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기자회견문]
#모두에게_페미니즘_교육이_필요하다
성평등은 생존과 안전, 존엄한 삶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혐오는 공기처럼 모든 시대와 공간에 존재한다. 한국사회에서 여성 혐오는 일상에 만연해 있으며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들도 혐오의 대상이다. 사회 구성원 중 누가 혐오의 대상이 되는가? 혐오의 주체는 누구인가? 혐오는 사회가 무엇을 가치 있는 것으로 규정하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가치 있는 것에 소위 ‘정상, 기준, 표준’의 지위를 부여하며 다른 존재들을 주변화 시킨다. 혐오는 한 사회가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를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성적 대상, 출산과 양육의 담당자, 돌봄과 사랑, 헌신의 존재이며, 이것을 충실히 수행하는 범위 내에서만 가치를 부여받고 존중받아왔다. 이러한 규범을 승인하고 수행하지 않은 경우 혐오와 차별, 배제와 폭력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만나주지 않는, 말을 듣지 않는, 설치고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죽음을 당하는 일은 매일 매일 거듭된다. 여성과 소수자들은 자신에게 가해진 차별과 폭력에 저항하고 권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왔다. 그러나 소수자들에게 ‘분노’는 금지된 감정이었다. 혐오는 저항의 주체들에게 수치와 자책감, 자기혐오에 휩싸이게 함으로써 목소리를 억압하고 여성들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한다.
여성들의 일상은 전혀 안전하지 않다. 존엄한 삶을 박탈당해왔다. 여성과 여성의 일에 대한 사회적 가치의 재구성, 사회 구조의 전환이 시급하다.
성평등한 사회, 교육을 통해 앞당겨야 한다.
학교의 일상도 사회와 다르지 않다. 성별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교육과정과 교육내용, 위계적인 학교 문화, 여성혐오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학생들은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단속해야 한다고 배우고 있다. 여자는 여자답게, 남자는 남자답게라는 규범을 내면화하고 있다. 혐오 표현은 개인의 태도의 문제로 축소되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종종 무시된다. 페미니즘의 가치를 말하는 교사들은 공격당하고 있다. 학생, 교사 개개인의 실천으로 교육과 학교, 사회와 세계를 변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배워야 혐오가 차별이고 폭력임을 알 수 있다. 배워야 사회 구조를 바꿀 수 있다. 배워야 평등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다. 학교에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화하자는 청원에 수십만의 사람들이 동참한 것은 혐오와 차별이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성차별이 일상화된 세계를 해체하고 성평등의 가치로 전환해야 한다는 외침이다. 시민의 존엄과 자유를 보장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먼저 인식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교육에서부터 사회 전반까지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자는 호소이다.
문재인 정부는 성평등을 철학으로 정책 방향으로 명확히 선언하라.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은 성별, 나이, 종교, 정치적 성향, 성적 지향과 무관하게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나중에’라는 말로 성평등의 과제를 뒤로 미루거나 일부 집단의 목소리를 핑계로 망설여서는 안 된다. 사회의 핵심적인 철학과 가치에 성평등을 명시하고 사회적으로 실현해야 할 시급한 과제임을 선언해야 한다.
공약이었던 ‘성평등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성·교육·소수자 당사자 단체, 전문가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학교 페미니즘교육 의무화도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21만 명의 목소리가 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을 추가하는 문제로 축소돼서는 안 된다.
오늘 이 자리에는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성별, 성정체성을 갖고 있는 학교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청원자들이 모였다. 우리들은 문재인 정부에 요구한다. 여성과 소수자를 혐오하는 사회는 사람을 혐오하는 사회이다. 여성과 소수자가 안전하지 않는 사회는 사람이 안전하지 않는 사회이다. 페미니즘 교육은 모두를 위한 교육이며 모두의 존엄을 실현하는 교육임을 선언해야 한다. 정부는 페미니즘 교육에 대해 당사자인 학생·청소년 주체들과 교사들의 이야기를 직접 청취하고 관련 단체들과 지혜를 모을 수 있는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논의의 시작으로 우리는 학교 페미니즘 교육에 대한 입장과 정책을 청와대에 전달하고자 한다.
청와대 답변의 기한이 다가오고 있다. 답변은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여성과 소수자의 존엄과 모든 사람에게 평등과 안전, 자유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화려한 수사로 본질을 가리거나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기를 바란다.
문재인 정부는 학교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를 선언하라!
학교 페미니즘 교육을 위한 민관의 논의 구조를 만들어라!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1.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성교육표준안을 즉각 폐지하라!
2018. 2. 27.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교육 지금 당장’ 참가자 일동
❚ 참가 단체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사)탁틴내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장애여성공감, 무지개행동, 한국다양성연구소,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초등성평등연구회, 우주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주노총여성위원회, 불꽃페미액션, 여성+어린이+문학, 정치하는엄마들, 인권교육을위한교사모임 샘,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페미당당,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희망을만드는 법, 페이머즈, 드림청소년성문화센터, 동작청소년성문화센터, 중랑청소년성문화센터, 탁틴내일청소년성문화센터, 창동청소년성문화센터, 광진청소년성문화센터, 송파청소년성문화센터, 인천광역시청소년성문화센터, 부평구청소년성문화센터, 대전광역시청소년성문화센터, 대전서부청소년성문화센터, 대구청소년성문화센터, 대구아름청소년성문화센터, 광주광역시청소년성문화센터, 광산구청소년성문화센터, 울산광역시청소년성문화센터, 부산광역시청소년성문화센터, 늘함께청소년성문화센터, 탄생의신비관청소년성문화센터, 탄생의신비관이동형청소년성문화센터, 탄생의신비관이동형2청소년성문화센터, 서귀포시청소년성문화센터, 제주시청소년성문화센터, 수원시청소년성문화센터, 경기도청소년성문화센터, 경기북부청소년성문화센터, 부천시청소년성문화센터, 안양시청소년성문화센터, 경기북부이동형청소년성문화센터, 경기도이동형청소년성문화센터, 용인시청소년성문화센터, 화성시청소년성문화센터, 강원도청소년성문화센터, 강릉시청소년성문화센터, 원주시청소년성문화센터, 강원도이동형청소년성문화센터, 충남이동형청소년성문화센터, 충청남도청소년성문화센터, 충남홍성청소년성문화센터, 충청북도청소년성문화센터, 충주시청소년성문화센터, 충북이동형청소년성문화센터, 경북이동형청소년성문화센터, 경상북도청소년성문화센터, 포항청소년성문화센터, 경상북도북부청소년성문화센터, 경남이동형청소년성문화센터, 경상남도청소년성문화센터, 창원시청소년성문화센터, 전주시청소년성문화센터, 정읍시청소년성문화센터, 익산시청소년성문화센터, 군산시청소년성문화센터, 목포시청소년성문화센터, 여수시청소년성문화센터, 순천시청소년성문화센터, 전라남도청소년성문화센터, 마을성교육팀 달수다, 원주YMCA, 순천YMCA, 좋은세상을만드는사람들, 사)대구여성회, 사)대구여성의 전화, 로하스교육연구소, 소우주성문화인권센터, 사)대한에이즈예방협회대구경북지회, 위드교육,사)행복사회복지회, 대구여성장애인통합상담소, 행복가족심리상담센터, 마카다심리연구소
* 단체는 계속 추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