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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국제 연대

여성운동, 인권・시민사회운동, 국제연대 활동의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
○미국내의 스토킹에 대한 연구 조사-2002. 겨울
  • 2005-09-16
  • 3679

미국내의 스토킹에 대한 연구 조사

본 기사는 National Institute of Justice와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공동 후원으로 이루어진 연구인 'Stalking in America: Finding From the National Violence Against Women Survey' '를 윤영미님이 요약, 번역한 것이다.

1. 스토킹의 정의

본 연구 조사에서 사용한 스토킹의 정의는 NIJ (National Institute of Justice)에서 정의한 반 스토킹 모델 규정과 흡사하다. 반 스토킹 모델 규정은 스토커들이 그 피해자들에게 자명한 폭력적 위협을 했다는 증거를 요구하지는 않으나 피해자들이 강한 정도의 공포 (신체적 상해의 두려움)를 느낀 경우는 해당이 된다고 본다. 이와 마찬가지로 본 조사에서 사용한 스토킹의 정의는 스토커들이 그 피해자들에게 명백한 폭력적 위협을 했다는 증거를 제공하지 않아도 피해자들이 심한 공포감을 느낀다면 스토킹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2. 스토킹의 발생 비율

조사에서 스토킹의 피해는 개인의 평생에 걸친 발생 비율과 연간 발생 비율로 측정했다. 심한 정도의 공포감을 느꼈다는 정의 하에 평생 중에 스토킹을 경험했다는 피해자는 여성의 경우 8%, 남성의 경우 2%에 해당되었다. 즉, 미국 호구 조사에 의한 인구 조사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미국 전체 여성 인구 중 12명중에 1명이 스토킹을 당한 경우가 있었으며, 미국 전체 남성 인구 중 45명 중 1명은 스토킹을 경험한 바가 있다. 본 조사에 참여한 피해자 중 90%가 단 한명의 스토커로부터 스토킹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킹 피해자 중 여성의 9%, 그리고 남성의 8%는 2명의 스토커로부터 피해 경험이 있었고 세 명의 스토커로부터 피해를 받은 여성은 1%, 남성은 2%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 여성의 1%와 남성의 0.4%는 조사 실시전의 12개월 간 스토킹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 결과는 미국 전체 인구로 보면 약 1,006,970 명의 여성, 370,990명의 남성이 매년 스토킹 피해자인 것으로 해석된다. 스토킹 피해자의 74%는 18-39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유형의 폭행에 비해 스토킹은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가? 본 연구에서는 조사 대상자 중 0.3%의 여성들이 조사 시점으로부터 12개월 전에 해당되는 기간 중 강간 미수를 경험한 바가 있으며 1.9%는 같은 기간 중 폭행을 경험한 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1년이란 기간 동안 여성들은 강간보다 스토킹 피해가 세 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 스토킹의 피해자와 가해자

스토킹은 일반적인 범죄에 속하지만 그 일차적인 피해자는 여성이고 일차적인 가해자는 남성이다. 조사 대상 중 여성 피해자는 78%, 남성 피해자는 22%이었다. 여성 피해자들과 남성 피해자들의 스토킹 가해자는 각각 94%와 60%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피해자들이 보고한 스토킹 가해자들은 87%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그들의 가해자를 알고 있었다. 피해 여성 중 23%와 피해 남성 중 36%만이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했다. 더 나아가, 여성은 현재 또는 과거 배우자, 현재 또는 과거의 동거인 (동거인은 여성, 남성 모두 포함), 그리고 현재 또는 과거 여자/남자 친구와 같은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로부터 스토킹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피해자의 38%는 현재 또는 과거 배우자로부터, 10%는 현재 또는 과거의 동거인으로부터, 그리고 14%는 현재 또는 과거의 여자/남자 친구로부터 스토킹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59%의 여성 피해자와 30%의 남성 피해자들은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사람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여성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스토킹을 하는 경우는 여성이 상대와의 관계를 종료시키려고 할 때 스토킹이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견해와는 달리 여성들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에도 스토킹을 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록 남성들도 스토킹을 당하지만 여성들이 남성들 보다 스토킹 피해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스토킹 가해자와 피해자 사건에서 미국 여성 중 1.8%, 남성은 0.8%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했고, 미국 여성의 1.6%, 남성은 0.8%가 아는 사람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킹 유형으로는 여성의 경우 원치 않는 전화 통화 건수가 많았다. 비슷한 수의 여성 및 남성 피해자들이 가해자로부터 원치 않는 편지나 물건을 받았거나, 사유 재산이 파괴됐거나, 애완 동물을 죽이거나 죽이겠다고 협박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4. 스토킹은 왜 발생하는가?

스토킹은 다양한 상황에서, 그리고 다양한 관계를 갖는 사람들 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해자가 스토킹을 하는 이유 역시 매우 다양하다. 피해자들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가해자들이 스토킹을 하는 이유로 피해자를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가 21%, 피해자와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가 20%, 피해자에게 공포감을 주려고 하는 욕구가 16%로 나타났다. 또한 스토킹 피해자 중 7%만이 가해자가 정신과적 병력이 있거나 마약 또는 알코올 중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스토커들은 정신 이상자가 아닌,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사람들이다.

5. 스토킹과 다른 폭력과의 관계

스토킹과 다른 유형의 폭행과의 관계는 매우 밀접한 것으로 NVAW (National Violence Against Women)에서 보고하고 있다. 현재 또는 과거의 배우자, 동거인에 의해 스토킹을 당한 여성 중 81%는 동일인에 의해 폭행을 당했고, 31%는 동일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남성과 결혼을 했거나 동거한 사실이 있는 여성 중 20%는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그리고 5%는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므로 자신의 배우자 또는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는 남성들은 일반 남성 인구에 비해 상대 여성을 폭행할 확률이 네 배, 성폭행할 확률이 여섯 배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친밀한 관계에 의한 스토킹이 많았는데, 이혼하기 전에 아내를 스토킹했던 전 남편들은 스토킹을 하지 않은 전 남편들에 비해 정신적 학대나 여성을 통제하려는 행동을 나타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킹을 당한 여성 중 55%, 남성 중 48%가 스토킹 피해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응답했다. 대부분의 경우 피해자 자신이 신고를 했다. 스토킹 신고에 대한 경찰의 반응은 두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첫째는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 가해자를 체포하거나 유치할 가능성이 더 높았고, 둘째는 여성 피해자를 피해자 서비스 기관에 의뢰할 가능성이 남성 피해자인 경우보다 더 높았다. 스토킹을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들은 스토킹이 경찰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경찰이 그것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스토커로부터 보복을 당할 것이 두려웠다고 응답했다.

6. 스토킹이 미치는 심리적, 사회적 영향

조사를 통해 스토킹이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여성 중 30%, 남성 중 20%는 스토킹 피해로 심리 상담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스토킹 피해자는 피해가 없었던 사람들에 비해 자신의 안전이나 스토킹 가능성에 대해 민감했으며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무기를 소지하는 경우가 많았고, 여성과 남성 모두가 개인의 안전이 더욱 악화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스토킹 피해자 중 26%는 스토킹으로 인해 직장에 출근을 못한 경우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조사에서는 출근을 못한 이유를 묻지는 않았지만 그 이유는 대략 법원 심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 가해자와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그리고 변호사와 상의를 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측된다. 어느 정도의 손해를 겪었냐는 질문에는 피해자 중 7%가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시간적 손실을 겪은 후 다시 출근한 경우에도 평균적으로 11일간의 결근 손해가 있었다.

7. 결론

스토킹은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간주해야한다. 조사 결과 스토킹은 과거에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빈도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미국 내에서만 1,400만명이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8세 이하의 피해자 또는 홈리스나 전화가 없는 가정을 모두 포함시킨다면 피해의 범주는 더 클 것이다. 스토킹은 합법적인 형사상의 문제로 다루어야 하며 국민의 공중위생 사안으로 간주해야 한다.
반 스토킹 정관에서 뚜렷한 위협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 주에 따라서는 스토킹 가해자들이 그 피해 대상자에게 폭력의사가 뚜렷해야만 스토킹으로 간주한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스토커들이 말이나 서면으로 피해자를 협박한 후 행동을 실천에 옮기기보다는 일련의 암시적인 맥락을 통해서 피해자를 가해하기 때문에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설문에 응답한 피해자들 중 가해자로부터 직접 협박을 당한 경우는 50%에도 못 미친다. 이런 결과는 구체적인 언어적, 서면적 협박을 스토킹의 증거로 요구하는 모든 주의 반 스토킹 법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관점을 지지하고 있다.
스토킹에 대한 연구는 유명 인사 스토킹을 넘어서 아는 사람이나 친밀한 관계에 있는 일반 사람들의 스토킹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다수의 스토킹 사례는 서로 잘 아는 사람들 간에 발생하며 모든 스토킹 건수의 반 정도는 현재 또는 과거에 친밀한 관계에 있던 사람들간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므로 향후 연구는 그런 관계에 있는 사람들간의 스토킹에 주력해야 한다.
국가의 형사법 관계자들은 스토킹 피해자의 안전 사항에 대해 종합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 간에 스토킹과 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여성 스토킹 피해자의 81%는 동일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31%는 성폭행을 당했다. 판. 검사 그리고 변호사들이 적절한 사건처리와 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우려면 스토킹 피해자들이 당면한 실제적인 위험에 대해 주지시켜야 한다.
공식적, 비공식적 법 집행 및 중재의 효과에 대한 조사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조사에 의하면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가해자 중 70%는 명령을 준수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구속이나 접근 금지 명령과 같은 공식적인 법 체제의 중재보다는 경찰의 경고와 같은 비공식적인 경찰 개입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다양한 상황 하에서 어떠한 법의 중재가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
국민의 정신 건강을 위해 일하는 관계자들은 스토킹 피해자를 위한 적절한 치료에 대한 종합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스토킹 피해자 중 25%가 스토킹으로 인해 심리상담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토킹 피해자들은 다른 유형의 피해자 보다 자신의 신변 안전에 대해 공포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 건강 관계자들이 스토킹 피해자를 돕기 위해서는 스토킹의 특성, 스토킹이 미치는 정신적 영향 그리고 스토킹 피해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많은 정보가 있어야 한다.
스토킹 중재 전략에는 주소를 비밀로 보장하는 프로그램이 추가되어야 한다. 자료에 의하면 스토킹 피해자의 20%가 스토커를 피하기 위해 거주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감안한다면 피해자들의 주소에 대한 비밀 보장을 해야한다. 피해가 지속되거나 신변 안전이 매우 위험한 피해자들에게는 새 주소를 노출시키지 않고도 우편물을 받을 수 있도록 주소의 비밀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피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 본 논문을 번역해 주신 윤영미님는 현 수원과학대학 항공관광과 교수로 한국성폭력상담소 후원회원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스토킹 관련법이 조속히 제정되기를 바란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