낸 최말자 선생님

국내 최초로 여성혐오를 가해자의 범행 동기로 인정하는 판결을 이끌어낸 온지구님

 

이분들의 이름과 일들이 불려지는 그 광경만으로도 세상은 진일보하는 것 같았다. 퇴보하는 듯한 현실 속에서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무수히 많은 투쟁과 과정들이 모여 결국 광장의 목소리로 나왔다. 험난한 변화의 과정들은 그렇게 우리 모두에게 각인되었다.

시대를 이어 민주주의의 역사를 만들어 온, 성평등한 세상을 위해 투쟁해온 사람들이 함께 스쳤다.

'87 민주화 운동의 기폭제가 되었고, 공권력에 의한 여성폭력을 폭로한 권인숙, 직장 내 성희롱을 공론화하여 성희롱을 불법행위로 인정받은 우조교, 성폭력특별법 제정을 위해 싸워온 여성인권 운동가들, 수많은 대선 의제 가운데 정치권의 권력형 성범죄 문제를 대선 토론회에서 질의한 심상정, 위력성폭력 피해자들을 한결같이 지원하고, ‘반성없는 안희정의 정치를 광장에서 목놓아 외친 김혜정, 성폭력 피해자를 도왔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내쫓겼지만 책 <몰락의 시간>을 통해 세상에 사건의 진실을 알린 문상철.


역사를 만든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인권을 착취당한 많은 여성들이 미투로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세상을 변화시켜 올 수 있었다. 수없이 많은 눈물과 피해의 서사 위에 쓰여진 이야기가 이날 광장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여성들은 견고하고 높은 벽 앞에 좌절하지 않고,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사람들을 보다 더 확장하고, 보다 더 다양한 존재들과 연대하며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는 이만큼 나아왔고, 앞으로 저만큼 나아갈 것이라고 함께 외친 38,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더 단단한 연대를 만들었다. 우리는 내년에도 또다시 이 광장에서 건강하게 만날 것이고, 조금 더 변화한 세상을 맞이할 것이다. 그날을 간절히 소망한다.


- 수민 자원활동가의 비상행동 집회 후기

페미명절 3/8 여성의 날에 함께했던 자원활동가 수민입니다.

봄의 시작이 온 몸으로 느껴지던 날, 안국역에서부터 윤석열 퇴진을 함께 외치며 도착한 광화문 광장은 여성과 장미와 깃발로 가득했습니다. 여러 여성, 퀴어, 노동 단체의 부스들 뒤에는 윤석열 퇴진 구호에 맞춰 힘차게 휘날리는 수십개의 깃발들이 있었고, 비상행동의 발언대에서는 사회가 원하는 모습의 여성이 아니라서더 뜨겁게 광장에 나올 수 있다는 K-장녀의 말, 여성쿠팡노동자의 연대의 말, 투쟁중인 지혜복 교사에게 보내는 지지의 말이 특히 가슴 깊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이번 여성대회의 슬로건 페미니스트가 민주주의를 구한다는 선언을 그 어느때보다 더 크게 외치고 싶습니다. 페미니즘은 여성을 배제한 시민 개념에 문제를 제기하며 시작되어 어떤 차이가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있으니까요. 3/8 여성대회는 여성과 소수자가 우리 존재를 마음껏 축하하고 연대하는 곳이었습니다. 나라가 혼란한 탓에 여성의 날을 더 풍성하게 만끽하지 못함이 아쉽지만 여성으로서 많은 웃음과 연대를 나눌 수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협소한 이들이 뭐라고 하든 페미니즘은 민주주의의 선봉이며, 성평등 없이는 진정한 민주주의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며, 페미니즘의 물음에 답해나가는 것이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