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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상담소 소식

마음 맞는 회원들과 진행한 소모임이나 회원놀이터 등 다양한 회원행사를 소개합니다.
[후기] 회원소모임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 12월 모임
  • 2021-12-28
  • 1648

2021년 12월 16일 오후 7시, 회원소모임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이하 '페미말대잔치')> 올해의 마지막 모임을 zoom을 통해 진행했습니다. 앎, 메리, 인미, 지은 이렇게 넷이서 오붓하게 영화와 책, 여성의 노동 등을 다루면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가끔 합정-홍대쪽으로 외출도 하며 함께 맛집, 영화관을 가거나 술 한 잔 하는 시간도 가졌었는데 올해는 각자의 공간에서 랜선으로 만나게 되었네요.

근황 토크를 먼저 하다 보니 12월에 여성인권영화제가 개최된 것을 화두로 던졌습니다. 앎님은 연차를 내고 연속으로 영화제와 함께하는 파워 열정을 보이셨고, 저는 세 편을 관람하여 후기를 나눴습니다.


개막작 <그래서 그랬죠>는 가정폭력을 겪다가 남편을 방어한 피해자가 살인죄로 처벌받게 되는 상황들을 다루었습니다. 앎님은 남성이 여성을 죽이면 평균 2년~6년의 처벌을 받는데 여성이 남성을 죽이면 평균 15년의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고 합니다. 당사자들은 "가정폭력의 증거가 없다", "(설령 가정폭력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도망치면 되는 일 아니냐"라며 가정폭력에 대한 몰이해를 보이는 재판부를 비판하며,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 살인죄로 재판을 받게 되었을 때 가정폭력 피해로 인한 정당방위임을 참작할 것을 촉구하는 입법 운동을 펼칩니다.


그래서 그랬죠 스틸컷


<여성 병역거부자>는 이스라엘 여성들의 병역 거부 운동을 다루었습니다. 한국도 대체복무제도 도입 후 심사를 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에서도 양심적 병역 거부가 맞는지 '양심'을 심사를 한답시고 부적절한 질문들을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동안 병역 거부 운동은 종교와 평화적 신념 등에 의해서만 조명되어 왔지, 페미니즘 관점으로 병역 거부를 하는 이유는 사회에서 외면당해왔습니다. 페미니즘 관점의 평화 운동에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에서처럼 여성이 징병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무기 거래 반대를 통해서 넓은 범위의 병역 거부를 표현할수 있기도 하고요.


여성 병역거부자 스틸컷


마지막으로 <누가 인간인가>는 태아에게 인권을 부여하는 법·정책을 통해 임신한 여성을 통제하고 태아 학대로 처벌하는 미국의 현실을 신랄하게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심지어 임신한 여성이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한 것도 태아 학대라고 규정하고 교도소에 가두는 희한한 사태가 벌어집니다. 정작 치료가 필요한 여성을 복지로부터 멀어진 곳에 감금하는 것이야말로 국가가 여성과 태아를 학대하고 있는 것인데 말입니다.


누가 인간인가 상영작 홍보 카드뉴스 ⓒ 여성인권영화제


또 다른 주제로는 여성들의 저소득 노동을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업'으로 포장하는 사례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 일은 여성이 하기에 좋아. 이건 여성들이 결혼 후에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이야" 등등. 여성이 임신·출산·양육을 할 때 휴직과 노동권을 계속 보장하는 건 당연한 건데 마치 엄청나게 배려하는 환경인 것처럼 생색내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또한, 가사 노동과 돌봄 노동은 여성의 역할이라는 전제로 임금인상/승진/이직의 기회가 거의 없는 대신 야근도 없는 직종을 여성에게 좋은 직업이라고 추천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이직률은 높고 노동 강도는 강한데 최저임금을 주는 곳들, 그래서 기피되는 직종들이 유독 여성에게 적임이라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성 노동의 저임금은 소모임에서 끊임없이 얘기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간혹 섹스토이 정보를 교환하고 성적인 토크도 나누지만 별로 불편하지 않게 이런 주제로도 자연스럽게 대화 기류가 형성되어서 저는 이 소모임에 한층 더 애정이 생깁니다ㅎㅎ



ⓒ 쿠키뉴스 이정주 디자이너


페미말대잔치 참여자들의 공통된 참여동기 한가지는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을 표현할 공간이 부족하고 이에 대한 대화를 나눌 사람이 필요해서'였습니다. 굳이 페미니즘이라고 발설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관심만 보여도 바로 손절당하는 인간관계를 겪다 보니 더욱 이런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페미말대잔치 초창기 때는 참여자가 워낙 많아서 열 명 넘는 인원이 돌아가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시간이 부족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소수정예로 정착이 된 지금은 오히려 시간의 구애를 크게 받지 않고 늦은 밤까지 한 달 간의 목마른 소통을 하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오셨으면 합니다.


앎님의 페미니즘 추천도서 리스트를 공유받을 수 있는 득템의 기회에 주목해주세요~^^


내년에는 페미니즘, 여성주의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가 목마를 때 부담없이 접근할수 있도록 저도 온라인에서 홍보할게요.

저는 앎님이 추천하신 『사랑에도 동의가 필요해』 이 책을 읽고 내년에 모임에서 함께 나누겠습니다. 연말 마무리 잘하세요!


<이 후기는 본 소모임 참여자 지은님이 작성하였습니다.>



다음 모임은 1월 20일(목) 오후 7시 온라인 화상회의(ZOOM)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아래 참여 안내에 따라 이메일로 참여 신청을 해주시면 담당자가 확인하여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페미니스트 아무 말 대잔치에 참여하고 싶다면?
올해 "페미니스트 아무 말 대잔치"는 월1회 여성주의 수다모임으로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 진행하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사전 협의하여 다른 주 목요일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회원 및 지지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오니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하셔서 신청해 주세요~


◆ 일정 :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7시(상담소 사정이 있을 경우 협의 하에 일정 변경)
◆ 장소 : 신청자에게 별도 공지(*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온라인 ZOOM을 통해 진행)
 문의 : 한국성폭력상담소 앎 (02-338-2890, f.culture@sisters.or.kr)
◆ 신청방법 : 성문화운동팀 이메일(f.culture@sisters.or.kr)로 다음과 같이 참여 신청서를 작성하여 보내주세요!


제목 : [페미말대잔치] 회원소모임 참여 신청
내용 : 이름/별칭, 연락처, 참여 동기

* 담당 활동가가 참여 신청서를 확인하면 1주일 이내로 이메일 답장을 드립니다. 
* 신규 참여자에게는 모임 당일에 문자로 참여 안내를 보내드립니다.
* 1회 이상 모임에 함께한 참여자가 지속적으로 참여를 원하는 경우 카카오톡 오픈채팅 링크를 보내 페미말대잔치 단톡방에 초대해드립니다. 이후 단톡방을 통해 참여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