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특집 3호] 디지털 성착취와 연동되며 수익구조화되는 성매매
지난 3월, 성매매 여성이 단속 나온 경찰에게 불법촬영을 당했습니다. 경찰이라는 지위, 성매매 여성이라는 취약한 위치성을 이용한 성폭력이었습니다. 성폭력을 당해 마땅한 사람은 아무도 없듯, 이 사건의 피해자 역시도 그렇습니다. 경찰의 위법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과 함께 연속으로 기획한 총 세편의 기사를 여러분께 공유합니다. |
현재의 성산업은 포털사이트와 연계되어 구조화된 수익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 자본주의화된 플랫폼의 저변이 확대됨에 따라서 이러한 포털사이트나 SNS 등은 성착취물의 판매와 유통으로 거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착취물과 성매매 알선 등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같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인터넷 도박과 같은 시스템에서도 교환되는 성착취물에 대한 기사를 많이 보셨을테니, 별로 놀랍지는 않으시겠지만요.
성착취물의 유통 및 구매와 성매매 알선의 경로가 겹치는 현실에서, 십대 탈가정 청소년들이 취약한 경제 ·정서적 자원으로 인해서 많이 포섭되는 것 같습니다. 탈가정 이후 불안정한 거취와 경제 상황에 놓였을 때, 친한 여사친의 소개로 만난 남성 지인에게 그루밍 온라인 성폭력을 당하고 성매매 알선을 강요당했다는 인터뷰 등이 여러 논문에서 관찰되고 있으니 십대 여성의 실존을 위협하는 위기는 그들의 내외부를 관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서는 성구매 남성등이 환상으로 가득찬 후기를 작성하면, 무료 성매매 쿠폰을 제공하겠다는 영업 행위를 하거나 묶어서 할인행사 등을 개최하면서 성구매자 남성이 실제 성매매 산업의 관계자를 만나지 않고도 거리낌없이 행위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플랫폼 자본주의 시대에 십대 등은 더욱 편리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려하지만, 정보 접근성의 확대나 사회적 관계망의 확대라는 긍정적 경험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플랫폼 민주주의가 온전히 실현되지 않는 환경에서, 이들의 표현 욕구 및 행위는 이들의 몸을 타고 흐르면서 자본화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현장 지원단체 등은 내담자들의 요구 조건과 이들의 자립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본 소득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성매매 여성 당사자들은 사회적 소수자이고, 재난 지원금 등의 사회복지 정책에서도 소외를 겪고 있기에 특히나 1차적으로 시행해 볼 만한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차차의 경우는 성인 여성에 한정해 법률 상담만을 지원하고 있기에 해당 논문과는 다른 점이 있지만 성인조차 지원받을 수 없는 현실에서 10대의 권리는 얼마나 보장되고 있을까요?
결국, 십대의 성매매 문제는 이들의 주거권, 노동권, 참정권 및 기본 소득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도 스쿨미투 사건을 지원하며 10대 참정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운동하시기도 했지요. 욕망하는 주체인 10대들이, 가정환경과 같은 우연적 요소에 의한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회에서 ‘보호’받으면서 건강한 도전들을 계속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콘텐츠기자단 '틈'의 원영 님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