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안대응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개별사례의 구체적인 쟁점을 알리고 정의로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피해자를 학습 교재로 취급하는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퇴하라
피해자를 학습 교재로 취급하는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퇴하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오늘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성폭력을 저지른 지자체장의 공석 사태로 빚어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비용에 대해 "큰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라는 망언을 내뱉었다.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 장관의 논리대로라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오거돈과 故 박원순은 전 국민들에게 성인지 감수성을 가르쳐 준 스승이란 말인가.
이 장관은 "성평등 문제나 성폭력 피해 문제가 과잉 정쟁화되면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일상을 또 다시 뒤흔들고 있다. 피해자는 국민들에게 성인지 감수성을 학습시켜주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이제까지 이정옥 장관은 피해자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여성가족부의 수장으로서 이러한 관점으로 기관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인가. 성폭력 피해자를 학습 교재 따위로 취급하는 발언을 내뱉으면서도 한 점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 이가 여성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수장의 자리에 있어도 되는 것인가.
오거돈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여성가족부 장관의 망언과 관련된 기사를 접하고 "오거돈 사건이 집단 학습 기회라니, 그럼 나는 학습교재냐. 내가 어떻게 사는지 티끌만한 관심이라도 있다면 저따위 말은 절대 못한다. 주변에 피해주기 싫어서 악착 같이 멀쩡한 척 하면서 꾸역꾸역 살고 있는데 여성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내 인생을 수단 취급할 수가 있나. 저 소리 듣고 오늘 또 무너졌다. 영상 보고 너무 충격 받고 역겨워서 먹은 음식 다 게워내기까지 했다. 내 앞에서도 저렇게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라는 심정을 밝혔다. 피해자는 ‘유별난 사람’으로 여겨질까 두려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피해자의 인생을 수단으로 취급할 수가 있는가. 이정옥 장관은 자신의 헛소리에 상처받고 무너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 것인가.
이 장관은 7월 17일 "최근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발생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지켜보면서 성희롱,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러한 상황에 마음이 무겁고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는 마땅히 책임져야 할 이들의 침묵과 방관을 견뎌왔으나 오늘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망언으로 또 다시 상처받았다. 이 장관이 자신의 망언에 대하여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여성가족부 장관직을 사퇴하라!
2020. 11. 5.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