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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안대응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개별사례의 구체적인 쟁점을 알리고 정의로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기자회견] 군대내 성희롱 성추행 동성애자 인권침해 문제해결 촉구

<기자회견문_성명서>

 
 
 


군대 내 성희롱, 성추행 피해자인 동성애자 병사 인권유린 사건의
군 당국의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인 '친구사이'가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동성애자 병사 성폭력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 오마이뉴스 안윤학
 
 
 
작년 2월 자신의 성정체성과 관련하여 군대 생활의 고충을 상담하던 동성애자 사병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고충을 해결해주길 바라며 자신의 성정체성을 솔직히 말한 순간부터 군대는 강제로 HIV/AIDS검사를 실시하였고 피해 병사의 성정체성을 확인해야한다는 명분으로 동성과 성관계하는 사진을 제출하라고 요구하였다.  이 사건은 군대의 인권 수준과 더불어 사회적 약자인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극한의 상황을 보여주었고 군대는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그러나 그때의 끔찍한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한 동성애자 병사가 군대에서 인권을 유린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지속적으로 선임병, 간부들로부터 성희롱, 성추행을 당한 동성애자 병사의 면담요청과 문제 해결에 대하여 해당 부대 지휘관들은 가해자들을 징계하기는커녕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성정체성을 고백한 피해자를 문제 삼으며 피해자를 고통으로 몰아넣기 시작하였고 의학적 지식으로만 보아도 이 병사의 고통이 상당할 것임을 알아야 하는 일부 군의관은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을 군복무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고 왜곡하기도 하였다.  또한 성희롱, 성추행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피해자의 성관계 경험 등에 대해서도 수차 질문을 하면서 조롱하기도 하는 등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함으로써 깊은 모욕감과 수치심을 주었다.

  위와 같은 성희롱, 성추행 등의 성폭력에 이어진 2차 가해 과정에서 피해자는 심한 절망감을 느껴 죽고 싶다는 절망에 약을 과다 복용하여 자살기도를 하였으나 군대는 이러한 피해자의 절실한 외침을 외면한 채 정신병동과 비젼캠프(군 부적응자 캠프)에 보내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정신병동과 비젼캠프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계속 벌어졌고 절망에 빠진 피해자는 다시 자해행위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더 경악스러운 일은 피해자가 휴가를 요청하였음에도 받아주지 않은 해당 부대의 행태이다.  해당 부대는 피해자의 정당한 요청을 거부하였고 오히려 충격적이게도 정식적인 휴가를 보내주면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 어머니에게 책임을 묻는 각서를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 어머니는 아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해당 부대로 찾아가 군 간부의 요구에 따라 각서를 작성하였다. 

  피해자는 자신의 상태를 인권단체들에게 알렸고 10월 15일(월) 면담, 19일(금) 00정신병원 진단, 22일(월) 00대학병원에서 3시간이 넘는 심리검사를 하였고 피해자의 주요우울과 불안감 그리고 자살위험이 높기에 23일(화) 현재 00대학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접한 인권단체, 변호사, 성폭력상담원 등은 군대가 피해자의 성희롱, 성추행 등의 성폭력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보다는 피해자의 성정체성을 문제 삼으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고 판단하기에 10월 23일(화)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사건을 진정하였고 피해자 어머니와 함께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과 면담을 진행하였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전형적인 성폭력 사건일 뿐만 아니라 작년의 사건 이후로 허울좋은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지침”을 제정하며 동성애자 병사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처럼 시늉을 하던 군대의 성소수자에 대한 태도가 전혀 변한 것이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성애자 전환 희망 시 적극 지원해주겠다.’는 등 터무니없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나마 국방부가 관리지침에서 지키겠다고 한 ‘성경험 · 상대방 인적사항 등 사생활 관련 질문 금지 / 성희롱·성추행·성폭력 사고 발생시 엄중 처벌 (군형법 적용)하겠다.’ 는 지침은 이번 사건에서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군대 내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성추행 등 성폭력 사건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이 사건은 군대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의 원인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군대가 가지는 계급, 위계질서 중심의 악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며 동성애자에 대한 군의 편견이 결합된 전형적인 인권 침해 사안인 것이다. 설사 이 피해자가 동성애자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은 군대내 성희롱, 성추행 사건에 있어 가해자들을 엄중하게 다스려져야할 사건이었던 것이다. 그러함에도 가해자들을 처벌하기는커녕 피해자의 성정체성만을 가지고 문제라고 보는 것은 군대의 직무유기이자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권침해는 개별 사안에서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관행과 제도적/의식적 차원의 개선이 지속적으로 병행되어야만 해결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 시작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들에 대한 철저히 책임을 묻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건의 1, 2차 가해자들 및 지휘관들의 직무유기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  또한, 해당부대가 피해자의 고통을 십분 헤아린다면 피해자가 자신이 받은 고통을 치유하고 안정을 찾기 위한 청원휴가 요청을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국민의 인권, 특히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책무를 지닌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속히 이번 사건에 대한 긴급구제조치를 시작하여 하루라도 빨리 피해자가 이 악몽에서 벗어나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방부는 작년 2월 군대 내 동성애자 인권침해 사건 이후 시행하고 있다는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지침’이 과연 일선 군에서 실시되고 있는지 철저히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저 면피용, 전시행정으로 일관하며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에 기초하고 있는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지침’은 절대 군대 내 동성애자들을 보호는커녕 관리할 수 없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며, 간부,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가이드라인, 군대 내 동성애자 인권보호지침 등을 만들어 일선 군에서도 적용할 수 있게 혼신의 힘을 써야 할 것이며,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인권단체들과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해당부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라.
1. 해당부대는 성폭력 가해자들을 엄중하게 처벌하라.
1. 해당부대는 피해자의 청원휴가 요청을 즉각 수용하여 청원휴가를 명하라.
1. 국방부는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지침을 폐기하고, 새로운 인권 지침을 세우기 위해 인권단체들과 논의하라.
1. 국가인권위원회는 긴급구제조치를 수용하여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하라.
 
 

2007.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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