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전환치료는 폭력입니다!
‘전환치료는 폭력이다!’ 긴급기자회견 후기
3월 9일 11시, 향린교회 향우실에서 전환치료근절운동네트워크(준)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전환치료(Conversion therapy)는 성소수자를 ‘치료/치유/교정’한다고 주장하는 치료 유사행위로, 치료할 필요성이 없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고치려’ 드는 비윤리적이고 비과학적이며 폭력적인 행위입니다. 이것이 치료행위는커녕 성소수자의 건강과 삶에 유해한 행위라는 것이 의학계의 연구결과이며, 중단시키는 것은 물론 국가 관련기관에서 이러한 전환치료 행사의 대관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UN의 권고사항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성경적 치유상담’이나 ‘탈동성애상담’ 등으로 불리며 1:1 상담, 캠프, 폭언과 폭력행위 등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 전환치료 사건의 법적문제점 및 소송대응 -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조혜인 변호사
최근 뉴스앤조이와 한겨레는 진주사랑의교회에서 벌어진 20대 초반 트랜스젠더에 대한 전환치료 폭력을 기사화했습니다. (관련기 사 ‘동성애’ 치료한다며 “귀신 들렸다” 무자비 폭행 / “트랜스젠더, 때리면 치유되나요?” ) 치유사역이라는 이름으로 시도된 이 전환치료 폭력사건의 피해자를 처음 만난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은 “얼굴은 온통 멍이었고, 두 눈은 핏줄이 터져 있어 누가 봐도 위기상황이었다”고 당시를 기억합니다. 띵동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모금을 하기도 했었지요.
이날 기자회견은 전환치료가 편견과 혐오를 기반으로 한 매우 위험한 행위라는 것을 알리고 범종교계,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전환치료근절을 위한 활동을 앞으로 펼쳐나갈 것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법률대리인과 종교계, 의학계, 지원기관 등의 발언 이후에 질의응답도 길게 이어졌습니다. 한국사회에 전환치료의 심각성을 알리고 경종을 울리는 첫 시작입니다. 전환치료근절운동네트워크(준)는 인간의 존엄을 해치고 자기혐오를 강화시키는 매우 위험한 행위인 전환치료를 근절하기 위해 법적소송과 피해사례의 모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갈 계획입니다.
▲ 종교계가 바라보는 전환치료의 문제
-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성평등과 정의 분과 민김종훈(자캐오) 신부
▲ 의학계가 바라보는 전환치료의 문제
-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승섭 교수
▲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입장에서 바라본 전환치료의 문제
- 성소수자 부모모임 (지인, 하늘엄마)
▲ 전환치료와 성소수자 인권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이종걸 사무국장
이날 기자회견은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박에디 상임활동가가 진주사랑의교회 트랜스젠더 인권유린 사건 경과보고를 해주셨고요. 기자회견문은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님과 성소수자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 박재경 팀장님이 낭독했습니다.
“... 전 세계 정신의학계는 이미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정신질환으로 보고 있지 않다.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차별과 편견이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오히려 전환치료가 성소수자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행위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유엔 국제인권기구들은 전환치료가 고문 등에 해당하는 국제인권법 위반 행위임을 명백히 하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이 정부 또는 의료단체 차원에서 전환치료를 실시한 정신의학 종사자들을 자격증 발부기관의 징계 절차에 회부하는 등 전환치료행위를 강하게 규제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또한 전 세계의 주요 기독교 교단에서는 이미 성소수자를 다른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평등하게 환대하는 방향으로 교단의 방침을 정하고 있으며, 성소수자에 대한 성직 안수 등이 시행되고 있다. 그 외에도 최소한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한 활발한 토론이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지금 대한민국의 일부 종교계에서는 조직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생산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있다. 또한 심리 정신의학계의 전문가 권고를 무시하고 전환치료(동성애 치유)를 정당화하고 탈 동성애가 인권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하며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활동에 전문가의 직업윤리를 저버린 의료계나 학계의 일부 인사들이 이에 동조하는 일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이러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진주 사랑의 교회 목회자를 형사 고소하기 위한 법률 대응을 시작했으며, 본 사건을 대사회적으로 널리 알리고 문제의식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 사건을 계기로 전환치료 행위의 위험성에 경종을 울리고 인간의 존엄을 해치고 정체성을 바꾸려는 시도의 모든 폭력행위가 중단되길 바란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종류의 전환치료 행위에 반대한다. 물리적인 폭력이 수반되는 행위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정체성을 치료의 대상이나 교정의 대상, 혹은 성 중독 상태로 규정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철저한 근절이 필요하다. ...”
앞으로도 전환치료 문제와 전환치료근절운동네트워크(준)의 활동에 꼭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