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정부재원으로 생색만 내는 만5세아 통합과정,
공공형·자율형어린이집 시범사업 규탄한다.
정부재원으로 생색만 내는 만5세아 통합과정,
공공형·자율형어린이집 시범사업 규탄한다.
정부는 민간어린이집의 보육서비스 질 제고와 부모의 시설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취지의 ‘공공형·자율형 어린이집 시범사업’ 계획과 사실상 의무교육 확대라면서 ‘만5세아 보육·교육 통합과정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아동양육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를 요구해 온 정당, 여성,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정책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보육과 교육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것이기에 이 자리에 모였다.
1. 국민여론 수렴 없는 일방적인 발표, 정부는 미래세대를 위한 장기계획부터 밝혀라!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는 공공형·자율형 어린이집 시범사업 공청회를 해당 어린이집 원장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발표했다. 이어 5월 2일에는 국무총리실과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합동으로 ‘만5세아 통합과정 운영’방안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연이어 발표된 이번 정책은 현재까지 각 부처가 추진해 온 보육과 교육정책 기조를 뒤흔드는 것이고, 정책도입 목적에 비해 그 효과성은 대단히 의심스럽다.
민간과 개인어린이집에 정부 재정지원을 통해 국공립어린이집 수준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공공형 어린이집’, 부모의 보육시설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다는 ‘자율형 어린이집’, 만5세아 보육과 교육과정을 통합하여 공통과정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만5세아 통합과정 운영’. 이 정책들은 이름만으로는 좋은 정책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공적 인프라 구축 없이 재정지원만 확대하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개인어린이집에 정부 재정지원을 한다고 해서 국공립어린이집이 될 수 없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 자율형 어린이집의 높은 보육료로 인해 소득계층이 높은 일부 부모를 제외하면 도리어 시설 선택권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보육과 교육은 소관부처와 관련 법률이 다르기 때문에 신중한 통합정책이 필요하지만, 이런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사회에서 성장하는 아동보육과 교육을 책임지는 부처끼리 정책의 부정적 효과를 무시하고, 정책조합의 효과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채 통합적인 정책을 수립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정부는 졸속 통합과정이 아닌 아동보육과 교육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부터 먼저 수립해야 한다.
2. 시설 관리감독 방안 취약한 정책, 재정효과성 논란만 불러온다.
‘만5세아 통합과정 운영’은 ‘사실상 의무교육’이라는 언론보도가 무색할 정도로 통합과정 운영과 교육과학기술부가 재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공공형 어린이집 시범사업도 개인소유 어린이집에 아동인원수 별로 재정지원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체 어린이집 수의 89.3%, 전체 사립 유치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 소유 시설에 정부재원을 확대하면서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관리 감독 방안은 취약하다. 최소한의 보육서비스 질을 확인하기 위한 보육시설 평가인증제도는 의무 적용되지도 않는다. 보육시설 평가인증제가 시행되어도 서비스 질과 재정운영에 대한 사회적 불신은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이 전무한 것은 문제이다. 정부는 국민세금으로 부모부담 낮추겠다고 생색만 낼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정부재원이 사용될 수 있도록 먼저 지도감독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
3. 보육과 교육을 시장에게 맡기려는 정부, 부모소득에 따른 보육·교육 격차 강화정책 철회하라!
보건복지부는 개인소유 어린이집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를 발표하면서 우수한 민간 어린이집이 부족한 지역에만 국공립어린이집을 설치하겠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만 5세아는 부모부담 비용을 경감하겠다고 하면서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이용여부가 결정되는 ‘자율형 어린이집’을 시행하려고 한다.
보건복지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생애 초기 가정환경과 소득 격차에 따른 기본 학습능력의 격차가 이후 누적적 교육 격차를 발생’시킨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보건복지부가 자율형 어린이집을 도입하겠다는 속내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부모의 소득 격차에 따른 보육격차를 심화시키는 자율형 어린이집 시범사업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OECD 최하위라는 결과가 우리사회에 던진 메시지를 무시한 것이고, 아이들의 성장을 국가보다는 시장책임으로 맡기려는 발상이다.
정부는 보육의 공공성 확대를 위해 국공립어린이집을 보편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첫 번째 책임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4. 특별활동 규제 없는 지원확대는 재정낭비이며, 부모의 비용부담이 낮아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공공형 어린이집, 만5세아 공통과정 운영을 통해 부모부담 보육료가 낮아지거나 무상이라고 말하지만, 현재와 같은 특별활동 적정 관리 방안으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허상이다.
현재 어린이집은 24개월 미만 영아에 대한 특별활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그 외 연령에 대해서는 오전시간대 특별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어린이집에서 실시하는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영어 등 외국어를 제외하면 대부분 표준보육과정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이거나 아동발달에 적합하지 않는 것이었다. 특별활동 내용이 아동 발달에 반드시 필요하다면, 이는 표준보육과정 또는 표준교육과정에 반영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만 5세아 통합과정 운영을 추진하면서 특별활동에 대한 규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가 하루 3-5시간의 통합과정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산정해 시설에 지원할 경우, 그 외 시간에 대한 자세한 프로그램 규정이 없으면 대부분 특별활동으로 충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모는 시설에서 특별활동이 필요하다고 하니, 그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부모는 기존의 만5세아 보육료와 교육료를 납부하지 않더라도 특별활동비, 기타 잡부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무상교육의 취지는 퇴색되고, 비용부담 경감을 체감하기도 어렵다.
특별활동비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으면 정책 효과성에 대한 부모원성을 피할 수 없으므로 정부는 반드시 규제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한 정당, 여성,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만5세아 통합과정 운영 및 공공형·자율형 어린이집 시범사업을 규탄하며, 아동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육과 교육정책이 수립될 때 까지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 국민과 소통 없는 이명박 정부, 졸속 계획 폐지하고 미래 세대 위한 장기계획부터 마련하라!!!
- 정부가 지원해도 민간시설이 국공립시설 될 수 없다. 국공립보육시설 대폭 확충하라!!
- 민간어린이집에 정부재원 늘려도 믿고 맡길 수 없다. 평가인증제도 의무화하라!!!
- 특별활동 규제없는 무상교육 의미없다. 정부는 특별활동 규제방안 강화하라!!!
- 부모소득에 따른 보육격차 조장하는 자율형 어린이집 시범사업 반대한다!!!
2011. 5. 12
KYC(한국청년연합),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위원회, 전국여성연대, 진보신당,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 6개지부 27개 회원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