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여성·인권·국제 연대

여성운동, 인권・시민사회운동, 국제연대 활동의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
[후기] 아시아권 여성재단 여러분, 환영합니다!
  • 2023-05-11
  • 656

어느날 한국여성재단에서 요청이 왔습니다. 한국여성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아시아권의 여성재단들이 한국에 방문했는데, 한국의 여성단체에 방문해서 단체소개 및 모금현안에 대해 소개해줄 수 있냐고요. 한국여성재단은 상담소에게도 든든한 파트너라 흔쾌히 수락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상담소에 방문한 홍콩과 인도의 여성재단 관계자 분들을 맞이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역사와 조직도, 팀별 업무와 활동가 소개를 간단히 마치고 상담소의 모금 현황과 모금현장 관련 이슈를 공유했습니다. 상담소의 현재 후원회원 수와 자부담 비율, 2022 후원동향 분석 및 감경후원 문제 등을 소개해 드렸는데, 비슷한 듯 다른 3개국의 현실에 함께 고민을 나누어 주셨어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세 나라 사람들이 모여 영어를 사용해 소통했는데요, 프로페셔널 통역사 님께서 상담소의 발제를 영어로 번역해 주시고 내방해주신 분들의 질문은 한국어로 번역해 주셨답니다.




한국의 여성단체를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질문도 아주 많이 나왔는데요, 개중에서는 아주 예리한 질문이 참 많았어요. 아무래도 재단이다 보니 후원금 모집과 단체 홍보, 기금사업에 관한 질문들도 꽤 있었고요. 어떤 질문인지, 여러분께도 슬쩍 보여드립니다.



<아시아권 여성재단 내방객 질의응답 내용>


Q1. 홍콩은 온라인 상에서 피해생존자에게 막말을 하거나 이분법적으로 왜곡하여 분위기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온라인에서 어떤 언어로 대중을 설득하나요?

A. 한국에도 유사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혐오발언,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당사자에게는 응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이 논쟁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고려하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소모적 논쟁보다는 해당 주제에 대해 반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로서 어떤 화두를 던져야 할지를 활동가들과 충분히 논의를 거치고, 생각할 거리를 함께 논의해보자고 짚어보는 방식으로 입장/성명을 내고 있습니다.


Q2. 단체 활동 소개 때 ‘페미니즘’이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데(여성주의 상담 같은), 한국성폭력상담소가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를 강조하는 이유가 궁합니다. 반성폭력 운동에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A. 성폭력 문제를 구조적 관점 없이 바라보게 되면 피해자-가해자라는 사인 간의 일탈적 행위로 해석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폭력은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적 문화에 1차적인 원인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페미니즘의 렌즈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하죠.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에서 그치지 않고 성폭력 가해자가 가해행위를 할 수 있었던 맥락과 환경, 사회문화와 사회구조에도 문제제기하며 활동하기 위해 여성주의적 관점을 견지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Q3. 인도에서는 성폭력 피해생존자에 대한 기금 마련이 어려워 생계 지원, 경제적 자립을 위한 교육과 훈련 등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의 실정은 어떤가요?

A. 한국에서는 성폭력 피해생존자에 대한 기금 마련이 엄청 어렵지는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있는 성폭력 사건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후원이 쏟아지기도 해요. (안희정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등...) '성폭력은 사라져야 한다'는 명제가 전사회적으로 통용되어서 인 것 같아요. 여성운동이 열심히 활동해온 성과이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사건별로 관심도가 다 다르고, 여전히 성폭력 사안 자체를 부정하거나 피해자 유발론을 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서 설득하고 싸우는 활동들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Q4. 특정 이슈 발생시 일시후원 등 후원이 폭증한다고 했는데, 가장 큰 후원은 얼마였고, 고액후원자 예우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일시후원자를 정기후원자로 전환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시나요?

A. 현재까지 가장 고액을 후원해주신 분은 1억을 후원해주신 후원자분이십니다. 지방에 거주하고 계셔서 상담소 사무실로 초대해 단체 소개 및 환영과 환대의 인사 나누는 시간을 가졌고, 명절마다 선물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일시후원자분들 중에는 소액을 여유가 있을 때 하시는 분들도 가끔 계신데요, 상담소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소소한 이벤트를 기획하거나(일시후원자 인터뷰) 상담소의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보내드리고 있어요.


Q5. (2015년에 지은) 새 건물 마련 과정 자체가 반성폭력운동 기금을 확대하는 의미였을텐데, 모금을 통해 건물을 세운 것 등 건물 마련하게된 과정과 배경을 알고 싶습니다.

A. 현재 건물을 짓기 전에는 양 옆 단독주택들과 비슷한 건물이었습니다. 단독주택이다보니 사무실로 쓰기에 불편한 점도 있었고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누수 문제로 침수가 잦았습니다. 건물 연식 자체가 오래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요. 사무실 이전과 새 건물 짓기 중 고민하다 지금의 위치에 건물을 새로 짓는 것으로 결정하고 벽돌기금을 모았습니다. (신축사무실 개관식 영상 바로가기) 새 건물을 짓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1억을 후원해주신 감사한 후원자님이 계셔서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B1층 '이안젤라홀'은 후원자분 자녀의 이름을 따서 붙였어요. 공사를 시작한 다음에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을 수 있게 후원해주신 528분과 25곳의 후원으로 무사히 새 사무실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1층 창문에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의 이름이 적혀있어요.


Q6. 수입 중 모금 비율이 꽤 큽니다. 정부, 재단, 기관 등의 지원금이 생각보다 적어서 놀랐는데요, 혹시 개인후원, 정부지원금으로 커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나요? 어떤 방식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좋을까요? 제언을 해주어도 좋습니다.

A. 저희는 그래도 수입 중 후원금의 비중이 큰 편이어서요. 정부지원금의 경우 정권에 따라 지원 여부가 불투명해진다는 점이 가장 불안한 것 같아요. 성폭력특별법에 성폭력상담소 운영을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저희도 일부 정부지원금을 받고 있기는 합니다만, 궁극적으로는 재정자립도 10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개인후원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점은 고민입니다.


Q7. 성소수자와 관련한 활동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성소수자인 성폭력 피해자 지원도 하시나요?

A. 크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요, 그 외에도 성소수자인 성폭력 피해자 상담도 일상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여군 성폭력사건>도 상담소가 사무국을 맡아 지원하고 있고요. 외부에서도 성소수자 피해자가 상담을 요청하시면 저희 상담소로 많이 안내해 주시더라고요. 그 외에도 <트랜스젠더 성폭력 생존자 지원을 위한 실무적 조언> 번역,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8. 수요시위를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주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시성폭력의 문제입니다. 국가가 주도했다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습니다.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로서 전시성폭력 문제에 연대하기 위해 연 1회 수요시위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2023년 2월 18일 제1582차 수요시위 후기 보러가기)




무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열띤 대화의 장은 아쉬움과 연대를 남기고 기념사진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상담소를 찾아주신 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이 글은 회원홍보팀 닻별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