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안대응
정부는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을 엄정하게 처벌하고,
공연음란죄의 심각성을 고려한 예방 대책을 수립하라!
지난 22일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공연음란 혐의가 국립과학연구소의 조사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수창 전 지검장은 8월 13일 오전 12시쯤 제주시에 있는 한 분식점 앞에서 공연음란 행위를 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성폭력 범죄를 엄정히 수사해야할 검찰 고위간부의 공연음란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온 국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의 성폭력 사건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고위 공직자의 범죄 행위가 제대로 처벌 받지 않거나 오히려 그만한 일’로 그간의 공적을 무너뜨릴 수 없다며 여론을 잠재우고 사건을 수면 밑으로 가라앉히는 경우를 숱하게 보아왔다. 김 전 지검장 또한 범죄행위를 부인하다가 태도를 바꿔 혐의를 인정하고 치료를 받겠다고 선언한 이후, 거센 비판 여론이 오히려 인격 침해라는 주장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공무원법에 따르면 범죄 수사 대상 혹은 형사소추 대상일 때에는 스스로 면직할 수 없도록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김 전 지검장의 사표를 유례없이 즉각 수리했고,청와대는 반려 없이 재가했다.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공직자에 대한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와 청와대가 빠르게 사표를 수리하는 방법으로 공직사회 내 징계를 하지 않은 것은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공연음란 행위는 사소하거나 희화화할 일이 아닌 성폭력 범죄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연음란 행위를 가볍게 여기는 여론이 환기되어야하며 정부는 다양한 유형의 성폭력이 발생하는 현실에 주목하고 각 성폭력 유형에 따른 명확한 예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는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김 전 지검장의 공연음란 혐의에 대한 적법한 처벌이 이뤄질 것을 촉구하며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2014년 8월 26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