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교육
‘아동성폭력 예방’ 어떻게 다뤄지고 있나요?
여성가족부에서 2013년 말에 제작된 「성범죄자 알림e 빨간모자편」을 보겠습니다.
빨간모자는 할머니댁으로 가던 중, 늑대를 만납니다. 빨간모자는 늑대를 알아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늑대가 나타났어요.”라고 외치고 도움을 요청하여 안전할 수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이 공익광고는 동화 빨간모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성범죄자 알림e를 알리는 목적으로 제작되었고 성범죄자는 늑대로 이미지화되었습니다.
‘가해자 = 낯선사람 = 늑대 혹은 괴물’ 이라는 아동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한국사회의 통념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2013년 상담통계에 따르면 아동성폭력의 90%가 아는 사람에 의해서 발생하며 가해자의 57.4%가 아버지나 오빠, 삼촌과 할아버지 등의 친인척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아동성폭력에 대한 높은 경각심에 비해 친족성폭력에 대해서는 묵인하고 이웃에 사는 성범죄자를 조심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또한 아동성폭력 가해자를 괴물의 형상으로 그려내어 몇몇의 특정한 나쁜 사람들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동성폭력의 가해자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변 사람 혹은 아이들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되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동성폭력 예방’ 어떤 관점으로 다가가야 할까요?
“아이를 보호하는 것은 낯선 치한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 목적은 절대로 아이가 주변 남성들을 경계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아이가 폭력적인 성적 행동들을 알아보고 스스로를 그 행동들로부터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 <당하지 않겠어!> 중에서
이 책은 아동성폭력이 아이들의 가까운 아는 사람으로부터 주로 일어나기 때문에 예방이 어렵다는 것을 설명하며 결국 최선의 예방이나 피해 극복은 주변 어른과 아이가 상호신뢰와 대화가 가능한 관계를 만들고 아이가 자기 몸에 대한 주체적인 인식을 가지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대응 방식이 타인에 대한 공포와 적대감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성과 성폭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기 대응능력을 잘 키우는 것임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보여줍니다.
책의 내용을 살짝 살펴보면, 서두에서 아동성폭력에 대한 설명, 친족성폭력 ․ 인터넷 가해자 ․ 아동성애자 등 다양한 유형의 가해자들에게 대해서 알아보고 각 유형별로 아이들이 알아야 하는 점과 대처 방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을 부분도 표시 되어 있고 아이가 스스로 아동성폭력에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해볼 수 있는 내용도 다루고 있습니다.
<당하지 않겠어!>를 읽어보고 싶어지셨나요?
<당하지 않겠어!(Te laisse pas faire)>는 성교육 분야의 권위자인 조슬린 로베흐(Jocelyne Robert)에 의해서 쓰여졌으며 아름다운재단의 2014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의 지원을 받아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에서 번역 출판하였습니다.
친족성폭력 대처 방식을 비롯한 아동성폭력 예방을 위해 새로운 대응의 관점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침까지 담고 있는 <당하지 않겠어!>를 전국의 어린이 도서관(77개)과 전국 국립 도서관(75개)에 배포하였습니다.
아동성폭력 예방과 대응에 관심 있는 학부모님들,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사 및 관련자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읽어보고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덧붙여서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아동성폭력 가해자로부터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우고 더욱 독립적이며 자유롭고, 타인을 믿고 사랑할 줄 아는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