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회원·상담소 소식

마음 맞는 회원들과 진행한 소모임이나 회원놀이터 등 다양한 회원행사를 소개합니다.
(10/11이른11시)천명관의 '고래'로 만납니다!!
  • 2008-09-22
  • 3393
9월 20일.
비가 많이 내렸던 토요일에도 여성소설읽기 모임원들은 아침부터 상담소에 모였답니다.
흐린 날씨와 어딘가 잘 어울리는 추리소설 <여형사 K>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죠. 오랜만에 추리소설을 읽으니 정말 두근두근 스릴만점이더군요.
스릴 넘치는 이번 모임에 함께한 이들은 녀름, 당고, 오매, 푸른들판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여형사 K>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베토벤 바이러스> 등 각종 드라마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로 몸 풀기, 아니 입 풀기를 한 소모임 친구들은 곧 킨시 밀혼이라는 여성 탐정이 겪은 충격적인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에 빠져들었죠.

우선 여자들은 왜 나쁜 남자를 좋아할까, 나쁜 남자들이 풍긴다는 성적 매력이 가득한 수컷성의 정체는 무엇일까, 만약 그런 이성애 연애 패턴을 가진 여성들을 주변에서 본 적이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었으며 어떤 양상을 보았는가 등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는 <여형사 K>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들이 나쁜 남자에게 곧잘 빠져드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죠, 네네. 그런 이성애 관계가 사건이 발생하고 증폭되는 중요한 축이기도 했고요. (추리소설이므로 자세한 내용은 쉿!)

또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성폭력, 상담, 이야기나누기, 치유, 기억과 같은 것들이 탐정의 직업, 탐정이 일하는 방식, 사건을 재구성하는 방식과 얼마나 가까운지, 또는 먼지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토론이 이루어졌답니다. 성폭력 사건을 재구성하거나 해결할 때도 탐정들이 탐문 수사하듯이 주변 인물들을 찾아다니며 피해자가 진실로 괴로워한 것은 무엇이며, 그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샅샅이 파헤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바라든 바라지 않든 어떤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보기도 했고요. 기억을 듣는 작업, 끄집어내는 작업, 정리하는 작업, 그래서 재구성하고 털어내는 작업의 의미와 괴로움에 대해서 나누면서 탐정의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도 매력적인가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이 책의 제목은 <여형사 K>지만 이 책은 전적으로 여탐정의 이야기니까요.

중간중간 자신이 파악한 트릭의 진실과 추리소설의 결말,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다음 모임을 기약하며 즐거운 시간을 마감해야 했답니다.
 
 
 
다음 모임에서는 천명관의 <고래>를 읽어볼까 합니다. 여성 3대에 대한 마술적인 이야기죠. 탐정이 된 기분으로 이 소설을 철저히 파헤쳐보면 어떨까요? ^^ 탐정은 은밀하고도 고독하게 수사를 하지만 소설읽기모임은 열정적이고도 열린 곳이랍니다. 함께 하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날짜: 10월 11일 토요일 오전 11시
장소: 본 상담소 모임터
읽을 책: 천명관 <고래>
 
 
 
 
 
<고래>에 대한 알라딘 책 소개
제1회 <새의 선물>의 은희경, 제2회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의 전경린, 제3회 <예언의 도시>의 윤애순, 제5회 <숲의 왕>의 김영래, 제8회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의 이해경... 문학동네 소설상이 오랜만에 당선작을 냈다. 주인공은 지난해 여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천명관씨. 등단작 '프랭크와 나'를 제외하곤 아무 작품도 발표하지 않은 진짜 신인이다.
'이 소설을 '특별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임철우, '자신과는 소설관이 다른 심사위원의 동의까지 얻어냈다는 사실이 작가로서는 힘있는 출발'이라 말하는 은희경, '소설이 갈 수 있는 최대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았다고 평하는 신수정까지. 추천글부터 심상치 않다.
소설의 1부, 2부에서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와 주변 인물들의 천태만상이 그려진다.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금복의 딸이자 정신박약아인 춘희의 삶을 담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가 한 편의 복수극"이라는 작가의 말대로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을 품고 죽은 박색 노파가 등장, 주인공을 파국으로 이끈다는 설정이다.
조각조각, 수십 개의 에피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모두 모아놓은 양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듣던 옛날 이야기, 동화책에서 본 설화와 신화, TV 연속극 같은 스토리, 인터넷에 떠도는 엽기 유머 등이 섞여든다.
맨몸으로 시작해 큰 사업가가 된 한 사람의 이야기인가 싶으면 벽돌을 굽는 한 장인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시 여러 시대를 살다 간 인물들의 지난 세기의 이야기인가 하면 바로 오늘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썩 인상적인 데뷔작.

댓글(5)

  • 상담소
    2008-10-07

    그야말로 지대로 된 이야기꾼이더군요, 천명관씨는!!! 이번 모임 정말 기대됩니다. <저는 푸른들판>

  • 상담소
    2008-10-06

    오매입니다. 이 책, 정말 재밌네요. 느무 웃겨서 너무 웃다가 무지막지하게 책장을 꺾어 접은 것이 엄선해서 총 여덟 쪽. 전체 인물도를 그려보려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나 읽기도 바쁘다~ 하면서 고고! 그리고 무엇보다 책 날개 속 작가 얼굴 여러번 다시 봤어요. 이 사람이... 어허... 이 사람이.. 하면서. 이 책은 정말 다른 소설들과 다른데, 작가 인터뷰로 실린 부록의 글은, 그의 글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는가로 고심하는 전통 문예판의 문학평론가의 고통이 잘 나와 있습니다 ㅋㅋ. 문학평론가는 고통스러워하지만, 일반 독자들은 미친듯이 읽게 되는 책이네요. 당고가 "이 작가는 남자이지만, 여성성을 동경하는 사람 같아" 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요. 그런 감수성을 저변에 깔고선 금기와 성역없이 풀어놓는 입담, 정말 흥미롭더군요. 그래서 당최 무슨 내용이라는 거야? 싶은 분은 책 휘리릭 읽고 소설모임으로 오사이다 ㅋㅋ

  • 당고
    2008-09-22

    푸른들판/역시 빨리 올렸구랴- 우리에겐 지각은 없다는 거 ㅋㅋㅋ 옴/흐흐- 대하드라마지만 은근히 빨리 읽힌다는 거ㅋ 기대된당-

  • 2008-09-22

    아니 저런 소설이었단 말이야? 고래가? 거참 대하드라마 24부작이로구만

  • 푸른들판
    2008-09-22

    살아움직이는 듯한 글솜씨~~ 역시 당고 멋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