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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안대응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개별사례의 구체적인 쟁점을 알리고 정의로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직장내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out 선포 기자회견문
  • 2015-03-18
  • 3429

< 기자회견문 >


르노삼성자동차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우리 모두의 사회적 공감과 연대로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 조치 OUT!’을 선포하자! 
 


르노삼성자동차의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와 조력자가 여성/인권 단체들과 함께 르노삼성자동차를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2항 위반 혐의로 진정·고발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검찰과 고용노동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고용노동부는 검찰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할뿐이고, 검찰은 끊임없이 고용노동부에 수사 지휘만을 내리고 있을 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부당징계, 직무정지·대기발령 등 표면적인 불이익 조치는 중단되었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조직적인 따돌림을 겪고 있으며, 조력자에 대한 사측의 다양한 법적 조치 역시 지속되고 있다. 한편, 피해자가 제기한 민사소송 1심 판결에서는 가해자의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였음에도 사직을 종용한 임원의 태도나 기업의 책임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같은 사법부의 판결은 결국 직장 내 성희롱의 구조적 문제를 방기하는 것이기에, 피해자는 그 동안의 어려운 싸움의 과정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이다.

성희롱 사건을 알리고 해결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피해를 제기한 동료를 도왔다는 이유로 피해자와 조력자는 지난 4년 간 너무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벌어진 불법적인 사직 종용과 악성 소문 유포, 조직적인 왕따, 부당징계와 대기발령, 무고성의 형사 고소 등 수많은 불이익 조치들은 직장 내 성희롱이 단지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기업의 조직적 차원과 심각하게 연결된 문제인지를 방증하여 보여주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의 2014년 상담통계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불이익 조치 상담은 성희롱 상담 189건 중에서 73건으로 38.62%를 차지한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10명 중 4명이 직장 내 성희롱 피해뿐만 아니라 문제제기를 이유로 한 다양한 불이익 조치를 겪고 있는 것이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는 피해자나 동료들이 조직 내 성희롱 사건을 해결하고, 피해자가 원활하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림으로써 성희롱 사건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든다. 또한 사건의 당사자 뿐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사건에 대해 침묵할 것을 강요하고 피해자에게 도움을 주거나 연대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무기력감과 스트레스, 고용 및 노동 상황에 대한 위협감을 느끼게 한다.
 
성희롱은 구조와 권력의 문제이다. 직장 내 성희롱은 성적 권력 관계와 직장 내 위계, 고용 조건 상의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여 발생한다. 따라서 기업들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가시적, 비기시적 불이익 조치와 구성원들의 연대 차단, 징계와 고소고발 조치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직장 내의 위계 관계와 구조적 조건들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와 단속의 효과를 지닌다. 이러한 현실은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이제 더 이상 형식적인 성희롱 예방 교육이나, 가해 당사자에게만  집중하는 절차적 징계 방식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조직적 대응 방식과 불이익 조치에 주목하고, 이를 기업의 책임으로 명백히 함으로써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불이익 조치의 피해자와 조력자의 계속되는 싸움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모두의 싸움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사회적인 공감과 연대로 함께 싸워야 한다!
이에 오늘,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성희롱 피해자를 각종 불이익 조치로 내모는 회사와 사회에 본격적으로 대응하며,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근절을 위한 행동을 시작할 것을 선포한다. 우리는 직장 내 성희롱을 당사자들의 문제가 아닌 기업과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이야기하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기 위해 함께할 것이다. 더 큰 공감과 연대로, 함께 싸움을 시작하자!
 

 


2015. 3. 17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다산인권센터,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여성노동법률센터, 전국여성노조, 전국여성연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