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안대응
<공동논평>
텔레그램 성착취 문제 해결, 가해자들에 대한 일벌백계로 시작하라!
: 국내 최대 텔레그램 성착취방 운영자 ‘박사’ 검거에 부쳐
경찰청은 2020년 3월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 언급된 텔레그램 성착취 단체대화방 중 가장 악랄한 ‘박사방’의 운영자 ‘박사’를 체포하였다”고 발표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박사’로 추정되는 자를 특정하였으며 공범 13명도 순차적으로 검거하였다”고 한다. 더불어 “사이버범죄의 특성상 도명, 차명, 가명이 있을 수 있어 면밀하게 조사하여 범행 경위, 공범 여부, 범죄 수익 관리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텔레그램 성착취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요청한 20만명이 넘는 여성들의 분노에 경찰청 사이버성폭력전담수사팀이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잡는다”는 기치로 화답한 결과라 생각하며 환영한다.
그러나 텔레그램 성착취 문제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는 지금껏 성착취 범죄에 대한 용두사미식 결과를 너무 많이 보았다. 세계 최대 다크웹 아동성착취 사이트인 ‘웰컴투코리아’의 운영자도 그 범죄의 악랄함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큰 지탄을 받았지만 고작 징역 1년 6개월이라는 초라한 처분만 받았을 뿐이다. 우리는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방식의 성착취를 목도하고 있다. 지인의 얼굴을 음란물과 합성하여 유포하고, 해킹한 개인정보를 통해 협박하여 성노예화하고, 불법촬영물을 제작하여 익명의 단체대화방에 유포하고 수익을 얻는다. 이제 피해자의 피해는 범위를 특정할 수 없으며, 불법촬영물의 제작자와 소비자라는 전통적인 공식을 파괴하고 일반 남성들이 소비-유포-제작을 넘나들며 성착취 카르텔을 새롭게 형성하고 있다. 이들이 성착취 카르텔을 확장하고 새로운 방식의 성착취를 계속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은 고작 “1년 6개월”이라는 처벌 결과 때문이다. 성착취 카르텔을 끊는 첫 걸음은 ‘박사’에 대한 응당한 처벌, 그에 동조하고 동참한 공범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제대로 된 처벌일 것이다.
버닝썬 사건은 남성문화가 곧 강간문화임을 증명했다. 여성들은 이토록 만연한 폭력을 문화가 아니라 폭력이자 착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여성에 대한 폭력,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를 방관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는 외침으로 마침내 세상은 움직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이상 예전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박사’의 처벌 결과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며 제대로 된 처벌이 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경찰은 박사뿐 아니라 텔레그램 성착취의 공모자와 공범들에 대해서도 끝까지 파헤쳐 법의 심판대 앞에 세워라!
◦검찰과 법원은 텔레그램 성착취와 같은 악랄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박사방’ 운영자 박사를 비롯해 공범들을 모두 강력하게 처벌하라!
◦정부는 텔레그램 성착취와 같은 여성폭력의 재발방지대책과 고통받는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정책을 마련하라!
◦국회는 졸속한 ‘성폭력처벌법’ 개정에 머무르지 말고 디지털 기반 성착취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하라!
◦남성들이여! 텔레그램 성착취방의 묵인, 방조도 공범이다. 성착취 카르텔의 공범이 되지 말고 변화의 주역이 되어라!
2020.03.18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탁틴내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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