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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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안된다. 무력충돌 중단하고 대화를 시작하라!
11월 23일 우리는, 북한군이 1시간가량 서해 해안포 기지에서 연평도로 해안포를 발사하고 남한이 대응 사격하는 국지전이 발생하였고, 이 과정에서 한국군 2명이 사망하고 연평도 주민을 포함한 10여명이 부상당하였다는 경악스러운 소식을 접하였다.
한국전쟁 이후 분쟁지역인 서해5도 근처 바다에서 남북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처럼 북한이 남한 영토에 직접 포격한 사례는 없었다. 남북 군인 사이에 대립을 넘어 민간인이 부상당하고 가옥이 불에 타는 등 한국 전쟁이후 가장 심각한 무력충돌이 일어났다.
우리 여성들은 남북 사이에 ‘말’의 전쟁이 현실적인 ‘국지전’으로 비화된 오늘의 사태를 심각히 우려한다. 이번 사태는 남북관계 악화와 대화단절이 얼마나 참담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칫 전쟁이 현실로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희생된 한국군과 피해를 입은 무고한 주민들에게 비통한 심정으로 조의와 위로를 전하면서, 남북 대립으로 인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희망한다.
북한군이 남한의 호국훈련을 이유로 연평도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공격하여 피해를 준 것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 전시에도 지켜져야 하는 민간인 보호 규정을 어긴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한편으로 그동안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악화를 방치해온 것에 대해서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한반도에서 ‘국지전’의 반복·확대인가 아니면 분쟁의 근본적 해결인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이 비상한 상황에서 남북의 군사적 긴장 해소를 갈망하며 남북한 정부에게 아래와 같이 엄중히 촉구한다.
첫째, 현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남북당국은 더 이상의 무력충돌을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는 이미 동족 사이에 군사적 대결과 전쟁이 가져왔던 참담한 공멸의 역사를 경험했다. 남북 사이에 더 이상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위기를 평화적으로 관리하고 더 나아가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도록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둘째,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쟁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를 촉구한다. 무력충돌이 거듭되고 있는 서해는 남북 사이의 화약고와 같다. 남북은 이미 10·4선언으로 서해지역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서해평화협력지대로 만들어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남북 합의에 기초하여 서해분쟁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강구하기를 요구한다.
셋째,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남북관계를 강력히 열망한다. 연평도 사태는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경제에도 크나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더 이상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국지전이 재발되는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인 한반도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 전환을 위한 획기적이고도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하기를 요구한다.
우리 여성들은 한국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올해, 남북정부가 군사적 대립과 비방이 아니라 화해와 협력, 통일의 길로 나아가 한반도 주민과 세계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를 기대해왔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남북이 상호 공격하고 민간인마저 희생당하는 불행한 현실을 두려운 심정으로 목격하고 있다. 남북 당국이 대화에 당장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하며,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평화적 방법’을 통해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루어낼 것을 촉구한다.
2010년 11월 23일
평화를 사랑하는 여성단체 일동
경기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기독여민회,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부산성폭력상담소,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수원여성회, 여성사회교육원, 울산여성회,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센터, 충북여성민우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