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안대응
김건희 미투 폄하 · 성폭력피해자 조롱 발언 사태,
다시 말한다. 피해자에게 사과하라.
좌절과 실망이 무한갱신되고 있는 2022년 20대 대통령선거 시기, 모여 웅성거리던 가해자들이 사라지고 대명천지에 성폭력 피해자만이 모욕적이고 참을 수 없는 추가적인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2022년 1월 16일 일요일 저녁, MBC 스트레이트는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 녹취를 보도했다. 보도시간 중 상당 부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에 대한 말이었다. 김건희씨는 안희정 전 지사를 옹호하고, 사건의 사실관계를 왜곡했으며, 피해자를 조롱하고, 미투운동을 폄훼했다. 1월 17일 월요일,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김건희씨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2022년 1월 18일 화요일 오늘, 우리는 가해자들은 사라지고, 가해자들이 느닷없이 소환한 피해자만이 또 다시 피해를 겪고 있는 현실을 목도한다. 대체 누가, 누구에게 성폭력 피해자를 제멋대로 소환하고 평가할 수 있는 마이크를 건네준 것인가.
2차 가해 발언 당사자 김건희는 보이지 않는다. ‘걸크러시’라며 영부인이 되겠다고 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공개 발언이면 문제겠지만 사적 대화라 사과 필요없다고 한다. 교육부 전 관료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도 사적 대화라 국민 사과가 불필요했나? 이수정 국민의힘 선대위 여성본부 고문은 안희정 사건 피해자에게 ‘대신’ 사과한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여론을 모으고 시청율을 최대치로 모았다가 “까보니 별게 없네”, “사적 대화에 웬 사과요구”, “맞는 말 했네”라며 흩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녹취록 공개 이후 문제점 몇 가지를 언급했지만 자당 출신 가해자에 의한 성폭력, 지지자들에 의한 2차 가해를 방치해온 역사 속에 책임지는 이는 없다.
MBC는 7시간 넘는 통화 중 이 부분을 선택 보도했다. 방송만으로도 2차 가해 재현일 수 있다는 내부 점검은 없었을까. 그런데 1월 17일, MBC 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피해자가 직접 생방송에 나와 인터뷰할 수 없나” 본 단체에 문의했다. 어떤 언론도 갑자기 이 상황에서 피해자를 불러 인터뷰하겠다는 곳은 없었다. MBC는 자성도, 내부점검도 없이 피해자를 다시 도마에 올리겠다는 것인가?
서울의 소리는 해당부분 녹음 원본을 유튜브에 게재하며 역대 최고수준의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댓글란은 안희정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배우자에 대한 여성혐오로 가득하다.
우리는 더 이상 이런 대선과 정치권의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다. 약속도, 책임도, 성찰도 없는 정치는 희망이 아니라 해악이고, 다친 국민을 살리고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갑자기 위험에 빠뜨리고 괴롭힘을 방관하며 그로 인해 모여든 관중들의 수를 세고 있는 정치는 더 큰 위험을 만들 뿐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요구한다.
- 김건희씨는 재판을 거쳐 보도된 본인 발언에 대해 성폭력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
- 국민의힘은 대선후보 배우자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성폭력 2차 피해 방지를 약속하라.
-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자들은 권력형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2차 가해를 당장 멈추라.
- MBC는 선택적인 녹취록 공개로 인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사태에 책임지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대응하라.
2022년 1월 18일
한국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