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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상담소 소식

마음 맞는 회원들과 진행한 소모임이나 회원놀이터 등 다양한 회원행사를 소개합니다.
[후기] 2023년 로스쿨 공익법무실습 - 페미니스트 자아를 가지고 산다면 무조건 언제든 다시 만나게 될!
  • 2023-02-28
  • 949

상담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갑니다. 때로는 내가 겪은 피해를 나누고 싶어서, 때로는 가해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고민하기 위해서, 때로는 그저 상담소 활동을 응원하기 위해서. 그리고 때로는 반성폭력활동에 함께하는 연대자로,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 

 

지난 2월 7일부터 14일까지 상담소는 2023년 로스쿨 공익법무실습을 진행했습니다. 반성폭력 활동에 함께하는 연대자로, 법률전문가로, 페미니스트 자아를 가지고 산다면 무조건 언제든 다시 만나게 될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들이었죠. 총 3개 학교 5명의 실습생분들이 상담소의 활동과 법정책영역, 최근 주요 이슈에 대한 판례분석, 법정 공판 모니터링과 법률상담까지 빼곡한 일정을 소화하며 성폭력 피해와 법률전문가의 역할에 대해서 톺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별 과제로 '2차 가해'를 양형인자로 고려한 사례조사를 발표하는 모습

 

처음 만나는 날, 상담소와 각 팀 활동영역에 대한 소개를 가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담소를 미리 알고 선택하여 실무수습을 진행하는 분도 있었고, 학교 내 소개된 프로그램을 보고 참여한 분도 있었어요. 짧지만 또 짧지않은 시간동안 무엇을 함께 나누며 경험할지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죠.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하기 위해 세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번 로스쿨 실무수습은 사무국 란 활동가와 도경 상근변호사가 각각 실무와 지도변호사의 역할로 함께 참여했습니다. 

 

스스로를 소개하며 제시한 세가지 키워드 중에 한가지씩을 꼽아보니 이런 내용이!

 

둘째날에는 반성폭력운동의 역사, 법정책 활동에 대한 강의와 성폭력 관련법에 대한 이해 강의가 있었습니다.

반성폭력운동의 역사는 오매 소장이, 성폭력관련법은 도경 상근변호사가 함께 했습니다. 

로스쿨 실무수습 기간동안 상담소가 주최한 제158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에도 함께 참여했는데요. 변화를 만들어온 성폭력 피해생존자들의 말하기와 현재도 변화를 만들어가는 우리, 긜고 여전히 변화하지 않는 일본정부와 한국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일정은 상담소 로스쿨 실무수습의 시그니처 활동, 바로 판례분석 과제였는데요. 2023년에는 총 2개의 판례분석 주제로 진행되었어요.  

첫번째 주제는 양형기준상 2차 피해를 살핀 판례를 모으고, 이중 1개의 판례를 개별적으로 선택하여 평석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2022년 10월 양형위원회는 6차 수정 양형기준을 발표하고,  성범죄 양형기준 상 일반 양형인자 중 2차 피해 야기를 양형상 가중요소로 명기했죠. 실제 성폭력 사건의 법적해결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책임을 전가하거나 부당한 압력, 지속적인 괸로힘이나 모욕적 발언, 피해자 인적사항 공개등 추가적인 피해를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지난 3년간 강간과 강제추행 판례 중 징역 판결을 받은 판례중에 2차 피해를 고려한 판례를 모으고 분석해보는 과제였습니다. 

두번째 주제는 동의없는 강간/강제추행에 대한 판례분석이었어요. 비동의강간죄 개정 요구가 높은 이때에 지난 3년간 강간과 강제추행 판례 중 동의, 현저히 곤란 등의 검색어로 파악되는 판례를 모으는 과제였습니다. 

 

두개의 조 모두 엄청난 양의 판례 모음과 또 예리한 시선으로 심금별 판례 또는 해외법령을 비교하며 판례평석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실무수습 과정 중에 재판 모니터링과 법률상담 배석시간도 있었는데요.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여군 성폭력 사건 두번째 가해자의 파기환송심 선고심과 기자회견 참여를 함께하며 법 체계내에서 다투는 성폭력 사건의 현장을 보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가해자에게 징역 8년형의 유죄라는 기쁨도 나눌 수 있었고요. 

해군 성소수자여군 성폭력사건 파기환송 선고심을 마치고!

 

법률상담 배석은 법적진행을 앞두고 있는 피해자분들과 상담소 법률상담 변호사님의 상담을 직접 참관하는 자리였는데요. 교과서에만 보던 내용이 아니라 실재하는 피해자와 어떤 내용과 태도로 상담하고 조력해야하는지 알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두개의 조, 그리고 5분이 모두 진행한 과제는 실무수습 마지막 전체 상근활동가들과 함께 활동보고회를 통해 나누고 피드백을 할 수 있었습니다. 2차 피해와 관련해서는 양형상 가중요소로도 판단하지만, 2차 피해 예방을 양형성 감경요소로도 많이 살피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어요. 동의없는 강간/강제추행 판례 분석관련해서는 사실관계가 유사함에도 유/무죄로 다른 판단이 내려진 판례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죠. 최협의설이라는 판단 기준이 오히려 현실에서는 유무죄를 가르는 기준으로서 합리적이지않은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짧지만 또 짧지 않은 실무수습기간이 새로운 연의 계기로, 그리고 반성폭력운동의 장으로의 초대였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여성인권에 관심있는 더 많은 법률전문가가 상담소를 매개로 만나는 기회가 더 확장되기를 바라고요. 

 

그럼 참여한 실무수습생 분들의 한줄 소감으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더 너른 시야와 감수성으로, 성폭력 피해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과 관심으로 

앞으로도 법률 영역에서 함께할 연대자로의 앞으로를 기대할께요! 다시 만나요! 

 

꼭 반성폭력운동의 영역에서 의도치 않게 다시 만나요!

 


올 때마다 마음이 편하고 좋았어요. 따뜻한 공간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족 중에 군 장교가 있어 해군사건 방청이 남달랐어요. 방청을 하고 활동가와 변호사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모습들이 의미있었어요. 양형 인자를 찾아보는 과제는 어려웠지만 했어야 하는 일을 한 것 정말 의미있었습니다. 아주 좋았어요. 꼭 다시 뵈어요. 


로스쿨에서 하는 공부는 정해진 답이 있고 그걸 얼마나 내가 아느냐가 중요했는데 실제 법률 상담을 하고 재판 방청을 해보니 정해진 답을 끼워 맞추는게 아니라 최대한의 이익을 위해서 정해지지 않은 답을 찾는게 중요하더라고요. 교과서에서 볼 수 없었던 그런 변호사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완벽하지 않지만 얻게 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서 변화하는게 아니라 그 밑에서 이렇게 활동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짧지만 시간은 상대적인 것이여서 결코 짧지 않았고, 압축적이고 밀도있는 시간이었어요. 상근변호사님이 있어 실시간으로 소통하듯이 즉각적으로 물어보고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또 제가 상담소에 오고 싶었던 가장 큰 계기는 제가 이 영역에서 일할 수 있을까 가늠해보고 싶었는데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나보다 더 강인한 사람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법률 상담을 배석하면서 텍스트로 보는 것과 실재하는 피해자를 대면할 때는 다를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페미니스트 자아로 산다면 무조건 언제든 다시 만날게 될 분들이라는 마음으로 이 과정을 잘 지났습니다. 의도치 않게! 또 만나고 싶어요.  


올 때마다 발걸음이 가벼웠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평소에 하지 못했을 경험들을 많이 했습니다. 공판 모니터링을 함께 할 때에는 그 자리에서 소름인지 전율인지 모를 감정에 휩싸였어요. 앞으로 어떤 분야를 가질 모르겠지만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제시되던 판례들을 다 읽어보고 피해자와 피고인 주장을 따옴표를 보면서 제가 공부한 것들이 어떻게 쓰이는지 느끼고 제가 그 사람들의 인생에 아주 중요한 모먼트일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회가 있어서 정말 감사드려요. 

 


로스쿨 입학 전부터 실무 수습을 오고 싶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저도 대학 학부 때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한 경험에서 무력했고 법학의 필요성을 느꼈는데 법학으로 피해자를 지원한다는 것이 이런 모습이구나라는걸 많이 보고 배웠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사례풀이집이 아니라 현실에서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본 상담 배석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배려와 또 여러 제안들 감사했습니다. 

 

 

 

<이 활동후기는 사무국 란 활동가가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