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 변화

[공동성명] 피해자 없는 ‘검찰개혁’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본회의 통과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2026년 7월 31일「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본회의 통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우리는 수사와 기소의 제도적 분리가 수사와 기소의 단절이 아니라, 피해에 대한 증거를 바탕으로 한 사실관계 확인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공소제기가 이뤄질 수 있는 제도 설계로 이어지기를 요구해왔다. 우리는 70여 년간 유지되어 온 한국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중요한 변화에 수사와 기소의 유기적인 협력이 담기기를 바랐다. 사법개혁의 주요 의제인 피해자 권리보장이 담기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에 대한 실질적인 견제가 가능한 제도와 단계를 형사소송법이 아니라 범죄별 개별 법령에 명시하여 누락되는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노정했다. 또한 부실수사 등 수사절차상 하자에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다퉈야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떠넘겼다. 뿐만 아니라, 형사사법 절차상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수사진행상황 통지, 불기소 전 의견 청취, 구속사유 추가나 공판단계 피해자 참가제도 등을 반영하지 않았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불송치 사건 수가 늘어나는 반면(2021년 37만건에서 2025년에는 60만건), 이의신청 건수는 전체 불송치 사건 대비 9%에 지나지 않아 이의신청을 포기하는 피해자가 다수이다. 불송치 사건 중 검사가 재수사를 요구한 비율도 매년 감소추세라는 현실에서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담긴 공소청의 보완수사요구권, 시정조치요구권, 재수사요구권이 얼마나 수사의 공백을 메꾸며 범죄의 실체적 진실 발견과 엄정한 대처로 이어지게 할 것인지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공권력을 믿고 법적 대응을 결심한 피해자는 수사 진행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경찰과 공소청, 그리고 중수청 사이를 오가며 수사 지연을 감내해야 하고, 형사사법 절차상 당사자가 아닌 위치에서 충분치 않은 정보에 의존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에 명시되어야 할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제도는 반영되지 않아 사실상 피해자 없는 ‘검찰개혁’이 이뤄졌다. 범죄피해자의 권리 보장을 두텁게 해야한다는 요구는 검찰의 존치를 말하는거냐며 개혁 훼방꾼으로 몰렸다.
이로써 ‘검찰개혁’은 개혁의 본질을 잃었다. 제도의 완성도가 아니라 정치적 승패를 겨루는 정쟁으로 전락되었다. 이것이 ‘검찰개혁’인가. 여성폭력 피해자와 피해자지원단체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고 밀어붙인 여당 주도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본회의 통과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2026. 7. 31.
한국성폭력상담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장애여성공감,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