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서울시 산하의 공공기관(투자출현기관)인 서울사회서비스원에서 일어난 직장내성희롱과 괴롭힘에 대해서 서울시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가 기관과 기관장장(황정일)의 2차 피해를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관련기사 보기 Click)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보육, 돌봄 등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적 기관입니다. 보육교사였던 피해자는 보육시설장에게 2020년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을 겪고 사내에 문제제기를 하였습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은 피해를 인정하면서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다른 보육시설로 전근을 보내고, 결국 그만둔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등의 지속적인 2차 피해를 저질러왔습니다. 

서울시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의 결과를 환영하고, 기관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여성주의상담팀의 호랑이 연대발언으로 함께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연대발언 (여성주의상담팀 호랑)

먼저, 직장내괴롭힘과 성희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포기하지 않고 싸워온 피해자와 함께해온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에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2021년 5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성폭력 제로 서울시’를 선언하며  직장 내 성적 괴롭힘이 일어나지 않도록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고, 시가 모범을 보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1년 뒤, 2022년 5월 서울시 산하 기관인 사회서비스원은 직장내성희롱 피해자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피해자가) 종종 없는 말을 지어낸다”, “직장에서 불성실하고 책임감 없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며 피해자를 비난했고, 지난 11월에는 심지어 대표이사가 가해자를 두둔하며 “근로자에게 경도된 판정”이라고 발언하였습니다. 서울시의 투자출현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언한 “성폭력 제로 서울시”에 해당하지 않는 것인가요? 모범이 되어야 할 서울시 산하 기관의 대표가 직장내성희롱을 무마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 서울시정의 목표와 일치하는지 서울시장에게 질문하고 싶습니다. 

직장내성희롱의 또 다른 이름은 직장 내 성적괴롭힘입니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언어적, 물리적, 환경적 성희롱은 피해자의 직장생활을 괴롭게 만들고, 결국 직장을 떠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직장에서의 성적 괴롭힘은 성별에 관계 없이 상사가 부하직원을 괴롭히기 위해 행해지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은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해 형법과 별도로 남녀고용평등법을 통해 형법보다 포괄적으로 직장내성희롱을 금지하고 사건을 징계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서울시의회의 감사에서 피해자의 사건이 불송치 되었다고 운운한  황정일 대표이사의 발언은 스스로의 감수성 결여와 무식함을 보여줄 뿐입니다. 

피해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에 대해 2차 피해를 인정한 서울시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의 결정은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피해가 온전히 구제가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직장을 떠난지 이미 2년이 넘은 피해자가 아직도 싸우고 있는 것은 그간의 2차 피해에 대한 사과를 받기 위한 것일 것입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3조(다항)은 폭력 피해로 인한 전보나 전근 등의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를 명백한 2차 피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건 접수 후 피해자에 대한 부당한 인사발령에서부터 피해자를 비난하는 발언에 이르기까지 2년이 넘는 시간동안 2차 피해를 가해온 서울시 사회서비스원과 대표이사 황정일은 잘못을 인정하고 제대로 된 사과를 전달해야 합니다. 

또한 이것은 서울시청이 책임져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제18조)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2차 피해를 방지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시정목표인 ‘성폭력 제로 서울시’가 허울뿐인 말이 아니라면, 지금 이곳 청사에서 일하고 있을 오세훈 서울시장 또한 이번 사건을 좌시하지 않고 자신이 뱉은 말을 실천으로 옮기기를 바랍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의 곁에 서는 연대단체로서 이번 사건의 진정한 해결을 바라며 황정일 원장의 사과 촉구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