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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 내가 반한 누나들
- <무지개 너머 : 드래그 퀸 마샤 P 존슨> 을 함께 보다
오늘 모임에서는 넷플릭스에도 업로드 된 다큐멘터리 영화, [무지개 너머: 드래그 퀸 마샤 P 존슨]을 함께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2017년 한국퀴어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도 개봉되었던 영화입니다. 당시 개봉명은 <마샤 P 존슨의 삶과 죽음> 이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성소수자 인권운동, 특히 트랜스젠더 인권운동에서 기념비적인 인물인 트랜스여성 마샤 P 존슨과 그의 친구들의 삶과 죽음을, 마샤가 해왔던 활동들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의 사람들이 되짚어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의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스톤월 항쟁으로 시작되었다고들 합니다. 마샤 P 존슨은 이 스톤월 항쟁이 시작될 때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하였고, 이후에는 친구 실비아 리베라와 함께 거리를 떠도는 성소수자 청소년들과 성노동자들을 위한 쉼터인 S.T.A.R (Street Transvestite Action Revolutionaries)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마샤는 누구보다도 당차고 활발했고, 자신의 모든 것을 언제나 주변에 나누어주던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1992년 어느 날, 부둣가에서 마샤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경찰은 허술한 수사를 진행한 뒤 마샤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지어 버립니다. 그리고 마샤의 죽음에 얽힌 의문들은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뉴욕의 반폭력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빅토리아 크루즈가 마샤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는 과정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마샤의 죽음 이후로 실비아 리베라와 같은 마샤의 친구들이 살아왔던 삶과, 또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여성/소수자에 대한 폭력 - 이 영화가 촬영되던 시기에는 트랜스여성 이슬란 네틀스 살인사건에 대한 재판이 한창 진행중이었지요 - 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다양한 주제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마샤의 죽음을 부실하게 수사하는 경찰의 모습에 다 같이 탄식하기도 했고, 이슬란 네틀스의 재판에서도 사용된 '트랜스 패닉 방어 전략(트랜스젠더/게이 등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증오 범죄에서, 가해자가 '저 사람이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나에게 위협이 되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법정 전략)에 대해서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전 세계가 마찬가지구나- 라는 마음에 함께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트랜스젠더 인권 현황에 대해서, 또 소수자가 겪는 폭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구요.
<이 글은 소모임 참가자이자 이번 모임의 리다(leader) '리나'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