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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안대응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개별사례의 구체적인 쟁점을 알리고 정의로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故 장자연씨 죽음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여성단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 2009-03-18
  • 4353
故장자연씨의 죽음에 얽힌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예계의 여자 연예인 성상납 관행에 대한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어왔지만 매번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카더라' 통신으로만 남아왔었지요.
 
그 이유는  절대 권력을 보장받고 있는 정치계, 재계 인사들이 연예계와 관련된 구조 속에서 상납받아온 역사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고인의 죽음을 둘러싸고도, 성상납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뉴스를 접할수록 과연 이 사건이 명명백백히 수사될 수 있을지 불안하고 답답한 심정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유야무야 수사가 마무리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또 다른 우려는 여자 연예인의 성상납을 공공연한 관행으로 만들었던 연예 산업에 대한 문제제기는 사라지고 '두 소속사 간의 이해관계'로 이 사건이 묻혀버릴 것에 대한 것입니다.
 
많은 네티즌들과 시민들은 권력 사슬의 관련 당사자들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지에 대해 불신과 걱정을 표하고 있으며 제대로 수사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드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급박한 마음으로 수사당국의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여성단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자회견은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분당 경찰서 앞에서 열렸습니다. 
 
 
어제(3월 17일) 소위 '장자연 리스트' 문건의 필적이 고인의 필적과 동일할 확률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 결과를 경찰이 발표하였고, 오늘(3월 18일) 은 그 분석을 근거로 수사 방향을 전격 재검토하겠다는 분당경찰서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수사 방향의 긴박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미 분당 경찰서는
 
취재를 위한 언론사 차량이 가득했고, 주차할 공간조차 없이 붐비고 있었습니다.
 
 
오전에 분당 경찰서의 브리핑을 마치고 바로 이어서 시작한 <고장자연씨의 죽음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여성단체 긴급 기자회견>에 대한 언론의 관심과 보도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인터넷 공간에서,
검색엔진 검색어 1위에 오를만큼,
본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상담소 엠프의 성능이 낮아
야외 공간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엠프 사용에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마이크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나 봅니다.
 
발언자들이 소리 높여 외쳐도
기자들에게 잘 전달이 되지 않아서
각 언론사 기자들의 마이크가
엠프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입니다;;
 
 
대열을 가다듬고, 엠프와 마이크를 체크하고, 현수막을 들어 손에 쥐고
기자회견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을 함께 준비했던
 
문화미래이프,
서울여성노동자회,
언니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분들입니다.
 
급하게 준비된 기자회견인만큼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함께 하고 있는 다른 단체와
함께 하고 있는 시민들이
옆에 있다는 생각으로 든든합니다.
 
 
기자회견을 하는 내내 상담소에서 정성껏 준비한 피켓을 들고 우리의 주장을 알렸습니다.
아래 우리 상담소 활동가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피켓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번 사건은 결코 기존의 방식대로
유야무야 처리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많은 여자연예인들이
이러한 배경에서 희생되었다는 여론이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고 장자연씨가 소속되어있던 연예 기획사 대표의 실명과 회사 연혁, 지난 2002년 성상납 이슈와의 연관성에 대해 유력한 의혹들이 널리 드러나고 있습니다.
 
 
   
 
 
연예 산업은
거대한 산업으로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유통시키지만, 개인들은 드러나지 못 한 수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여자 연예인들이 겪게되는 문제는 이중, 삼중의 고통입니다. 여자연예인의 재능과 능력, 존재감 자체가 성적인 어필을 배제하고서는 구성되지 않습니다. 연예게 종사자와 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차별의 시선은 이들을 매우 취약한 협박과 폭력의 대상이 되게 합니다.
 
재능을 발휘하고 싶어도 성상납 제의를 받으며 번번이 좌절하고, 그 관문을 어렵게 통과한다 해도, 그것이 족쇄가 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처럼 여자연예인으로서의 수명을 위협합니다.
 
끝없이 몸을 고쳐 외모지상주의에 부합해도 그것이 도리어 비난의 화살이 되고, 소신껏 행동하고 일상생활을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간다 해도 어떤 여론에 휩싸일지 몰라 점차 고립되는 여자 연예인들. 이것이 고 장자연씨의 죽음과 관련해서 수사 당국이 놓치지 말아야 할 실체적 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고 장자연씨 죽음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함께 낭독하고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수사 당국은 여자 연예인을 성상납하고 죽게 해왔던 그 동안의 관행과 권력 사슬을 명확하게 파악해 차근차근 하나씩 수사해 나가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 여성연예인이 기획사와 공정한 계약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 성폭력이나 스토킹 피해에 대한 구제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연대의 정신>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많은 관련인들은 오랫동안 가슴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던 그 '사실들'을 밝히고, 제보하고, 편지로 보내주길 바랍니다.  
 
성상납의 사슬에 얽혀있는 당사자들을 알고 있는 주변인들은, 그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돕기를 바랍니다. 고통을 겪었던 사람들의 주변인들은 그들의 경험을 위로하고, 그들로 하여금 용기있는 연대를 할 수 있고록 돕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