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상담소 소식
지난 22일, 한국성폭력상담소 B1 이안젤라홀에서는 페미니즘 컨텐츠 비평모임 <내가 반한 언니>의 첫 모임이 있었습니다. 기존회원 4분에 신규회원 1분까지 총 5명이 모여 근황을 나누고 2020년의 활동방향을 계획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먼저 올해의 계획을 나누었습니다. 건강 문제로 운동을 결심한 분도 두 분이나 계셨고, 이직과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같은 여성단체에 취업을 희망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새해부터 예상치 못했던 문제에 봉착해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분도 있었습니다. 각자 품은 다양한 고민과 함께 근황을 나눈 후 본격적으로 모임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모두가 쉬어가는 느낌의 모임이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진지하게 영화비평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편하게 감상평을 나누고 각자의 시선에서 만난 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모임을 운영하는 것으로 입을 모았습니다. 모임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공유합니다.
- 서울국제여성영화제나 페미니즘영화제 같은 큰 시즌을 잘 이용하자.
- 무비올나잇! 상담소를 빌려도 좋고, 소규모 공간을 빌려도 좋겠다.
- 우리 모임 특색에 맞는 행사도 한 번 기획해 보면 어떨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영화 장르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만큼 영상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도 다르고 좋아하는 장르도 제각각이었습니다. 디즈니 영화를 좋아하는 분부터 서스펜스/스릴러 마니아까지 좋아하는 영화의 취향은 몹시 다양했지만 싫어하는 영화 취향은 거의 만장일치로 좁혀졌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이 참 싫어하는 장르인 한국 남자배우들이 잔뜩 나오는 코미디나 조폭느와르였습니다. 어설픈 사투리를 쓰며 혐오발화를 쏟아내거나, 여성 캐릭터들을 단순하고 단편적인 존재로만 배치하는 장르 '문법'이 지겹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셀린 시아마 감독은 인터뷰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영화들을 사랑하면서 인생을 보냈다.' 는 말인데요, 대중문화 컨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만한 딜레마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후에는 앞으로의 일정을 정하고 모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내가반한언니'는 매월 모임마다 '리다'를 정해 그 날 공유하고 싶은 컨텐츠를 정합니다. 2월 모임은 '작은 아씨들'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벌써부터 다음 모임이 기다려지네요. '내가반한언니' 회원들이 본 작은아씨들 후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이 후기는 사무국 닻별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