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제가 10년 전에 어떤 선생님 환갑 모임에 갔었는데, 선생님네 오빠가 영상편지에 ‘인생의 반절을 산 걸 축하한다!’ 라고 보내놨더라고요. 그럼 120까지 사나?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진짜 100세 시대잖아요. 근데 모르겠어요. 80 너머의 인생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깊게 고민해보지는 않았는데, 몸에서 체감이 되는 건 있는 것 같아요. 일을 할때 종종 밤샘을 하기도 하는데, 예전에는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는 "어, 조금 힘드네?" 이런 게 느껴지고. (사자가) 말씀하셨듯이 어디가 아프고, 이런 부분들.

사  의지로 몸을 이기려 하지 않는다. 그게 저의 늙음의 모토에요,

지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자, 그 점에서 소식(小食)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소식도 실천을 해야 할......

사  선생님, 의지를 가지지 말자니까. 저절로 덜 먹고 싶어진다니까…….

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런 생각으로 임하겠습니다.

Q15.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느 시간으로 가고 싶으신가요?

닻  과거나 미래 상관 없이 얘기해주세요. 

사  저는 지금이 좋아요.

닻  타임머신 필요 없다?

지  그렇구나. 저는 어렸을 때 시골에서 산과 들을 뛰놀던 그 시절? 그 시절을 한 번 가본다면 어떨까?

사  가보는 건 상관없는데 거기서 다시 살아야 되면 너무 지루하잖아.

지  (웃음) 이게 내 친구 사자.

사  왜? 다르게 산다면 몰라도 또 똑같은 삶을 또 산다면…….

지  아니야. 다르게 살 수 있겠지. 지금의 내가 가면. 지금의 모든 기억을 잊고 가야 하나?

닻  가지고 간다고 생각하시면요?

지  가지고 간다면 분명히 다른 삶을 살겠지. 왜냐하면 살아오면서 후회되는 순간은 너무 많잖아요, 그런 순간을 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사  영화를 보니까 안 바뀌어 지던데? 매번 바꾸려고 엄청 노력하는데 항상 그러던데?

닻  되게 운명론적인 시각이네요.

사  약간 그런 거 있어요,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