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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교육

여성주의적 담론생산을 위한 연구와 반성폭력을 위한 교육 사업을 공유합니다.
2006년 상반기 상담통계 분석
  • 2006-07-28
  • 3734
2006년 상반기 상담현황

1. 전체상담 현황

1991년 4월 개소 이래 2006년 6월 30일까지 본 상담소에 접수된 상담은 총 36,636건(54,796회)이며, 이중 성폭력 상담은 총 29,455건(80.4%)이었다.
2006년 상반기에는 총 2,273회(1,405건)의 상담이 접수되었고, 상담 방법별로는 전화상담 1,271회(55.9%), 인터넷 745회(32.8%), 면접 235회(10.3%), 서신 6회(0.3%)회였다. 이를 지난 해와 비교해 보면 게시판 상담이 크게 증가(메일180, 게시판565)하여 인터넷 상담이 전체 상담의 30%를 넘게 차지하였고 면접 상담비율도 10%로 증가하였다.
이중 성폭력 상담은 1,328건으로 전체 상담의 94.5%를 차지하고 있다.

2. 2006년 상반기 상담현황

1) 피해자 성별, 연령별 상담현황
2006년 상반기 성폭력피해자의 성별분포는 여성이 1,296건(97.6%), 남성이 31건(2.3%), 남,여 1건(0.1%)이며, 연령별로는 성인피해가 840건(63.2%), 청소년 196건(14.8%), 어린이 184건(13.9%), 유아 87건(6.5%), 미상 21건(1.6%)으로 나타났다.

2) 피해 유형별 상담현황
피해 유형별 상담현황을 살펴보면, 성추행이 534건(40.2%)으로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고, 그 다음으로 강간이 481건(36.2%), 성희롱 140건(10.6%), 스토킹 58건(4.4), 강간미수, 통신매체이용음란, 카메라이용촬영 순으로 나타났다.

3) 가해자 성별, 연령별 상담현황
가해자 성별/연령별 상담현황을 살펴보면, 남성 1,299건(97.7%), 여성 19건(1.5%), 남녀 2건(0.2%), 미상 8건(0.6%)으로 대부분의 피해가 남성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령별로는 성인 1,115건(84.0%), 청소년 126건(9.5%), 어린이 26건(2.0%), 유아 6건(0.4%), 미상 55건(4.1%)으로 나타났다.

4)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
성폭력 피해를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로 살펴보면, 아는 사람 1,113건(83.8%), 모르는 사람 163건(12.3%), 미상 52건(3.9%)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가 아는 사람인 경우, 직장 내가 303건(22.8%)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친족, 친/인척 215건(16.2%), 학교/학원 내 127건(9.6%), 친밀한 관계(데이트상대 39건, 전 데이트상대 44건, 남편 2건, 전 남편 4건, 동거인 1건) 90건(6.8%), 동네사람, 서비스제공자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3. 2006년 상반기 상담을 통해 본 성폭력관련 동향

1) 숙박업소 관련자들의 방조
2006년 상반기 통계에 의하면 피해 장소가 파악된 959건 중 여관/모텔 등과 같은 숙박업소에서 성폭력 피해가 있었던 경우는 119건으로 전체 성폭력 피해(1,328건)의 9.0%를 차지해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숙박업소는 우리 주변에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방으로 밀폐되어 있기 때문에 범죄가 발생되기 쉬운 장소가 되고 있다. 그런데 숙박업소에서 일하는 관련자들이 성폭력 피해상황에 있는 피해자를 돕기보다 방조 혹은 협조를 해 성폭력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
상담사례에서 나타난 것을 보면 가해자가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모텔 방 안으로 데리고 갈 때 프론트에 있던 직원이 가해자를 도와 같이 부축해 준 경우, 모텔 입구에서 가해자가 억지로 피해자를 끌고 가려고 할 때 모텔 직원이 이를 보고 입구에서 가까운 방으로 안내한 경우, 모텔 방에서 가해자가 성폭력 가해를 하려해 피해자가 도망쳐 카운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경우 등이 있다.
이렇게 피해자에 대한 방조가 발생하는 이유에는 성폭력사건에 관련되면 숙박업소 영업에 지장이 올 것이라는 걱정이 있어서이다. 또한 술에 취한 여성들이 성폭력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 피해자에게 책임을 물으며 성폭력을 개인 간의 사소한 문제로 보는 인식 등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왜 도움을 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성폭력 피해 시 물리적인 폭력이 없더라도 폭력에 대한 공포나 무기력감 등으로 저항을 하지 못하거나 도움을 청하지 못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부에 도움을 청한다는 것은 피해자들에게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만큼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자세가 우리 모두에게 요구된다. 또한 숙박업소 관련자들에게 성폭력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 수사 경찰, 검사에 의한 성폭력 피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나 검사에 의해 겪는 2차 피해에 대한 문제점은 알려져 왔고, 현재 상담을 통해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일선에서는 수사 과정에서 담당 수사관들에게 직접적인 성폭력 피해도 일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수사관에 의한 성폭력 피해 사례로는 조사과정에서 담당 경찰에게 강간피해가 있어 고소한 건, 강간 피해를 고소했는데 담당 경찰이 자신의 차로 유인해 성추행한 건, 대질 수사 중 검사가 피해자를 성희롱한 건 등이 있다.
이러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수사관이기 때문에 갖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피해자들은 무엇보다 수사관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을 때 원래 고소했던 사건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될 뿐 아니라 가해자가 수사관이기 때문에 법적인 과정에서 자신보다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어 두 사건 모두 가해자에 대한 처벌조차 되지 않게 될 것이라는 걱정이 크다. 뿐만 아니라 믿었던 수사관에게 조차 피해가 있었다는 좌절감에 사회에 대한 불신을 호소하였다. 이러한 가해자 지위의 특수성 때문에 실제 피해자들은 고소를 하는 등의 법적인 해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실태는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 검사에 의한 성폭력 피해는 수사관들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태도와 통념 뿐 아니라 수사 환경의 열악함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담당 수사관이 성폭력 가해를 했을 때는 엄중한 처벌이 되어야 하며 수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이 없도록 보호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검찰에서는 수사 실태 파악을 위한 성폭력/성매매 피해자 설문조사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피해자가 직접 수사 환경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제도를 경찰 수사에까지 보급되고 현실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연예인 지망생에 대한 성폭력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연예인 지망생에 대한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 알려져 왔다. 이러한 성폭력은 피해자를 연예계에 입문시켜 줄 수 있는 있는 방송 관련자가 가해자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상담을 통해서도 방송국PD, 영화감독, 연예인, 기획사 관련자 등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담사례에 의하면 영화배우 지망생에게 영화감독이 출연을 약속하며 접근해 강간한 건, 방송국PD에 의한 특수강간 건, 연예인 지망생 기획사 사장에 의한 지속적인 성폭력 건 등이 있었으며 이들 중에는 가해자가 영화나 방송 출연을 미끼로 금품갈취를 한 적도 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유명인이라는 부담과 자신이 바라는 연예인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 연예계 생활에 대한 잘못된 인식 등으로 외부에 알리기보다 개인적으로 해결하거나 오랜 시간 준비했던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어렵게 고소를 했을 때도 수사관들의 통념에 의해 2차 피해를 입거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되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있다.
연예인 지망생에 대한 성폭력은 여자 연예인을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과 연예계 진입을 제안하며 위력과 위계 등으로 성폭력이 일어나는 소위 ‘성상납’에 대한 잘못된 풍토로 인한 인권침해이다. 또한 이러한 성폭력이 일어났을 때 선정적인 보도태도와 피해자를 비난하는 시각도 바뀌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