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 2012-03-02
- 3054
[성명]
박은정 검사님, 꿋꿋하게 검사직을 지켜주세요!
-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 앞장섰던 박은정 검사님을 지키고 싶습니다 -
오늘, 결국 부천지검의 박은정 검사가 사표를 썼습니다. 박은정 검사는 기소청탁과 관련된 최근 논란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조용히 검찰을 떠나는 길을 택했습니다. 박 검사님의 평소 정의로운 성품과 뜨거운 열정을 아는 우리로서는, 박은정 검사를 잃는 일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정작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은 복지부동이고, 도리어 자기 역할을 그 누구보다 훌륭히 해왔던 사람이 떠나는 현실, 국민으로서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습니다.
박은정 검사는 지난 12년간 여성·아동성폭력 전담검사로서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향상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박 검사는 명실공히 성폭력전담검사로서 전문성과 열정을 갖고 성폭력 피해자가 수사재판과정에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진술밖에 없는 성폭력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는 전문적인 수사로 성폭력 사건 해결에 많은 기여를 해왔습니다. 또한 2006년 국가청소년 위원회에 파견 근무 시에도 청소년 보호 관련 법률과 제도 정비사업에 주력했습니다.
박은정 검사는 성폭력 신고율이 10%도 안 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피해자는 보호받고 가해자는 처벌 받는다’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크게 일조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동 성폭력 피해자를 직접 피해자보호쉼터에 연계하는 등 피해 이후의 일상생활까지도 돌보는 따뜻함을 갖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여성연예인 성폭력 사건 해결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의 <성폭력 수사·재판 시민감시단>에서 수여하는 “2010년 성폭력 수사ㆍ재판과정에서의 여성인권 보장을 위한 디딤돌”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법의 정신과 의미를 제대로 실현하는 검사 한 사람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이 땅의 수많은 피해자와 현장에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가라면 너무나 잘 아는 바입니다.
다행히 대검찰청에서는 박은정 검사의 사표를 반려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는 박은정 검사 같이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면서도, 뜨거운 가슴을 가진 분이 대한민국의 검사로 일할 수 있기를 강력하게 원합니다. 박은정 검사는 누구보다도 공정하고 용감한 분이며,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들의 인권을 위해서도 검찰에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이런 분을 지키지 못하고 만약 이대로 잃는다면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국민에게 크나큰 빚을 지는 것입니다.
- 우리 여성계는 박은정 검사님께,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 누구보다도 앞장섰던 당신을 적극 지지하고 응원하며, 앞으로도 꿋꿋하게 검사로서 일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 우리는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대로 일하는 검사’가 시달리지 않고 올곧게 일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를 요구합니다.
2012. 3. 2.
한국여성단체연합 ·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댓글(1)
박은정 검사님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